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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조한 도시

초조한 도시

: 사진으로 읽는 도시의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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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583g | 150*210*20mm
ISBN13 9788970595702
ISBN10 8970595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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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이영준
사진비평가, 이미지비평가, 기계비평가. 계원디자인예술대학 아트 앤 플레이군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기계를 관찰하고 비평적으로 해석하고, 사진으로 찍고 다양한 지식들과 결합하고, 전시로 꾸미고 책으로 만들면서 사람들과 이야기 거리로 삼아 윤택한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며, 도시에 대해서도 같은 일을 하고 있다. 펴낸 책으로 『사진, 이상한 예술』 (1998, 눈빛), 『이미지비평-깻잎머리에서 인공위성 이미지까지』 (2004, 눈빛), 『기계비평-한 인문학자의 기계문명 산책』 (2006, 현실문화연구), 『사진이론의 상상력』 (2006, 눈빛), 『비평의 눈초리-사진에 대한 스무가지 생각』 (2008, 눈빛)이 있고, 꾸민 전시로는 「사진은 우리를 바라본다」 (1999, 서울시립미술관), 「다큐먼트」 (2004, 서울시립미술관), 「Fast Forward」 (2005, 프랑크푸르트 Foto Forum International), 「서양식공간예절」 (2007, 대림미술관), 「XyZ City」 (2010, 타임스퀘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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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라는 도시에서 건물과 사람들이 사라지는 속도와 양상은 가히 재난급이다. 이 책 『초조한 도시』의 사진에 나오는 건물과 광경 중 상당수는 그 사진을 찍은 후 몇 달 후에 사라진 것들이 많다. 아마 한국전쟁 때 서울이 파괴되고 사라진 속도와 양상보다 1970년대에서 2000년대를 거쳐 오면서 변하고 사라진 정도가 훨씬 크고 많지 않을까 싶다. 한국에서의 도시 변화의 속도와 양상을 재난급이라고 하는 이유는 변화의 속도와 양상이 사람들이 오랜 세월 살면서 쌓아 온 삶의 직조와 기억과 습관을 한순간에 없애 버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요인도 하나가 아니라 아주 많고 다양하다. 예를 들어 을지로의 국도극장은 일제시대에 지어진 멋진 건물로서 내부가 대리석으로 장식되어 있고 나름 고졸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이었는데, 사적지로 정해지기 직전에
건물주가 헐어 버렸다. 사적지가 되면 재산권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충무로의 스카라 극장도 같은 이유로 허물어져 버렸다. 이것을 재난이라고 부른다면 그것을 일으킨 주체는 사적지라는 공공재산과 사유재산권 사이의 갈등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런 재난은 아마도 기억의 재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이 빨리 사라지는 한국의 도시에서는 기억의 재난에 대한 사후 대책이 필요하다. 건물과 사람과 기억 등 모든 것들을 폭력적으로 밀어낸 후 그 빈 자리의 공허를 메워 줄 어떤 의식(儀式)을 필요로 한다. 오늘날 그 의식은 '사진 찍기'이다. 설령 옛날에 사진기가 있었더라도 과거에는 거리의 건물들을 사진으로 찍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세상이 바로바로 사진으로 찍어서 남겨 놔야 할 만큼 빨리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땅이 꺼지고 빌딩이 솟아나는 영화에서처럼 도시가 급격히 변화를 겪는 오늘날에는 사진 찍기라는 의식이 없다면 도시의 기억을 보존할 길도 없을 것이다.---pp.10~11

한강에 있는 다리들 중에서 유일한 잠수교인 반포대교의 하단은 상층부 콘크리트 구조의 밑부분이 천장을 이루고 있어서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빽빽이 밀려 있는 차들과 촘촘히 늘어선 콘크리트 기둥들, 그리고 천장의 보들이 이 이상 밀도 있는 도시는 있을 수 없다는 듯 서로 경쟁하고 있다. 특히 한강 유람선이 지나갈 수 있도록 다리가 불룩 올라온 부분을 '낙타봉 구간'이라고 부르는 것 같은데, 덕분에 러시아워에 차들이 밀려 있는 모습을 좀 더 생생하게 찍을 수 있었다.
이 책에 실린 사진들 속의 모습은 너무도 빨리 변하는 한국의 속도 때문에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것들이 많은데, 다음 장에 나오는 장면도 그렇다. 잠수교 차선의 왼쪽 반은 이제 시민들의 통행로로 바뀌었다. 차선이 반으로 줄었기 때문에 이 사진 속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이 사진을 찍은 것이 2007년 5월 19일인데, 불과 2년여 만에 이 사진은 역사가 되어 버렸다. 역사를 만드는 것은 역사가의 기술도 아니고, 역사적 자료가 쌓여 있는 아카이브도 아니다. 역사를 만드는 것은 가차 없이 흐르는 세월 그 자체이다. 잔뜩 밀려서 느릿느릿 진행하는 차 속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시간이 왜 이렇게 안 가냐고 한숨을 쉬겠지만, 그들이 모르는 사이에 잠수교는 빠른 속도로 그 형태를 바꾸며 역사가 되어 버렸다.---p.141


종교의 힘이 희미해진 시대에 신전은 오로지 유물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절이나 교회같이 신을 섬기는 건축물이 아직 많이 남아 있긴 하지만 그것들은 세속화된 지 오래다. 물론 피렌체의 두오모나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을 보면 인간을 압도하는 거대하고 숭고한 건축미와 공간감이 종교를 갖지 않은 나 같은 사람도 옷깃을 여미게 만든다는 점에서, 무언가 큰 존재 앞에 자신을 낮추게 되는 경건함이란 여전히 살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종교를 갖든 갖지 않든 현대인에게 숭고미로 다가오는 건축물은 따로 있다. 그것은 현대의 신전이라 할 만한 고가도로의 콘크리트 교각이다. 수십 미터 높이의 수직성과 두텁고 무거운 양감의 콘크리트 교각은 파르테논 신전의 돌기둥이 가지는 장엄함을 능가하고도 남는다. 물론 고가도로의 콘크리트 교각에 스며 있는 이념은 더 이상 초월적인 종교가 아니라 토목과 구조공학, 경제성, 도시계획 같은 물질적이고 현세적인 이념들이지만, 거기에 따르지 않으면 도로가 무너지므로 생명과도 같이 지켜야 한다는 점에서 그 무게는 종교와 다를 바 없을지도 모른다. 오늘날 콘크리트 교각은 교통과 발전이라는 종교를 믿는 도시인을 위한 신전기둥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예나 지금이나 종교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 도시계획의 패러다임이 바뀔 때마다 지어졌다 철거되는 콘크리트 구조물이 종교보다도 차라리 더 실체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지어? 때는 이것이 없으면 도시가 돌아가지 않고 발전이 가로막힐 듯이 얘기하다가 몇 십 년이 지나면 그것 때문에 도시 발전이 더뎌지고 방해만 된다는 내러티브가 솔솔 퍼져 철거되어 버리고 마는 모습을 보면 콘크리트는 자신의 물리적인 수명조차도 다 살아 내지 못할 만큼 연약한 팔자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pp.194~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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