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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그림자

그림과 그림자

: 김혜리 그림산문집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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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10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510g | 148*205*20mm
ISBN13 9788961960953
ISBN10 896196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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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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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작품을 볼 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얼굴을 찾는다. 비단 인물을 주제로 삼은 회화와 조각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화병의 꽃, 접시의 사과, 봄날의 잔디밭, 심지어 추상이라 해도 우리의 시선은 여전히 그것의 ‘얼굴’?눈의 초점을 맞추고 감정을 투사할 지점?을 본능적으로 찾아 방황한다. 자크 오몽이 썼듯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는 것은 결국 타자의 얼굴이며, 존 버거가『포켓의 형태』에서 지적한 대로 모든 화가는?그리고 내 생각엔 관람자도?자신이 보낸 응시를 되돌려줄 화답의 시선을 대상에게서 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형상을 모방한 회화와 조각에서 얼굴의 부재는 충격을 야기한다. 결핍은 거기 존재했어야 마땅한 것을 강력히 환기시킨다. _「사모트라케의 니케」에서

흔히 자연의 맞은편에 놓여 무기적인 영구불변함의 표상으로 치부되는 건축물들도 따지고 보면 한정된 삶을 산다. 그들은 녹슬고, 늙고, 숨 쉬며, 진동한다. 우리가 집이 살아 있다고 실감하는 때는 역설적으로 집을 오래 비운 연후다. 긴 여행으로부터 돌아와 첫 발을 들여놓으면 빈 집은 쾨쾨한 황폐의 냄새를 피운다. 한동안 어지르고 때 묻히지 않았으니 말끔해야 마땅할 텐데, 웬일인지 후줄근하고 시들어 있다. 그제야 집과 내가 날숨과 들숨을 주고받고
있었음을 안다. 어쩐지 훈훈한 깨달음이다. _다니엘 아르샴, 「시트」에서

유화 앞에서 지독히 신중한 쇠라는 종이와 콩테를 잡으면 낭만에 휘둘린다. 색점이 또렷또렷한 유화와 달리 그의 소묘 선은 우단의 표면처럼 결을 형성할 뿐 분별되지 않는다. 무른 콩테 크레용과 짜임새가 불규칙한 미샬레 종이. 쇠라가 애용한 두 재료는 서로를 감싸고 저항하며 최소한의 터치로 형태와 빛의 분포, 분위기를 묘파한다. 거미가 자아낸 실로 짠 베일처럼 고개를 돌리면 사라져버릴 것만 같다. 쇠라의 소묘와 유화는 입자를 그린다는 목표는 같지만, 상이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결국 쇠라의 집요한 점묘화는 그의 소묘가 직관적으로 알고 있는 답을 뭇사람에게 입증하기 위해 짐짓 나열해 보인 풀이과정의 식처럼 보인다. _조르주 쇠라, 「에덴 콩세르」에서

밤은 내린다. 아침이나 낮에는 어울리지 않는 동사‘내리다’가, 밤을 주어로 삼으면 스르륵 날개를 편다. 밤은 사물과 풍경을 덮어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의 거대한 포장 설치 작품처럼 부드럽고 대범한 덩어리만 남긴다. 미처 사라지지 않은 일광의 노란 흔적이 다가오는 밤의 암청색과 마주치면 초록이 감도는 깊은 파랑이 공기 중에 번진다. 강가에서 맞이하는 ‘개와 늑대의 시간’은 한층 장중하니, 침착히 가라앉은 물의 청색이 낮게 드리운 하늘의 그것과 만나 거대한 블루의 화음을 이룬다. 우주의 움직임이 홀연 정체를 드러내는 시각. 경건한 이는 신을 생각하고, 고독한 이는 비로소 다시 혼자가 될 수 있는 짧은 평안에 한숨을 내쉬며, 젊은이들은 이제부터 하루 중 가장 근사한 일이 일어나리라는 기대에 설렌다. _제임스 맥닐 휘슬러, 「푸른색과 금색의 야상곡: 낡은 배터시 다리」에서

마치 테라코타 빛깔의 안료를 주머니에 넣어 캔버스 위에 곱게 두드린 듯한 「머리 빗기」의 채색기법은, 화장과 미술이라는 두 인간적 활동 사이에 걸쳐 있는 다리를 환기시킨다. 빗과 붓이라는 꼭 닮은 단어, 건하게도 습하게도 구사되는 연지와 파스텔의 독특한 물성, 피부를 어루만지는 손과 왁스를 개는 손을 연결하는 공감각을 외면할 수 없게 만든다. 간혹 화장품을 안료로 쓴 것이 아닌가 싶은 로코코 화가들의 귀부인 초상화들과는 또 다른 이유로, 드가의 그림은 우리의 발을 멈춰 세운다. 벽에 걸린 거울이 지나가는 여인들의 눈길을 낚아채듯이. _에드가르 드가, 「머리 빗기」에서

남자의 오른손과 여자의 왼손이 심장 근처에서 굳은 깍지를 끼고 있다. 나머지 자유로운 팔은 서로의 어깨와 허리를 휘감아 두 몸 사이에 한 치 틈도 용납하지 않는다. 여인은 남자의 귓불에 입술을 파묻고 남자는 눈을 감는다. 그의 다리는 울타리를 두르듯 애인의 치맛자락을 감싼다. 이 로맨틱한 그림의 제목은, 어이없게도「거짓말」이다. _펠릭스 발로통, 「거짓말」에서

‘휩쓸린다’는 감각은 현대인에게 친숙하다. 정보와 노동의 속도는 생체 리듬을 추월하고, 자극성 강한 감상주의적 문화는 우리 마음을 급작스레 들었다 놓기를 거듭한다. 해일처럼 덮쳐오는 일상의 사태와 감정 속에서 우리는, 있는 힘껏 헤엄쳐야만 간신히 제자리와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다. 하물며 세상의 흐름을 역류해 원하는 방향으로 전진하고자 한다면 거의 영웅적인 노력이 필요한 지경이다. 생체 시계를 압도하는 세상의 어지러운 속도에 대응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묘사’를 하는 것이다. 묘사하는 행위는 텔레비전의 ‘느리게 다시 보기 화면’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 당면한 사태로부터 안전거리를 확보해주고, 그 가장자리에 처한 나의 상태까지 파악할 여유를 준다. 주관적 시점으로 조율된 리얼리티는, 간혹 상상하지 못한 의미나 아름다움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보기’와 ‘쳐다보기’ 사이의 계곡에서 피어나는 꽃이다. _빌헬름 사스날, 「무제」에서

그림 속 남자는 혼자다. 어쩌면 친구들과 어울린 술자리를 파한 후 거나하게 취해 집으로 돌아와 마지막 한 병의 마개를 땄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독대했던 술병마저 붉은 피를 흘리며 쓰러져, 남자는 마침내 완벽히 혼자가 되었다. 알코올은 육신을 마비시키고 의식을 펌프질한다는 속설을 확인하듯, 사내는 몸뚱이가 없고 머리만 있다. 주름이 고랑을 판 이마, 수염 그루터기가 까칠한 턱. 그의 얼굴에는 코도, 입도 없다. 커다랗게 열린 외눈만이 징그럽도록 부릅뜬 의식을 증명한다.”
(필립 거스톤, 「머리와 술병」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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