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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십대의 탄생

다른 십대의 탄생

: 소녀는 인문학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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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3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352g | 150*220*20mm
ISBN13 9788976821225
ISBN10 897682122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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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퇴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자퇴’의 가능성을 생각하는 순간에 나의 마음은 학교를 떠났다. 왜 자퇴를 해야만 하는가?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물었다. 자퇴를 해야 하는 이유도 수백 가지, 남아야 할 이유도 수백 가지였다. 확실한 것은, 나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 다른 무언가를 원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는 몰랐지만 어쨌든 몸은 이미 학교 밖을 향하고 있었다. 기타에 대한 새로운 열정이 용기가 되었다. 나는 학교 밖에서 기타를 치려고 하는 것일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었다. 어쨌거나, 지금 학교를 떠나지 않는다면 내 삶은 계속 똑같을 것이었다.--- p. 10

선생님이 상담 때 해주신 말씀은 옳다. 시간을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삶의 주인이 된다. 시간은 내 삶, 곧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먹는 것이 내 뼈와 살의 일부가 되는 것처럼 내가 살아 낸 시간은 ‘나’를 구성한다. 그러니까 돈으로 환산된 시간을 살겠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돈 이상이 아니다. 시간을 점수로 환산하는 순간 내 삶은 점수 이상이 아니다. 가끔씩 그 무미건조한 시간이 쌓이고 쌓여서 언젠간 근사한 미래로 환원될 것이라는 상상도 한다. 하지만 현재와 단절된 미래는 가능성이 아니라 망상이다. 나에게는 현재 말고 또 다른 시간은 없으므로.--- p. 46

사람들은 어려운 철학책을 읽고 있는 나에게 좀더 쉬운 책부터 읽으라고 권했다. 그러나 그들은 중요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바로 무지한 자에게는 8급 한자나 1급 한자나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이다. 무지한 자는 공부의 수준을 식별할 수 없다. 무지에는 위계가 없기 때문이다. “오, 무지한 자여, 완전히 무지한 것보다 조금 ‘덜 무지한 것’부터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좀더 빨리 무지에서 벗어나는 길이야.” 이 말에 의미가 있는가?
--- p.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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