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는, 인류는, 몰락과 진보의 경계선에 서 있다. 우리의 선택에 따라 인류의 미래는 극적으로 달라진다.… 이 책은 한밤중에 울리는 경계병의 딱따기 소리다. 이것은 도움을 구하는 요청이다. 또한 대중교육의 결과 탄생한 우리의 가장 위대한 무기, 즉 ‘인간 두뇌’에 의지하여 이제 인류가 나아가는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는 간청이기도 하다.”---「프롤로그」중에서
“나는 돌연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
날짜를 기억하는 것은 이날 조카 벤이 태어났기 때문이다.
차를 몰고 병원으로 달려가는 도중 나는 GPS 화면을 두드려 주소를 입력하고, 블랙베리를 라이터 소켓에 꽂고, 아이팟을 도킹스테이션에 장착하고, 보조 콘센트에 노트북의 전원을 연결하고, 전화기에 연결된 헤드셋을 쓰고,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을 하는 동안에도 내가 탄 무게 2톤짜리 차는 약 100킬로미터로 계속 도로 위를 달리고 있었다.
깨달음을 얻은 것은 바로 그때였다. 삶은 이제 정말로 복잡해졌다.”---「1장 반복되는 문명 붕괴의 패턴」중에서
“한때는 간단한 당좌예금 및 보통예금 계좌가 내가 가진 전부이던 시절도 있었다. 그리 먼 옛날도 아니다. 하지만 어느샌가 CD, 채권, 뮤추얼펀드, REIT(부동산 투자신탁), 스파이더Spyders와 같은 ETF(상장지수펀드), IRA(개인퇴직계좌), 연금, 사회보장, 환율, 그리고 석유처럼 물가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원자재 등에 대해 배우려고 애쓰는 자신을 발견한다. 내게는 네 장의 신용카드가 있는데 각각의 카드는 정체 모를 포인트나 항공사 마일리지를 적립해주거나, 무료 렌터카, 호텔 무료숙박, 그리고 나로서는 도저히 다 챙길 수 없는 글로벌 디스카운트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현대의 신용카드 회사는 내게 영화표 구매, 저녁식사 예약, 수표 발행 같은 서비스 이용을 권하는 은행 겸 여행사이기도 하다.”---「1장 반복되는 문명 붕괴의 패턴」중에서
“학자들이 발견해낸 산더미 같은 증거에 따르면, 마야의 지도자들은 얼마 내리지 않는 비에만 의존해서 물을 공급받는 것이 위태로운 일임을 이미 붕괴 수세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 단지 알고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기록도 하고 문제를 해결할 계획도 세웠다. 마야인은 강우량이 적은 해에는 재배할 작물의 종류와 공공용수의 사용, 식량 배급 등을 엄격히 규제하는 등 물 보존에 철저한 주의를 기울였다. 왕조가 유지된 3,000년 기간 중 전반기에 그들은 계속해서 더 큰 규모의 지하 저수지와 수조를 건설하여 비가 내리지 않는 달에 사용할 빗물을 비축했다. 빗물을 저장하기 위해 마야인이 고안한 치수 체계는 설계와 건설기술 면에서 보았을 때 그들의 화려한 신전 못지않은 걸작이었다.”---「1장 반복되는 문명 붕괴의 패턴」중에서
“왜 다른 종이 아닌 인간만 그토록 가혹한 자연선택 과정을 겪어가며 더 나은 두뇌를 추구하는가? 이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의문이다. 란은 이 중요한 의문의 해답을 생물학뿐만 아니라 사회과학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뇌의 급격한 진화는 아마도 인간 특유의 복잡한 사회구조와 문화적 행동에서 촉발된 것이다.”---「2장 진화의 선물」중에서
