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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개를 버리러

노란 개를 버리러

: 김숨 장편소설

리뷰 총점9.0 리뷰 9건 | 판매지수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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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10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96쪽 | 520g | 145*210*30mm
ISBN13 9788954616089
ISBN10 895461608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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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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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개의 털은 사실 노랗다기보다는 누랬다. 노란 건 노란 개의 털이 아니라 눈동자였다. 눈동자가 노랬던 것이다. 단무지를 하도 씹어서 노래진 엄마의 혀만큼이나. 그래서인지 엄마의 입속 혀가 들여다보일 때마다 소년은 깜짝 놀라곤 했다. 노란 개의 눈동자가 엄마의 입속에 들어 있는 것만 같아서. 엄마의 입천장에 들러붙어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것만 같아서.---p.65

그것이 어떤 문이든, 문이 닫힐 때 노란 개의 눈은 덩달아 닫혔다. 그런데 소년이 문을 닫지 않았는데도 노란 개의 눈이 닫힐 때가 있었다. 아빠도 엄마도 문을 닫지 않았는데. 노란 개의 눈이 저절로 닫히면, 어디선가 문이 닫히고 있는 것이라고 소년은 생각했다. 그래서 노란 개의 눈이 닫히고 있는 것이라고. 노란 개의 눈이 닫힐 때마다 소년은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문이 닫히고 있어요.
가서 문을 열고 와라.
엄마가 말했다. 그렇지만 집에 있는 문이란 문은 전부 열려 있었다. 현관문까지도.---p.73

노란 개를 버리고 나면 어른이 되어 있을 거야. 소년은 생각했다. 아이들은 언젠가 다 어른이 되었다. 죽지 않는 한. 소년은 그것을 알았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알아졌다.(중략) 소년은 아이인 것도 싫지만, 어른이 되는 것도 싫었다. 어른이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려고 하면 아빠의 모습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깃털이 다 빠진 아빠의 잠바를 입고 형광등 아래에 웅크려 앉은 모습밖에.---pp.76~77

사람들이 다 어디로 갔는데요?
택시에 두고 내린 심장을 찾으러 갔지.
아빠가 소년을 쳐다보고 웃었다. 웃을 때 아빠의 눈동자는 압정으로 꽂아놓은 듯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심장을요?
택시에 두고 내린 갈비뼈를 찾으러 갔지.
갈비뼈를요?
택시에 두고 내린 간을 찾으러 갔지.
간을요?
택시에 두고 내린 얼굴을 찾으러 갔지.
---p.108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한밤중에 주전자의 날카로운 물 끓는 소리에 깨어난 소년이, 소년에게 중요한 진실을 말하지 않는 아빠와 키우던 노란 개를 버리러 간다. 노란 개는 병든 지 오래. 김밥을 말아 파는 엄마는 단무지를 하도 먹어 혀가 노랗게 변했다. 그 노란 혀가 노란 개의 눈동자처럼 입을 열 때마다 번뜩인다. 아빠는 택시 운전사인데, 아빠의 택시에는 잠이 들어서 좀처럼 깨어나지 않는 밤의 손님이 타고 있다.

소년이 떠나온 도시, 밤의 손님의 아들인 다른 소년이 의자를 끌고 다닌다. 의자는 일곱 개고 식구는 넷인데, 어째서인지 남는 의자가 없다. 빈 의자가 정말 비어 있는지 확신할 수가 없다. 다른 소년의 여동생은 곰 인형의 눈알을 떼어 삼킨다. 그 소년뿐만 아니라 소년이 떠나온 도시, 스쳐간 도시, 소년이 달리는 도로에서 소년 또래의 다른 소년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마치 같은 악몽을 이어서 꾸는 것처럼 기묘한 상황에 처해간다.

노란 개를 버리러 떠나왔지만, 소년이 노란 개를 버린 기억도 없이 노란 개는 사라져버린다. 도시 곳곳에서 실종 사건들이 단편적으로 움트고, 택시는 끝없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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