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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캠퍼밴 40일

호주 캠퍼밴 40일

: 허영만, 김태훈, 정용권, 작정하고 떠난 아웃백 11,000km

김태훈 저 / 허영만 그림 / 정용권 사진 | 가디언 | 2017년 11월 2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246건 | 판매지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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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1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462g | 152*215*16mm
ISBN13 9788994909035
ISBN10 8994909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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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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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밤은 칠흑 같고 새벽은 쌀쌀하다. 그러나 아침 햇살은 대지를 불살라버릴 듯 붉다. 한 줄기 빛이 캠퍼밴 속으로 들어와 창문을 열었더니 어느새 아침. 눈을 뜬 우리는 하트 호수(Lake Hart)의 물에 손이라도 한 번 담그고 싶어 오솔길을 걸었다. 호수로 향해 있는 발자국을 따라가다 보니 철길이 나온다. 어제 저녁, 100량은 족히 되어 보이는 끝없이 긴 기차가 지나던 바로 그 철길이다. 철길을 넘어가자 호수가 점점 가까워진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수면이 깨끗한 얼음처럼 미동도 없이 잔잔하다. 수면이 물이 아니라 소금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1분도 지나지 않아서였다. 멀리서 보면 물처럼 보이는 호수가 실제로는 온통 흰 소금이었다. 끝없이 펼쳐진 이 커다란 하트 호수가 소금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 p.52

사진으로만 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엄청난 크기로, 가까이 갈수록 더욱 커지는 울룰루는 결국 모든 시야를 완전히 뒤덮는 붉은 장막같이 앞을 가로막는다. 압도당한 우리는 할 말을 잃는다. 울룰루를 ‘세상의 중심’이라고 한 원주민들의 말이 이해가 된다. (……) 명불허전. 멋진 풍경으로서 사진 속에서 보았던 울룰루가 초라하게 생각될 만큼, 죽기 전에 한 번은 직접 눈으로 봐야 할 존재다. (……) 해가 천천히 서쪽 지평선으로 내려갈 즈음 울룰루를 뒤로하고 멀찍이 물러섰다. 대지라는 프라이팬 위에 붉은 태양의 열기로 잘 익은 거대한 빵 덩어리가 거기 있었다. 모든 인간의 허기를 채우고도 남을 빵, 한 조각 떼어 먹으면 영혼이 채워질 것만 같은 황홀한 석양이었다. 진짜 울룰루는 그 석양 속에 있었다. 평생 잊히지 않을 만남이었다.
--- pp.70-72

나는 문득 여행이 주는 결과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며칠 전 맛본 울룰루와 소금 호수, 카카두 벽화의 감동이 투자한 여행 시간과 노력에 비해 턱없이 작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차분히 앉아서 즐기는 에베레스트 산의 감동에 비해 고산증에 시달리며 올라야 했던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으며, 꼬박 사흘간의 뱃멀미를 견디며 찾은 준남극에서 꿈에 그리던 알바트로스 새를 만난 시간은 불과 반나절이었다. 어쩌면 여행은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긴 고생 끝에 잠시 맛보는 감동을 위해 기꺼이 시간을 투자하는 것.
인생도 이것과 무엇이 다를까?
--- pp.128~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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