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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생활백서

회사생활백서

: 여자의 일과 사랑, 패션에 관한 거의 정답에 가까운 레퍼런스

[ 양장 ]
리뷰 총점6.8 리뷰 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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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3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236쪽 | 506g | 140*210*20mm
ISBN13 9788901117362
ISBN10 8901117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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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아라
'보그' 피처 에디터, '엘르' 피처 디렉터를 거쳐 '엘르걸' 편집장으로 일했다. 이렇다고 도도한 패션 피플은 아니며, 어떡하든 좋게 좋게 회사생활할 길을 찾고 있다. '보그'에 3년 동안 필명 ‘아라’로 연재한 칼럼과 1년 동안 새롭게 쓴 글로 《회사생활백서》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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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히 다짐하고 연봉 협상을 하려는데… 직장 상사가 팔자 타령 스킬을 구사한다. 마음 여린 여자들을 붙잡고 ‘나도 회사에서 파리 목숨’이라 하소연. 흔들리지 않아야 하겠다. 나보다 몹시 많은 돈을 받고 있는 파리이니. 폭언하는 상사, 믿는 구석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도 스스로 잘못하고 있음을 안다. 제풀에 지치게 놔둔다. … 올해는 연봉을 올려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사랑한다’ 말하는 상사가 계시리라. 이것은 데자뷰, 지지난해, 지난해, 줄곧 하신 말씀이다. 아아, 구라는 이제 그만 어쨌든, 돈이 아니라면 물건으로 받는다. 그렇다고 상사가 뭐를 준다는 뜻은 아니다. 오늘, 컴퓨터에 커피를 쏟아야 하겠다.---11월 ‘연봉 협상 실황 중계’ 중에서

연애는 침해 받지 않아야 하는 사생활. 다만, 그것은 사무실을 벗어난 바깥세상 이야기. 직장인이 사랑을 한다면, 회사라는 애인이 버젓이 있는데 내가 비밀리에 외도하는 것과 유사하다. 더군다나, 오늘도 왠지 허한 직장 상사. 그분의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잡을 직원 어디 없나 찾고 계신다. 아무쪼록 책잡히지 않아야 하겠다. 어렵지는 않으리라. 사랑이 들통 나는 까닭은 사람들의 눈치가 빨라서가 아니므로. 내가 은연 중에 자랑하고 다녔다.---2월 ‘연애에 임하는 바람직한 운신’ 중에서

직장인이 이룰 삼위일체, 그것은 노력, 실력, 체력. 어느 회사에나 빤빤히 놀고먹어 체력이 남아도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노력과 실력 모두 바치고 지친 분들이 쓰러져 있는 사이 공적을 가로챈다. 이런 가운데, 지친 직원은 너처럼 어두운 얼굴을 짓고 있으면 보는 사람까지 힘이 빠진다는 꾸지람도 듣게 된다. … 회사는 직접 나서지 않으면서 직원들이 서로를 견제하게 조작하는 것이다. 언제나 팀워크를 중시하는 회사, 하지만 각자를 고립 시켜 놓으려는 심보도 있다. 뛰어난 인재들이 합심하여 회사에 덤비지 않도록. ---4월 ‘유재석 팬픽: 조직의 쓴맛’ 중에서

‘아무것도 챙겨주지 않는 상사, 찔려서 다그치진 못하고 ‘우리가 남이가’ 접근을 도모할 것이다. 우리는 남이다. … 맡은 일을 하면 그만, 상사의 인간적 읍소에 넘어가 이것저것 떠안지 않는다. … 온달도 아니고 한낱 바보 상사, 자존심 하나는 장군감. 따라서 무시하지 말고 ‘몹시 바빠 챙겨 드리지 못해서, 죄송’ 뉘앙스를 자아내야 한다. 어리석은 상사의 자존심이 얼마나 세냐 하면, 여러분 없으면 아쉬울 것을 알면서도 내칠 만큼.---11월 ‘직장 상사 상열지사’ 중에서

회사 생활은 연애와 같다. 헌신하는 사랑이 오히려 쉽게 버림받는 것처럼. … 퇴근 이후의 여가 활동도 회사에 알리지 말아야 한다. 운동은 한가해 보이며, 공부는 얄미워 보이므로. … 몸과 마음을 남김없이 모두 바치면 회사는 그런 직원에게 흥미가 줄어든다.---8월 ‘회사 가기 싫은 날의 조치’ 중에서

