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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산문선 7

한국 산문선 7

: 코끼리 보고서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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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1월 24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96쪽 | 832g | 152*225*30mm
ISBN13 9788937415739
ISBN10 8937415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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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것을 모방하여 글을 지어 마치 거울이 물건을 비추듯이 한다면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까?”
“좌우가 서로 반대로 되는데 어떻게 비슷할 수 있겠는가?”
“그럼 수면이 물건을 비추듯이 하면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까?”
“뿌리랑 가지 끝이 뒤집혀 보이는데 어떻게 비슷할 수 있겠는가?” ……
“그럼 끝내 옛것과 비슷하게 지을 수 없단 말인가?”
“도대체 왜 비슷한 것을 찾는가? 비슷한 것을 찾는 것은 참되지 않다는 말이지. 천하에서 서로 같은 것을 가리켜 반드시 꼭 닮았다고 말하고, 분간하기 어려운 것을 가리킬 때도 진짜에 매우 가깝다(逼眞)고 말하네. 그런데 진짜라느니 닮았다느니 말하는 것은 그 안에 가짜요, 다르다는 뜻이 실려 있네. 따라서 천하에는 이해하기 어려워도 배울 수 있고, 전혀 다르지만 서로 비슷한 것이 있네. 언어가 다른 수많은 사람과는 통역의 힘을 빌리면 의사를 소통할 수 있고, 전서(篆書) 예서(隷書) 해서(楷書)는 글자체가 다르나 모두 문장을 지을 수 있네. 왜 그렇겠나? 외형은 달라도 마음은 같기 때문일세. 이것으로 볼 때, 마음이 비슷한 것(心似)은 작가의 의도요, 외형이 비슷한 것(形似)은 겉모습이네.”
---「『녹천관집』 서문(綠天館集序)」중에서

집 안에서 값나가는 물건이라곤 겨우 『맹자』 일곱 권뿐인데 오랜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이백 전에 팔아 그 돈으로 밥을 지어 실컷 먹었소. 희희낙락 영재(?齋, 유득공(柳得恭))에게 가서 한껏 자랑을 늘어놓았더니 그도 굶주린 지 벌써 오래라, 내 말을 듣자마자 즉각 『좌씨전(左氏傳)』을 팔아 쌀을 사고 남은 돈으로 술을 받아 내가 마시게 했소. 이야말로 맹자 씨가 직접 밥을 지어 나를 먹이고, 좌구명 씨가 손수 술을 따라 내게 권한 것과 다를 바 없지 않겠소. 그래서 나는 맹자와 좌구명 두 분을 천 번이고 만 번이고 찬송했다오. 그렇다오. 우리들이 한 해 내내 이 두 종의 책을 읽는다고 해도 굶주림을 한 푼이나 모면할 수 있었겠소? 이제야 알았소. 독서를 해서 부귀를 구한다는 말이 말짱 요행수나 바라는 짓임을. 차라리 책을 팔아서 한바탕 술에 취하고 배불리 밥을 먹는 것이 소박하고 꾸밈없는 마음 아니겠소? 쯧쯧쯧! 그대는 어찌 생각하오?
---「『맹자』를 팔아 밥을 해 먹고(與李洛瑞書九書 四)」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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