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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5월 2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236g | 104*182*20mm
ISBN13 9788972758921
ISBN10 897275892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장길도는 국가에 봉사한다는 자부심으로 오랫동안 살아왔다. 아니라면 저 많은 노인들을 처리할 때 필연적으로 들러붙는 죄책감, 동족 살해에 대한 본능적인 혐오감을 극복하지 못해 정신이 이상해졌을 것이다. 군인들이 외부의 적과 대치하는 동안 장길도는 내부의 적과 대치해왔다. 둘 중 어느 한쪽의 결기와 희생이 덜하다고 말할 수 없다. 장길도는 사명감과 충성심이 투철한 사람이었고, 바로 그 덕분에 팀장의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었다. 적어도 현재의 노령연금TF팀 중에는 장길도만큼 길고 화려한 이력을 지닌 외곽 공무원이 없었다.
그런데 그 팀이, 그 조직이, 그 국가가 아내를 해치려는 중이었다.
--- p.42~43

병원에 도착한 지 닷새가 되던 날 밤에 원 씨는 병실 창문을 통해 아래로 떨어져 사망했다. 누구든 잡히기만 하면 실력을 보여주려고 벼르는 의사가 주변에 득실거렸음에도 이번엔 심장이 파열되었기 때문에 어찌 손써볼 틈이 없었다.
그런데, 왜?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모두의 추측은 비슷했다. 원 씨는 늙었다. 가진 게 없고, 별 희망도 없고, 하루하루 지치기만 했다. 살아 있으면 뭐 하나. 병원비는 또 누가 내나. 왜 굳이 이 고생을 하나.
그랬던 게 아닐까.
이러한 추측은 꽤 합리적이어서 부검이 생략되었다. 국가는 모든 죽음을 부검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
그게 다 국민의 세금이다.
--- p.51~52

적색 리스트에 오른 과다 수급자를 처리할 때 노령연금TF팀의 외곽 공무원들은 주로 ‘가능성을 높인다’고 표현한다. 어차피 인생은 수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사람의 목숨이란 참으로 질긴 것 같으면서도 또 한편으로 보면 피로 가득 찬 풍선과 다를 바 없다.
--- p.55~56

지하철은 늙은이가 밥 먹는 속도로 달렸다. 하지만 불평하는 사람은 없다. 어차피 시간이 남아도는 이들만 지하철을 타기 때문이다. 장길도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온통 노인들이었다. 하나같이 ‘내가 경험이 많아 다 안다’는 표정과 ‘나이 들어서 창피하다’는 표정을 함께 짓고 있었다. 전자는 별로 믿음이 가지 않았고, 후자는 너무 당연해 하나 마나 한 소리였다. 그들의 무임승차를 벌충하기 위해 젊은이들의 지하철 요금은 어지간한 밥 한 끼 값을 넘은 지 오래다. 값싼 고령 인력 때문에 제대로 된 직장도 갖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지하철을 이용하지 못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 p.72~73

“자살이지 뭐. 어쩔 수 없던 거지.”
“뭐를?”
“싫은 거지.”
“뭐가?”
“제가 늙은 게 싫은 거지. 유서에 이런저런 사연을 남겨봤자 조사해보면 결국은 그게 그거지, 팍삭 늙은 게 싫은 거지.”
“그게, 그런 건가?”
“암 그렇고말고. 그래서 자신을 공격하는 거지.”
“자신을 공격하는 사람도 있나?”
“있지.”
“누구?”
“늙은이들.”
--- p.82~83

은퇴한 전직 공무원 장 씨(70세, 남)는 서울 성북구 자신의 집에서 전깃줄로 목을 맨 채 발견되었다. 서랍에서 나온 달랑 넉 줄짜리 유서에는 오래 앓던 아내의 죽음에 상심하여 삶의 동기를 잃었다고 적혀 있었다. 장 씨 부부를 오래 보아온 이들은 아내를 떠나보낸 장 씨가 자살을 안 했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일 거라고 입을 모았다. 사람들이 상처받은 서로에게 더 관심을 갖지 않는 한 이러한 죽음은 끝없이 계속될 것이다.
그 덕에 사회는 숨통을 트고, 한층 젊어진다.
--- p.83