사내 연애를 하면 정글 같은 조직 안에서 듬직한 나의 편이 생긴다. 그런데 나의 편은 1인, 적은 2배, 회사라는 조직은 정중한 패싸움이 벌어지는 곳이다. 그를 미워하는 사람들, 이제 나까지 싫어한다. … 대개의 유부남 상사는 이혼하지 않을 것이다. 유부남 상사의 애인, 궁극에는, 화대를 주지 않아도 되는 섹스 파트너가 된다. 이런 외도가 아니어도, 사내 연애는 어쨌건 삼각 관계. 나와 그와 회사, 누구 하나 울어야 끝난다. ---3월 '‘너를 사랑하고 있나 봐’의 손익 계산' 중에서

술을 잘하거나, 회식 자리를 즐겁게 띄우는 것은 그저 한가락 하는 잡기가 아니라 몹시 뛰어난 업무 스펙이다. … 일은 못하면서, 술은 잘하는 상사가 있다. 내가 술을 잘해도 겸손해야 한다. 주량으로 그분을 이기면 난처하다. 뭐라도 그분이 우월해야 나를 시기하지 않으시니. … 여자들이 뮤지컬 타령을 하며 투덜대는 사이, 남자들은 조직의 방침에 순응하여 해로운 폭탄주를 연구하고 있다. … 게다가 ‘망년회’가 아니라, 국립 국어원이 순화한 ‘송년 모임’이 옳다고 덧붙이는 분들. 부디 그런 정확함은 보고서 작성의 맞춤법에 발휘한다.---12월 ‘망년회 유흥의 서바이벌’ 중에서

아주 드물게 너무나 아픈 날이 있다. 그래도 출근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앓으면 누가 알겠나 말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했던 데카르트 말씀은 옳을 것이다. 다만, 직장에선 ‘나는 보인다, 고로 존재한다’ 쪽이 진리이다. 상사가 보는 앞에서 장렬히 쓰러지되, 나의 급성 위경련은 그분의 무좀보다 존재감이 없으므로 얼른 나아야 한다.---9월 ‘존재감 권장량’ 중에서

일을 잘하는 여자가 술까지 세면 남자들의 본능적 공격성을 자극한다. … 밤이 이슥한데 남자들이 또다시 술자리를 옮기려 한다면 알아서 퇴장해야 하겠다. ‘달려! 달려!’하며 나도 같이 따라가면 아가씨 있는 곳에 가고 싶은 남자들이 놀란다.---10월 ‘외로운 분들, 연락주세요’ 중에서

여자가 날카로운 굽을 남들 앞에 드러내는 것과 달리, 남자는 의뭉스레 깔창을 숨기고 다닌다. 각자 회사 생활도 그렇게 하는데, 남자처럼 무기는 감추고 지내야 하리라. … 비장하게 생각하여 살길을 찾는다면, 되도록 남자들과 동일하게 보여야 한다. 옷이나마. 이에 따라 아주 굳게 마음 다잡으면, 신사가 회사에서 입지 않는 꽃무늬를 숙녀도 걸치지 않아야 하리라. 꽃무늬는 이다음에 새색시가 되어서나 도로 꺼내 입을 재택 무늬.---10월 ‘머스트 해브 근무복, 기초 튼튼 페이크’ 중에서

약점과 비밀을 알고 있는 아랫사람은 불편하다. 저버리고 제거하기 쉽다. ‘저번엔 고마웠어’하고 말씀해도 ‘무슨 일이었죠? 저는 생각나지 않습니다’하는 얼굴로 잊은 듯이 굴도록 한다. 이는 ‘저번엔 미안했어’하는 말씀에도 유용한 대응이 된다. 나는 모든 서운함을 망각한 듯이 행동해야 한다. 단기 기억 상실증은 영화 소재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사회 생활에선 18초 뒤에 잊어야 하는 것이 참으로 많다.---1월 ‘처세의 잔재주 매뉴얼’ 중에서

사표를 내며 그거로 직장 상사의 뺨을 갈긴들, 어려분의 묵은 울화는 풀어지지 않는다. 또한 여러분이 사표를 날리고 나오는 것은 무사가 흉포한 적을 단칼에 끝내 그에게 베푸는 자비와도 같다. 쉬엄쉬엄 두고두고 그를 거슬리게 만드는 것이 진정한 복수라고 하겠다.
---12월 ‘뜨거운 안녕의 알고리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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