“지붕과 도로에 흰색을 칠하자는 제안과 마찬가지로, 더브너와 레빗 역시 명쾌하고 영감이 넘치며 확실한 증거에 근거한(하지만 예상대로 엄청난 반대에 직면한) 해법을 제시했다. 지구공학은 하루아침에 자연에 대한 인간의 불필요한 간섭을 상징하는 분야가 되었고, 여러 과학자 및 녹색단체가 입을 모아 지구냉각화 개념에 공격을 퍼부었다. 애석하게도, 한때 순수했던 녹색운동은 그들이 비난하던 반대자들이 빠진 바로 그 함정에 빠지고 말았다. 그들은 사실 대신 불합리한 믿음을 택했고, 그럼으로써 생태학을 과학에서 종교로 격상시켰다.”---「」중에서-2장 진화의 선물
“어느날 그는 주가변동과 전혀 관계 없는 방글라데시 버터 생산량간의 통계적 관계를 장난 삼아 찾아보기로 했다. … 린웨버가 그 신기한 99퍼센트의 상관관계에 대해 얘기하면 할수록,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의 관심은 커져만 갔다. 대형투자자와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이 상관관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궁금해 하며 더 자세히 알려달라고 아우성을 쳤다. 갑자기 린웨버에게 장래 시장 변동을 ‘예언’하는 데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더 정확한 공식을 분명하게 밝혀 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그는 월스트리트에서 부자가 될 새로운 길을 개척한 차세대 금융귀재로 화제의 인물이 되었다. 그가 하려던 활동은 처음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갔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3장 거대한 장벽, 슈퍼밈」중에서
“세계 각국이 악영향에 쉽게 전염되는 것이 단지 경제의 획일성 때문만은 아니다. …풀어야 할 문제의 규모와 인식 능력 간의 격차가 심해질수록 세계 각지의 시민들은 지식을 버리고 대신 그것과 꼭 빼닮은 거대한 믿음, 즉 슈퍼밈을 택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이 제기된다. 복잡성이 슈퍼밈을 낳고, 슈퍼밈이 단일성을 낳고, 단일성이 멸종을 초래한다면, 우리는 이러한 순환을 어떻게 끊어야 할까?”---「3장 거대한 장벽, 슈퍼밈」중에서
“사실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브레인스토밍과 같은 활동은 점점 더 자취를 감춘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반드시 필요한 해법 중 하나가 그와 같은 “틀을 깨는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뿐만 아니라 교외 휴양시설, 경영자 코치, 팀 구축 훈련 등도 불필요한 사치로 간주되어 예산을 작성할 때 가장 먼저 삭감 대상이 된다. 경제적 어려움은 두려움, 경직성, 순응을 야기하고, 이와 동시에 창의성과 혁신은 점점 더 위험한 것으로 인식된다. 이렇듯 혁신적 사고 및 해법에 대한 소외는 반대 슈퍼밈이 초래하는 지극히 위험한 결과 중 하나다. 반대가 심해질수록 통찰의 발달은 지체된다.”---「4장 첫 번째 장벽, 불합리한 반대」중에서
“연비 좋고 빠른 차를 만들어내지 못한 자동차업계가 불행한 운명을 맞이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그렇다 하더라도 유례없는 세계적 불황이 시장에서 소비자들을 몰아내지 않았더라면 자동차산업이 이렇게 무너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회사만 탓하는 이들에게는 수많은 원인을 고려하는 것보다 ‘책임의 개인화’가 훨씬 손쉬운 길이었다.