“사실 내 아내가 적색 리스트에 오른 건 좀 문제가 있다네. 내가 봤는데, 그간 수령액이 한 80%쯤에 불과하더군. 적색 리스트에는 보통 100% 수급자들이 오르잖은가.”
장길도의 말에 젊은이가 싸늘한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당신 와이프가 올해 79, 그렇지?”
장길도가 뭐라 대답하기 전에 젊은이가 말했다.
“연금이 저축해둔 돈 찾는 게 아닌 거 알잖아. 생산인구 소득을 거둬 비생산인구들에게 나눠주는 거야. 요새 청년 세 명이 노인 일곱 명을 부양하고 있어. 청년들이 100만 원씩을 벌면 너희 늙은이들한테 쪽쪽 빨려서 집에는 대략 50만 원씩 가져간단 말이야. 그 돈으로 애인 만나 찻집에 가고 결혼을 하고 애도 낳아 기르고 월세도 내야 돼. 나머지 50만 원은 당신 같은 늙은이들한테 갖다 바치고 말이야. 뭐, 80%쯤이라고? 80%면 괜찮은 거야? 이봐 장길도 씨, 양심이 좀 있어야지!”
--- p.125~126

“왜 안 죽어? 응? 늙었는데 왜 안 죽어! 그렇게 오래 살면 거북이지 그게 사람이야? 요즘 툭하면 100살이야. 늙으면 죽는 게 당연한데 대체 왜들 안 죽는 거야! 온갖 잡다한 병에 걸려 골골대면서도 살아 있으니 마냥 기분 좋아? 기분 막 째져? 어제도 출근하다 보니 어떤 노파가 횡단보도를 점거하고는 5분 동안 건너더라고. 영락없이 지각을 해서 이사장님한테 꾸중 들었지 뭐야. 나라 전체가 그래. 사방이 꽉 막혀서 썩어가고 있어. 하는 일이라고는 영혼이 떠나지 않도록 붙들고 있는 게 전부인 주제에 당신들 대체 왜 우리 사회에 아직 남아 있는 거야!”
--- p.126~127

수련 씨와의 근사한 40년.
장길도는 생각했다.
길지 않았다. 정말 짧았다.
그야말로 순식간이었다.
그리고 이제 수련 씨는 없다.
싹 죽여버리고 싶은 새파란 개새끼들만 있다.
바보, 뭐가 애국이고 국가냐. 수련 씨 같은 착한 노인을 죽여야 유지되는 게 무슨 나라냐. 이따위 나라는 한시바삐 멸망해주는 게 인류에 대한 기여다.
--- p.129~130

전부 끝난 것이다. 장길도는 이틀간의 전력 질주 속에서 분실해버린 단어들을 하나둘 속으로 헤아려보았다. 누나, 스승과 동료, 자존심, 신뢰, 명예, 애국……. 너무 많고 또 너무 뜨거워 속이 바짝바짝 탔다. 새콤한 사과 한 알이 먹고 싶었다. 아니다. 사과를 먹고 싶은 게 아니다. 사과 따위는 개한테 줘버려도 좋다. 그깟 사과가 뭐라고 그걸 구하려 밤새 달렸던 자신의 젊음과 자다 말고 벌떡 일어나 사과 두 알을 꼭지째 우적우적 씹어 먹던 수련 씨의 젊음, 그토록 수많은 게 가능했던 젊음, 그리고 이제는 영영 잃어버린 저 새파란 젊음이 그리운 것이다.
--- p.133

