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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크로케

인간 크로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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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96쪽 | 568g | 145*207*30mm
ISBN13 9788972758372
ISBN10 89727583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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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페어팩스 부인이 사라졌다. 나타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별안간에, 그리고 수수께끼처럼. 그날 프랜시스 경은 당일치기 사냥을 나가 보기 좋게 토실토실한 암사슴의 심장을 꿰뚫고 돌아온 뒤 아내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부엌일을 보는 하녀 아이 하나가-일자무식인 계집아이가-페어팩스 부인이 오크 부인 밑에서 사라지는 모습을 보았노라고, 부인의 초록색 능라 드레스가 주변 나무들과 분간하기 어려울 때까지 점점 희미해지는 모습을 보았노라고 떠들어댔다. 하녀는, 페어팩스 부인이 점점 흐릿해지면서 이 집안에, 과거와 미래에 무시무시한 저주를 내렸노라고, 또 그 소름 끼치는 비명 소리는 부인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된 뒤에도 오랫동안 허공에 메아리쳤노라고 했다. ---「나무 거리들」중에서

그날 밤 잠자리에 들기 전, 과부가 아이들에게 들려줄 슬픈 소식이 있다고 말했다. 찰스의 얼굴은 고통을 담은 한 폭의 그림이 되었다. “아빠도 우리를 떠난 건 아니죠?” 찰스가 과부에게 소곤거리자 과부는 슬프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아무래도 그런 것 같구나, 찰스.”
“아빠는 돌아올 거예요. 아빠는 돌아올 거라고요.” 찰스가 완강하게 저항했다.
비니가 리치 티 비스킷 하나를 차에 적셔서 커다란 설치류처럼 야금야금 깨물어 먹었다. 과부의 검버섯 핀 늙은 손이 달달 떨리는 바람에 받침접시 위에서 찻잔이 달그락거렸고 그러는 사이 과부가 말했다. “아빠는 돌아올 수 없다, 찰스.” ---「덜떨어진 인간들」중에서

“이지?” 아버지가 어둠 속에서 소곤거린다. “너 자니?” 그러고는 발끝으로 살금살금 다가와 내 침대 끝에 걸터앉고는 손안에 든 무언가를 빤히 쳐다본다. 내가 겨우 몸을 일으켜 앉자 고든이 손안에 든 것을 내게 들어 보인다. 달빛을 받아서 검은빛보다 더 검어 보이는 까만 머리 다발이다. “너희 엄마 거란다.” 고든이 애처로운 목소리로 말한다. 온몸에 오싹 전율이 흐른다. 드디어 고든이 내게 엘리자 얘기를 해주려고 한다. 엘리자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자신이 얼마나 엘리자를 사랑했는지, 두 사람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엘리자가 떠난 것은 얼마나 끔찍한 실수였는지, 줄곧 엘리자는 얼마나 돌아오고 싶어 했는지.
그 대신, 고든의 눈길이 어둠을 뚫고서 내게 닿는 게 느껴질 때쯤 그가 생기 없는 목소리로 말한다. “내가 네 엄마를 죽였다.”
---「외계인 실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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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앳킨슨은 첫 소설로 휫브레드상을 수상했다. 그녀는 첫 소설만큼 독창적이고, 읽기 쉽고, 재미있는 소설을 쓸 수 있을까? 그렇다. 『인간 크로케』가 그 점을 당당하게 입증한다.
_[아이리시 이그재미너]

앳킨슨은 『박물관의 뒤 풍경』과 『인간 크로케』 단 두 편의 소설로 영문학의 풍경에 새로운 색채를 불어넣었다. _[가디언]

생생하고 상상력으로 가득하며, 웃음과 공포가 쉼 없이 교차하는 작품. _[옵서버]

이 작품은 한편으로 유령 이야기이자 살인에 관한 미스터리이기도 하다. 스릴러 소설처럼 엄청난 흡인력을 갖고 있는, 정교하게 쓰인 문학 작품이다. _[코즈모폴리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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