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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관문을 통과하다

세 관문을 통과하다

: 성철스님의 세관문 : 조사선 祖師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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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7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428g | 153*224*20mm
ISBN13 9788995736425
ISBN10 8995736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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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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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엄마 사후에 다른 사람들이 엄마의 살아온 시간들과 수행에 대해 알지 못한 채 후대의 사람들이 자기가 생각하는 구성대로 본의 아니게 진실이 오도되어 해석될 수 있는 소지가 있어요. 그렇기에 다른 사람들이 잘못된 편견으로 글을 쓰는 것 보다 내가 엄마의 삶을 조명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나는 각오가 되어 있어요. 이는 해를 손바닥으로 가릴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지요. 진실을 밝힐 필요가 있어요. 사람들이 각자 수행에서 점검방식을 비교분석 할 수도 있잖아요. 이것은 막연함보다는 분명함이잖아요. 엄마와 성철스님의 문답이 간접적으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라고 나는 다시 강력하게 요청했다. --- p.15

뜰아래에서 꽃을 보고 놀고 있는 엄마에게 성철 스님께서 오셔서 이번에는 쌍차쌍조(雙遮雙照)로 먼저 선문답으로 물어보았다.
“니 뭐하러 왔노? 여기 뭐하러 왔노?”
그 말씀에 엄마는
“그냥. 오고 싶어서...”
라고 쌍차쌍조로 대답했다. 그러자 성철스님께서 다시 질문을 던지신다.
“니 소원이 뭐꼬?”
라고 물어보셨다. 그 당시 엄마는 정말 환경적인 면이 ‘진퇴양난’이었다. 여러 가지로 어려웠다. 잠을 잘 곳도 없고, 어린 두 딸을 데리고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했으며 고민도 많았던 시기였다. 엄마 혼자서 할 일도 생각해 보고 할 것도 많았던 시기였다.
그런데, 막상 스님께서 소원이 뭐냐고 물었을 때에는 엄마는 소원이 없었다.
스님의 물음에 엄마는
“소원은 없습니다. 스님 오래 사이소.” 라고 대답하자 스님께서는
“오냐 내가 앞으로 10년 정도는 더 살 것 같다.” 라고 말씀하셨다. --- pp.34-35

성철스님께서 이번에는 구경각에 의한 질문을 던지셨다.
“너거 집이 오데고?” 라고 물어보셨다.
엄마는 그 물음에 ‘아!’ 스님이 무슨 의도로 묻는지 아셨다.
스님이 물어보신 연유는
‘너 마음이 어디에 모여 있느냐? 어디 있느냐?’ 라는 것이다. 그래서 엄마는
“내가 집이 어디 있습니까? 집이 없습니다.”
‘나는 마음이 모이는 곳은 없습니다.’라고 말씀 드렸다.
구경각에서는 모이지도 않고, 시방에 모이는 곳은 없다 라는 것이다.
그러자 다시 스님이 물어보셨다.
“그라모 고향은 어데고?”
엄마는
“집도 없는 사람이 고향은 우째 압니까? 모르겠습니다.”
여기에서 성철스님께서는 ‘집’과 ‘고향’으로 ‘구경각’의 경지를 확인 차 아주 날카롭게 넌지시 거꾸로 떠보는 의미이다. 그렇지만 엄마는 ‘집’은 없습니다. 즉 ‘모이는 것은 없습니다’ 라고 답하는 대목이며 ‘고향’도 마찬가지로 ‘그 이상 향하는 것도 없다’라는 뜻으로 말씀드렸다. 다시 한 번 말하자면, ‘집’과 ‘고향’이라는 것에서 ‘집’은 모인다는 의미이고, ‘고향’은 ‘더 이상도 할 것이 있느냐’는 뜻이다. 그러나 구경각은 법계의 공기와 같아서 손으로 만지거나 쥘 수도 없으며 물건처럼 보여줄 수 없는 것이다. 아주 투명한 공기와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 pp.36-37

이번에는 돈오돈수(頓悟頓修)로 성철스님께서 엄마에게 물었다.
“그러면 너거 엄마가 돈 얼마나 주더노?”
여기에서 ‘돈’ 이라는 것은 ‘돈오돈수’를 이야기 하는 것이다. 엄마는
“어찌 돈 뿐이겠습니까?”
“그럼 또 뭐꼬?” 엄마의 대답에 다시 물어보셨다.
“(엄마는 법복을 입고 있었는데 엄마자신을 가리키며) 여기 있는 법복까지 같이 주던데요?”
엄마의 말씀에 성철큰스님은 놀란 눈으로 엄마를 바라보셨다.
그래서 엄마는
“걸리는 게 없습니다.” 라고 말씀하셨다.
성철큰스님께서는 차분한 음성으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너도 나처럼 큰 일 내겠구나.” --- pp.38-39

결정적인 동기는 1982년 10월 11일 아비라 기도가 시작되기 전에 그러니까 정확한 날짜는 음력 10월 3일에 엄마는 백련암에 올라가셨다.
그때 엄마를 스님께서 한 번 더 테스트를 하셨다.
성철스님께서 말은 하지 않으시고 험악한 인상을 하시고서 눈으로 엄마를 쳐다보셨다.
엄마는 ‘왜 저런 눈으로 쳐다보지? 아!’ 하며 왜 쳐다보시는지 아셨다.
그리고 엄마는 살며시 웃었다.
스님께서는 엄마가 자기의 의도를 아니까 스님께서도 웃으셨다.
그리고 나서 각자 뒤돌아서 가다가 엄마가 돌아보았는데, 스님께서도 돌아보셨다.
마주 보았다. 그리고 또 무슨 의도 인지 아셨다. 두 분 다 웃음을 지으셨다.
세 번째는 엄마가 스님께 눈으로 말하듯이 하니까 스님께서도 역시 그것을 알고 웃고 넘어가셨다.
이상의 내용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불립문자이기 때문에 해석이 불가능하다. 이것으로 세 관문이 통과됐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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