“자네들은 가망이 좀 있는 거 같은가? 이길 것 같아? 아닐세. 곰곰이 따져보면 자네들도 가망 없긴 마찬가지야. 시간이 노인의 편이 아닌 것처럼 젊은이의 편도 아니지. 시간은 결국 살아 있는 모두를 배신할 걸세. 싸우다 고개를 들어보면 어느덧 자네들도 맥없이 늙어 있을 테니까.”
--- p.134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장길도는 국민연금공단의 노령연금TF팀 팀장으로 재직하다 퇴직을 했다. 사명감과 충성심으로 똘똘 뭉쳐 누구보다 자기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했던 장길도는 그러나 퇴직 후 몸담던 조직과 맞서는 신세가 된다.
지병으로 오랫동안 병원에 누워 있는 장길도의 아홉 살 연상 아내 한수련이 오래전부터 노령연금을 부어왔고, 연금의 수급자였음을 알게 된 것이다. 노령 인구의 폭발적 증가로 연금이 고갈될 처지에 놓인 연금공단은 조직적으로 은밀하게 수급자들을 제거해왔고, 이제 그의 아내 한수련도 그 대상이 된다.
나라와 조직이 무엇보다 우선이던 장길도는 자신의 아내가 공단의 제거 대상이 되자 모든 사고에 혼란을 느끼고, 아내의 죽음을 막으려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그러나 동료, 후배 들의 계속되는 살해 시도에 결국 아내는 목숨을 잃고 장길도 역시 죽음을 맞이한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시간이 노인의 편이 아닌 것처럼 젊은이의 편도 아니지.
시간은 결국 살아 있는 모두를 배신할 걸세.
싸우다 고개를 들어보면 어느덧 자네들도 맥없이 늙어 있을 테니까.”


국가인권위의 [노인인권종합보고서]에 의하면 청년층의 56%가 고령화 사회로 인해 자신들의 일자리를 뺏겼다고 생각하고, 77%가 복지가 늘면 청년층의 부담이 증가될 것이라 대답했다고 한다. 지금 우리 사회의 노인들에 대한 시선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 자료는 더불어 고령화 사회를 준비해야 하는 우리에게 이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요구하기도 한다. 박형서의 소설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한다.

주인공 장길도는 젊은 시절 온 힘을 다해 국가와 조직을 위해 봉사하며 살았지만 결국 말년에 이르러서는 자신을 지켜주는 가장 큰 테두리라고 여겼던 그 국가와 조직으로부터 스스로를 지켜내기 위해 발버둥 쳐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인다.

모든 불행의 원인을 자신이 아닌 타자에게 돌리는, 이 자기모순의 분위기는 박형서의 이번 소설 속에서도 끊임없이 등장하고, 그 모든 불행의 원인을 사회는 노인들에게 돌린다. 그가 어떻게 살았는지, 무엇을 하며 살았는지는 전혀 중요하지가 않다. 그저 그가 노인이라는 것, 이 사회의 모든 불행이 노인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만이 중요할 뿐이다.

황당하되 무계하지 않은 박형서만의 소설 세계

박형서의 문학은 현실과 괴리된 듯한 머지않은 미래에 도래하게 될 상황들을 소설의 주 무대로 끌어들여 소설적 대입을 통해 노인의 삶과 죽음이 사회를 지배하게 되는 새로운 주제로 작가의 영토를 새롭게 만들어나간다.

담담한 문체와 무심한 듯 군더더기 없는 문장, 적절한 곳에 배치되는 소설적 소도구들은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소설의 주제를 서정적으로 응축시켜내며 그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현실의 정중앙을 시원하게, 전복적으로 드러낸다.

이런 과정을 통해 상상 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것이라 여겨지던 이야기들은 소설 전면으로 부각되고 작가는 그 혼돈 상황 속에 질서를 부여하며 서사의 구조적 완결성과 리얼리티를 높인다. 마치 소설은 현실의 반영이 아닌 그저 엉망인 이 현실을 정리해 보여주는 것이란 듯. 현실은 이야기 속에 숨어 있다는 듯.

