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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이 사랑한 천재들

런던이 사랑한 천재들

: 찰리 채플린에서 버지니아 울프까지

도시가 사랑한 천재들-03이동
리뷰 총점9.0 리뷰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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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top2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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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4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188*254*20mm
ISBN13 9788990989482
ISBN10 8990989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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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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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플린은 혼자 의상 창고에 들어갔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의상실 창고 문이 열리고 한 인물이 걸어나왔다. 이제까지 어디에도 존재한 적이 없는 인물, 그러나 오늘날까지도 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한 캐릭터 ‘떠돌이’였다. 낡고 헐렁한 바지에 꽉 끼는 웃옷, 커다란 구두와 작은 중산모, 짧은 콧수염과 대나무 지팡이. 비애를 자아내는 희극적 캐릭터 ‘떠돌이’가 탄생한 것이다. 이후 할리우드 희극은 거칠고 조잡한 웃음에서 비극적 분위기를 띤 격조 있는 희극으로 격상했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p.34 중에서

셰익스피어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채플린의 실물 크기 동상이 서 있다. 셰익스피어와 채플린의 두 동상의 위치는 너무도 절묘하다. 비극의 황제가 희극의 황제를 내려다보고 있는 구도! 뒤에서 보면 서로 마주 보고 있는 채플린과 셰익스피어가 한눈에 들어온다. 채플린은 희극영화에 비극적 요소를 가미함으로써 희극영화의 품격을 높인 사람이 아닌가. 사람은 때때로 뒷모습에 진실이 숨어 있을 때가 있다. 채플린 동상은 뒤에서 쳐다보면 떠돌이의 분위기가 오롯하게 배어나온다. ---p.56 중에서

1931년 여름 오웰은 다시 런던에서 홈리스 생활을 시작했다. (……) 오웰은 여느 부랑자와는 달리 프랑스어로 된 발자크 소설을 읽었다. 프랑스어 소설책을 읽는 노숙자? 진짜 부랑자로부터 ‘위장 취업자’로 의심받기 좋은 상황이지만 당시 프랑스어 책은 포르노로 간주되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트라팔가 광장의 노숙자는 오웰의 작품에 여러 번 등장한다. ---p.79 중에서

불멸의 작품을 탄생시킨 그 공간과 환경은 7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이 없었다. 승용차가 발독을 거쳐 런던으로 들어가는 고속도로로 접어들었다. 자동차들이 질주의 향연을 벌이고 있었다. 소음과 매연 속에서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오웰이 왜 이 멀고 먼 오지로 들어와 글을 썼는지를. 관계의 사슬로부터 자신을 해방시키고 자연의 순수성에 자신을 개방시키는 그런 공간이 예술적 천재들에게는 꼭 필요했던 것이다. ---p.89 중에서

궁전 관람은 결국 처칠의 생애를 일별하는 것으로 압축된다. 처칠이 아니었다면 외국인이 무엇 때문에 영국 귀족의 궁전에서 다리품을 팔겠는가. 궁전 1층은 사실상 처칠의 박물관이다. 처칠이 태어난 침대도 그때 그대로 있고, 칠삭둥이 갓난아기 처칠의 보드라운 몸을 감쌌던 배냇저고리까지 전시되어 있다. 다섯 살 때의 머리카락부터 장교 처칠의 어깨 위에 놓였던 견장, 21세 생일에 아버지로부터 받은 금시곗줄, 처칠이 그린 풍경화로 제작한 홀마크사의 연하장 카드까지. ---p.108 중에서

어떻게 한 인간이 정치를 하면서 이렇게 방대한 저술 작업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을까. 알려진 이야기지만 처칠은 자료조사 전담 비서를 고용했다. 비서가 정리, 분류한 자료를 그가 검토한 뒤에 구상을 하고 비서에게 구술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초고를 관계자들에게 보내 검증과 함께 촌평을 부탁해 이를 초고에 반영했다. 중요한 부분에서는 자신이 직접 문체를 다듬어 자신만의 분위기가 나도록 했다. 화려한 수사, 웅장한 스케일, 과장된 표현 등은 처칠이 직접 손을 댄 것이다. 1953년 처칠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p.126 중에서

마이클 잭슨은 어린 시절 [피터팬]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 그의 저택 이름은 ‘네버랜드’이다. 그는 캘리포니아 주 산타바바라 지역에 있는 골프 코스를 사들여 ‘네버랜드’를 만들었다. 어려서부터 큰돈을 벌면 [피터팬]에 나오는 ‘네버랜드’를 현실에서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그곳에서 피터팬이 되어 아이들과 함께 살고 싶다는 소망. 사람이 일생을 살면서 갖는 꿈 중에서 이보다 더 아름답고 멋진 꿈이 또 있을까. ---p.144 중에서

작가와 예술가에게는 마르지 않는 영감의 샘이 필요하다. 화가 클림트와 피카소, 소설가 헤밍웨이, 배우 겸 감독 찰리 채플린 등은 여성에게서 영감의 원천을 찾았다. 클림트, 피카소, 헤밍웨이, 채플린 곁에는 수많은 여인이 머무르며 영감과 에너지를 주었다. 배리는 이 점에서 매우 특별한 경우였다. 배리는 여성에게 관심이 없었다. 소문대로 발기부전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분명한 사실은 성적 장애가 있었고, 이것이 여성에 대한 관심을 가로막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결혼생활 초기를 제외하고는 섹스리스로 살았다. 배리는 이성에 대한 사랑보다는 어린이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헌신과 사랑에서 창작의 에너지를 공급받았다. ---p.173 중에서

버지니아의 작품을 읽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그가 남긴 몇몇 구절은 수첩에 적어놓고 있을 것이다. 특히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인생을 살고 싶어하는 여성인 경우에는 말이다. 그는 [자기만의 방]에서 명언을 남겼다. “여성이 소설을 쓰려 한다면 연? 500파운드의 돈이 있어야 하고 자신의 방을 가져야 한다.” 이 말은 자유를 꿈꾸는 세계 여성에게 금언이 되었다. ---p.199 중에서

몽크스하우스는 현재 ‘국민신탁’에서 관리한다. 매년 4월에서 10월까지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문을 연다. 몽크스하우스의 외벽은 장미덩굴이 감싸고 있었다. 내가 도착했을 때 독일인 부부를 포함한 네 사람이 집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 지도상에도 잘 나오지 않는 로드멜이 어떻게 전세계에, 또 한국에까지 알려질 수 있었을까. 마을에는 작은 식당이 하나 있는데, 몽크스하우스가 문을 여는 수요일과 토요일 점심에는 손님이 가득 찬다. 모두가 버지니아를 만나러 온 순례자들이다. ---p.204 중에서

부모의 낭비벽은 다시 도져, 1827년 3월 완전히 파산했다. 찰스는 학교를 중퇴해야 했지만 이제 세상을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 찰스는 구두약 공장에 다닌 일과 마샬시 감옥에 면회 다닌 이야기를 20년 이상 가슴에 묻어둔 채 누구한테도 얘기하지 않았다. 영국 최고의 소설가가 된 이후 전기작가에게 비로소 이 사실을 털어놓았다. 이 사실에서 우리는 두 사건이 청소년기의 디킨스에게 어떤 트라우마로 작용했는지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p.229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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