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가 이렇듯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이해될 수 있는 복잡한 용어이기는 하나, 이 책에서 그것은 이 책 자체의 목적을 위해 “신학적-사회학적 유배”(theo-sociological exile)라는 렌즈를 통해 오늘의 교회의 상황에 적용될 것이다. 이 책은 우리의 유배가 신학적 측면과 사회학적 측면 모두를 포함하고 있음을 인정한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이스라엘에게 유배는 깊은 신학적 의미를 내포하는 경험이었고, 그것은 제2성전기의 유대인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신약 시대에서도 유배는 신학적인 의미로 가득 차 있는 개념으로, 예수의 사역과 초기 교회에 영향력을 끼쳤다. 이 책에서 우리는 오늘날 서구 교회가 그 시대의 사람들과 계속해서 신학적 연관성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는 서구 문화의 중심으로부터 밀려나고 있는 우리 자신의 경험이 어떻게 우리를 이스라엘, 제2성전기의 유대인, 그리고 초기 교회와 사회학적으로 연결시켜주는지를 살펴 그들이 생산한 자료가 우리의 현재의 경험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 「서론 “후기 크리스텐덤 세계에서의 유배와 삶”」 중에서
물론 하나님의 백성에게 유배는 결코 새로운 경험이 아니다. 히브리 성서, 제2성전기의 문헌, 그리고 신약성서 모두는 우리의 영적 조상들의 유배 경험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그것들은 우리가 자신의 유배의 상황을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고찰할 때 우리가 참고할 수 있는 풍부한 자료들을 제공해준다. 유배는 우리가 이 어려운 사회적 현실 속에서 그저 살아남는 것만이 아니라 새롭게 될 것을 촉구한다. 유배 상황에 처한 교회는 자신의 토대를 이루는 이야기, 즉 성서에 기록된 하나님의 백성의 이야기로 돌아가 거기서 자신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발견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우리가 유배를 경험한 첫 세대가 아니라는 것, 다른 이들이 우리보다 앞서 그런 상황에 처했으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가 참고할 수 있는 문서들을 유산으로 남겼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다음으로 살필 것이 바로 그런 문서들이다.
--- 「1장 “오늘의 교회를 위한 모티브로서의 유배”」 중에서
디아스포라 조언 이야기는 문학의 한 형태로서,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유배된 민족 (이 경우에는 이스라엘) 전체를 대표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더 나아가 그 주인공의 행위는 그 민족이 포로살이 동안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을 제공한다. 우리가 이 책에서 특히 에스더, 다니엘, 그리고 요나의 이야기들을 살필 때, 우리는 유배기의 주제들, 이데올로기들, 그리고 신학들이 하나로 어우러지게 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인데, 이는 자신들의 유배 경험에 의해 압도되지 않은 유배기의 남자들과 여자들을 묘사하는 희망의 이야기를 제공한다. 사실 그 각각의 이야기들은 하나님의 계획을 진척시키고 주인공과 그의 백성들의 안전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유배와 맞선다. 그 이야기들은 유배 경험에 대한 적절한 신학적 반응을 식별할 수 있게 하는 풍성한 자료들을 우리에게 제공할 뿐 아니라, 유배라는 모티브가 어떻게 후기 기독교 시대의 삶을 긍정적으로 형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도움을 준다.
--- 「2장 “구약성서에 나타난 유배”」 중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유배가 제기하는 도전에 굴복하지 않고 아주 다른 접근법을 취할 수 있다. 즉 우리는 갱신을 이루기 위해 애쓰면서 교회의 르네상스를 위한 길을 추구하는 쪽을 택할 수 있다. 우리의 그런 노력은, 제2성전기의 유대인들과 1세기의 그리스도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실제로 사회의 주변에서 살아가는 지금 우리의 문화적 현실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아마도 우리의 믿음의 조상들의 시대에 나타났던 수많은 분투들과 견해들은 여전히 우리가 따라야 할 근본적인 원리의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그들이 해석의 문제들과 씨름했던 것, 새로운 이해와 실천 방식을 통해 자신들의 상황에 대응하려 했던 것, 그리고 새로운 환경 안에서 오래된 유대교를 상황화시켰던 것 등은 우리가 북미와 서구 유럽 일부에서 직면하고 있는 우리 자신의 유배 상황에서 동일한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자유와 용기를 제공해줄 수도 있다.
--- 「7장 “베드로전서에 나타난 유배기의 지혜”」 중에서
서구 교회를 위한 희망은 교회의 삶의 전통적 모델과 과격하게 단절하는 움직임들 안에서 발견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새로운 모델의 형태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교회의 정체성에 관한 이상들과 씨름하는 예언자적 상상력에 의해 추동되는 창조적인 신학적 반성이 필요할 것이다. 이상은 여러 전통적 모델들이 많은 (혹은 대부분의) 곳에서 분투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한 핵심적인 실천사항들이다. 미래의 희망은 새로운 형태의 교회를 찾는, 그리고 독특하고도 성령에 의해 이끌리는 방식으로 그런 형태를 이루는 것을 허락하는 선교적 정체성으로부터 흘러나온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교회의 본질에 관한 우리의 신학적 사고에는 창조성과 혁신에 대한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이것은 우리가 선교적 개입을 촉진하는 상황화의 르네상스를 낳기 위해 우리의 사역이 처한 상황에 대해 신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 「8장 “유배된 교회 이끌기”」 중에서
복음의 종말론적 희망은 우리에게 유배가 우리의 영원한 상태가 아님을 상기시켜준다. 오래 기다려온 회복의 경험을 제공해 줄 미래의 집이 존재한다. 이런 희망을 키우는 것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일시적인 경험의 한 가운데서 계속해서 충실함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핵심적 자원을 제공한다. 그것이 1세기 교회를 위한 기초적인 견해였던 것처럼, 오늘날의 교회 안에서 그것을 살아 있는 교리로서 회복하는 것은 이 부서진 세상에서의 경험 너머에도 참된 희망이 존재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세상 속 교회의 선교와 메시지에 지속적인 열정을 덧붙여줄 것이다. 오늘날 교회의 지도자들은 반드시 종말론적 비전을 계발해서 개교회들과 그 교회들이 수행하는 사역들이 우리의 현재의 경험의 한계를 넘어서는 미래를 포함하는 희망을 지닐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종말론적 백성으로 살아가는 것은 유배기의 삶을 위한 중요한 교리들 중 하나다. 그것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백성인 우리의 이야기가 우리가 처해 있는 지금 이곳의 이야기보다 더 크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 「12장 “회복에 대한 희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