해설 중에서

모든 게 다 현실이고, 모든 게 다 소설이다
모든 게 다 무정하고, 모든 게 다 유정하다

국가가 개인의 사랑을 해쳐서는 안 된다는 장길도의 신념은 결국 좌절에 이른다. 나는 소설을 덮고 장길도의 마음을 생각해본다. 늙은 그들의 젊음은 어디에 있는가. 물론 장길도는 이렇게 되물을 것이다. 젊은 당신들의 늙음은 어디 있나? 아니, 젊음은? 이 소설은, 영원히 목에 남은 아담의 사과 같은 ‘사과 두 알의 사랑’을 대답으로 들려준다. 작가의 대답은 읽는 이들에겐 결코 가볍지 않은 물음의 방식으로 스며들 것이다.

―이영광, 「작품해설」 중에서

작가의 말 중에서

지난해 프랑스 엑상프로방스에 갔다. 청명한 하늘로 이름난 고장이었다. 내가 머물던 보발롱 거리에서는 세잔의 작업실이 지척이었고, 눈부신 생빅투아르산도 손에 잡힐 듯 보였다. (……) 하지만 그 많은 낭만 중 어느 하나도 잡지 못했다. (……) 10월 중순, 그리고 마침내 탈고한 건 다시 그로부터 한 달도 더 뒤의 일이었다. (……) 엑상프로방스의 황금 계절에 영영 돌아오지 않을 내 여유로운 시간까지 덤으로 얹어 이 소설 한 편과 바꿨다.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길 빈다.

월간 『현대문학』이 펴내는 월간 [핀 소설], 그 두 번째 책!

[현대문학 핀 시리즈]는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월간 『현대문학』 지면에 선보이고 이것을 다시 단행본 발간으로 이어가는 프로젝트이다. 여기에 선보이는 단행본들은 개별 작품임과 동시에 여섯 명이 ‘한 시리즈’로 큐레이션된 것이다. 현대문학은 이 시리즈의 진지함이 ‘핀’이라는 단어의 섬세한 경쾌함과 아이러니하게 결합되기를 바란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은 월간 현대문학이 매월 내놓는 월간 핀이기도 하다. 매월 25일 발간할 예정이 후속 편들은 내로라하는 국내 최고 작가들의 신작을 정해진 날짜에 만나볼 수 있게 기획되어 있다. 한국 출판 사상 최초로 도입되는 일종의 ‘샐러리북’ 개념이다.

001부터 006은 1971년에서 1973년 사이 출생하고, 1990년 후반부터 2000년 사이 등단한, 현재 한국 소설의 든든한 허리를 담당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으로 꾸려진다.
007부터 012는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반 출생하고, 2000년대 중후반 등단한, 현재 한국 소설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회원리뷰 (28건) 리뷰 총점9.5

혜택 및 유의사항?
당신의 노후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꿈*******자 | 2021.12.30 | 추천5 | 댓글6 리뷰제목
꽤 오래전 읽었던 일본 소설. 젊은 사람이 나이 든 사람을 한 사람 죽일 때마다 돈이 나왔던가? 노인을 죽여야 하는 세상이 온다는 그 설정에 경악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런 이야기들이 현실이 될까 무섭다. 아이를 낳는 사람을 줄고 장수하는 사람은 많고. 장수가 결코 축복이 아님을 알기에 나의 노후가 솔직히 걱정된다. 나는 어떻게 늙을 것이고 어떻게 나이 먹을 것인지,;
리뷰제목

꽤 오래전 읽었던 일본 소설. 젊은 사람이 나이 든 사람을 한 사람 죽일 때마다 돈이 나왔던가? 노인을 죽여야 하는 세상이 온다는 그 설정에 경악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런 이야기들이 현실이 될까 무섭다. 아이를 낳는 사람을 줄고 장수하는 사람은 많고. 장수가 결코 축복이 아님을 알기에 나의 노후가 솔직히 걱정된다. 나는 어떻게 늙을 것이고 어떻게 나이 먹을 것인지, 그리고 이 사회는 노인들을 위해 어떤 복지 정책을 펼칠지. 혹 그 모든 과정에서 젊은 친구들의 희생만 강요하게 될 것은 아닌지. 내가 좋아하는 핀 시리즈. 이번에 만난 책은 내 노후를 걱정하게 하는, 그렇지만 걱정만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는 그런 이야기다.