자동차회사 경영자들을 향한 우리의 그릇된 징벌적 태도는 미국 경제의 생명을 좌우하는 중요 부분을 살리기 위한 긴급구제 대책을 거의 좌절시킬 뻔했다. 자칫하면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도 있었던 사태였다. 이것이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의 문제점이다.“---「5장 두 번째 장벽, 책임의 개인화」중에서
“여기서는 권총과 지구온난화라는 터무니없는 예를 들다 보니 간단한 추론만으로도 두 사건이 서로 무관함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기후 변화와 권총 사이에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 양자 간에 상관관계가 아무리 강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두 사건 사이의 관계가 지금처럼 명백하지 않을 때는 어떨까? 가령 적포도주를 마시는 것과 심장병 사이의 관계, 백신과 자폐증 사이의 관계, 혹은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세계적 불경기, 교사의 봉급과 공교육 사이의 관계를 생각해보라. 이들 관계도 권총-기후 변화의 관계와 같을까? 아니면 한 사건이 다른 사건의 실제 ‘원인’이 되었다는 타당한 증거가 있을까? 이것이 상관관계의 문제다. 인과관계가 존재할 가능성을 ‘암시’하는 경우는 많지만 그것이 꼭 인과관계가 ‘입증’되었음을 뜻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6장 세 번째 장벽, 거짓 상관관계」중에서
“놀랍게도, 우주 기반 태양 에너지를 연구한 나사 과학자들은 10년이 넘도록 에너지부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에너지부에서는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환경 관련 자료를 학계와 공유하려다 비난을 받았던 CIA와 마찬가지로, 무공해 에너지 개발 역시 나사의 공식 임무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것을 “부적절한 임무 확대”로 본 에너지부는 나사를 비난하며 우주개발이나 충실히 하라고 지시했다. 나사 과학자들이 아무리 애를 써도 에너지와 우주 연구 사이에 놓인 사일로의 벽을 돌파할 수는 없었다. 한편, 에너지부와 청정기술 벤처 자본가들은 나사가 개발하여 이미 실험실 내에서 효과까지 입증한 태양열 발전보다 훨씬 못한 기술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었다.”---「7장 네 번째 장벽, 사일로식 사고」중에서
“모든 사람들이 경제 불황 얘기만 하고 싶어 하더군.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원인은 무엇이며, 회복하는 데는 얼마나 오래 걸릴까요? 다들 이런 얘기만 하는 거야. 그 자리에 모인 이들은 아마 각 분야에서 제일 똑똑한 인물이었을 걸세. 현 인류 가운데 가장 뛰어나고 영리한 축에 드는 사람들이었겠지. 하지만 우리는 회의에서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네. 단 한 가지도. 사실 그들은 내게 강연 주제를 바꾸어줄 수 없겠느냐고 묻기도 했다네. ‘불황’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는 없느냐고 말이야. 모든 사람들이 거기에만 관심이 있다는 거지. 잠시 말을 멈추었던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경제가 모든 것을 망치고 있네.” 비통한 지적이다. 뛰어난 인재들을 가능한 한 많이 모아서 눈앞으로 다가오는 위험을 극복해야 할 이때, 에드워드 윌슨과 같은 중요한 전문가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 협력하는 능력을 상실해가고 있음을 생각하면 특히 그렇다.”---「8장 다섯 번째 장벽, 극단의 경제학」중에서
“민첩한 신생기업은 매일 매순간 작은 그룹 단위로 직무를 수행하는 터라 더 큰 창의성, 신속한 개발, 군더더기 없는 뛰어난 운영이 가능하다. 얄팍한 주머니, 열악한 설비,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전꺹가 등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작은 신생기업들은 어느 대기업도 해내지 못한 일들을 끊임없이 성취함으로써 자원보다 중요한 것이 그룹 크기임을 거듭 입증한다. 이런 연유로 최근 대기업들은 신생기업 인수를 시장에서 계속해서 앞서나가기 위한 필수적 전략으로 간주하기 시작했다. …1995년부터 2004년 사이에 존슨앤드존슨은 51개의 소기업을 인수했다. 현재 이 회사는 200개 이상의 개별 자회사를 운영 중이다. …왜냐고? 그 속사정은 존슨앤드존슨에서 가장 잘 팔리는 약이 무엇인지 확인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매출액 상위 6개 약품 중 이 거대기업 내부에서 개발된 약은 고작 2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4개는 여타 소기업으로부터 획득한 것이다. 닷컴기업의 전설, 구글 역시 같은 길을 가고 있다.”
---「12장 통찰은 인간의 무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