 

주인공 장길도. 그는 국민연금공단에서 노령연금 TF팀 팀장으로 일하다 퇴직했다. 누구보다 자신의 일을 성실히 수행했던 그는 퇴직 후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과 맞서는 신세가 된다. 오랜 시간 지병으로 병원에 있던 아내 한수련. 그녀는 오래전부터 노령 연금을 부어왔고, 수급자가 되었다. 하지만 노령인구의 증가로 연금은 고갈될 처지에 놓였고, 연금공단에서는 조직적으로 아무도 모르게 연금 수급자들을 제거했다. 자신보다 아홉 살 연상인 자신의 아내 한수련도 제거 대상이 된다. 나라와 조직에 누구보다 충심이었던 장길도. 그는 아내가 연금공단의 제거 대상이 되자 혼란을 느끼고 아내의 죽음을 막으려 한다. 그러나 동료 후배들의 살해 시도는 계속되는데...

 

30년 후 혹은 50년 후의 모습이 이런 거라면 장수는 결코 축복이 될 수 없을 것 같다. 요즈음은 환갑 잔치나 칠순 잔치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잔치를 했다가는 눈총을 받는다고 하니 그만큼 젊게 사는 어르신들이 많다는 이야기겠지. 우리나라 나이 기준을 봤다. 청년 19~34

장년 35~49, 중년 50~64, 예비 노년 65~70, 노년 80~99, 장수 노인 100 이상 이라고 한다. 하지만 중년이라고 해서 예전의 중년을 생각하면 안 된다. 자기 관리를 잘해 40대나 50대도 30대 후반으로 볼 정도니 예전과는 확실히 다른 시절인 것이다. 건강하게 돈이 어느 정도 있는 노인이라면 덜하겠지만 건강하지 않으면서 돈이 없다면 힘든 노년이 될 것이다.

 

나도 연금을 조금씩 내고 있다. 그 연금을 과연 나는 받을 수 있을까? 나의 노후, 당신의 노후는 안녕 하신지..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생각했다. 나이 먹음에 대해, 나의 노후에 대해, 그리고 내 아이들과 아이들의 아이에 대해. 장수가, 노인의 그들에게 무거운 짐이 되어서는 안 될텐데 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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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당신의 노후-박형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돼**스 | 2018.10.09 | 추천3 | 댓글4 리뷰제목
  곱등이를 처리하고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장길도는 혼잣말을 한다. 실은 속으로 생각하려던 것이었는데 말이 되어 터져 나왔다. "수련 씨, 대체 왜 그랬어요."혼잣말을 하려던 것이었는데, 입을 여는 순간 울음이 터져 나왔다. "내가 국민연금 들지 말라고 했잖아요, 왜 내 말을 안 들었어요. 왜요……."(박형서, 『당신의 노후』中에서)  박형서의 소설 『당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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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곱등이를 처리하고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장길도는 혼잣말을 한다. 실은 속으로 생각하려던 것이었는데 말이 되어 터져 나왔다. 


"수련 씨, 대체 왜 그랬어요."

혼잣말을 하려던 것이었는데, 입을 여는 순간 울음이 터져 나왔다. 

"내가 국민연금 들지 말라고 했잖아요, 왜 내 말을 안 들었어요. 왜요……."

(박형서, 『당신의 노후』中에서)


  박형서의 소설 『당신의 노후』의 한 장면이다. 제목만 놓고 봤을 때는 고령화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그리고 있는 줄 알았다. 읽어보면 더 어둡고 암담하고 끔찍하다. 출산율은 낮고 노인 인구 비율은 높아지는 사회의 디스토피아를 그리고 있다. 고령화 사회의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 소설이란 그런 것이다.


  장밋빛 미래를 설계하는 것보다 처절하고 우울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반성하게 한다. 어제보다 오늘이, 내일 보다 오늘이 중요하다. 현재를 살아가야 한다. 지나간 것과 다가올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 젊음에 미련을 두기 보다 늙음에 불안해하기 보다 지금 당신의 삶에 연민을 느껴야 한다. 『당신의 노후』는 초고령화 사회를 살아갈 한국의 시민들에게 그렇게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국민연금공단의 외곽 공무원으로 40년 근무를 마치고 퇴직한 공무원 장길도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펼쳐진다. 그의 아내는 폐 질환으로 요양원에 누워 있다. 장길도 보다 아홉 살 많은 아내 앞으로 장미꽃 한 다발이 배달되었다. 장미꽃 안에는 '한수련, 노령연금 100% 수급을 축하한다'라는 말이 적힌 카드가 있었다. 언제 아내가 국민연금에 가입했을까.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는데. 아내는 환하게 웃으며 국민연금이 수령액이 모인 통장을 보여주며 집을 팔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아내가 연금 수령자라는 사실을 안 순간부터 장길도는 바빠진다. 청년 세 명이 노인 일곱 명을 부양하는 사회에서 해결책이란 국민연금공단의 특별 임무 밖에 없다. 연금 100% 수령자를 찾아가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게 하는 임무. 장길도는 오랜 시간 동안 국민연금공단의 다른 업무를 맡아왔다. 과다 수급자를 찾아가 사고사, 자살로 위장하는 것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수급자를 사찰, 감시, 미행하는 일을 하는 것으로 국가 시스템을 유지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소설은 노인들의 인생사를 한 챕터씩 들려준다. 그들이 태어나고 살고 죽기까지의 간단한 신상을 들려준다. 죽음은 소설 안에서 장길도와 그가 속한 국민연금공단, 즉 국가에 의한 일임이 드러난다. 아흔 살 노인이 택시 운전을 하고 백세를 사는 것이 흔하게 된 세상에서 국가는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공권력을 사용하여 은밀한 죽음을 실행한다. 장길도 역시 국가의 명령으로 그 일을 해 냈다. 능숙하게 했다. 사고 없이 정년을 맞이해 이제 아내의 간병을 하며 지낼 요량이었다. 


  사랑하는 아내의 이름이 적색 리스트에 올라와 있는 걸 알면서 장길도는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한다. 아내를 외곽 공무원으로부터 지켜야 한다는 임무가 그 자신으로부터 떨어졌다. 젊음이 당연시되는 사회에서 늙음이란 제거되어야 하는 대상이라는 무시무시한 착상에서 출발한 『당신의 노후』는 실패의 소설이다. 젊음과 늙음 그리고 사랑의 실패. 


  65세 이후를 대비하느라 먹고 싶은 것 참는 당신의 오늘도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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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노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오* | 2018.06.15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당신의 노후>는 초고령 사회에서 벌어질 수 있는 끔찍한 비극을 다룬 소설입니다.매우 친절하게도 이 소설 말미에는 '작품 해설'이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굳이 이 소설에 작품 해설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아마도 노후를 생각하는 연령대의 사람이라면 그 어떤 해설도 필요없을테니까. 분명 읽는 내내 충격 그 자체일 것 같습니다.우리 사회는 언제부턴가 '혐오'라는;
리뷰제목

<당신의 노후>는 초고령 사회에서 벌어질 수 있는 끔찍한 비극을 다룬 소설입니다.

매우 친절하게도 이 소설 말미에는 '작품 해설'이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굳이 이 소설에 작품 해설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노후를 생각하는 연령대의 사람이라면 그 어떤 해설도 필요없을테니까. 분명 읽는 내내 충격 그 자체일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턴가 '혐오'라는 단어를 쉽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건 말의 힘을 너무 간과한 탓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떤 대상이든 '혐오'라는 단어를 붙이는 순간 저주 받은 느낌이 듭니다. 묻지마 살인으로 희생된 여성에 대해서 범죄자가 평소에 '여성 혐오'가 있었다는 식으로...

이 소설에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노인 혐오'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인공 장길도는 보름 전에 공무원으로 정년퇴직을 한 따근따근한 백수입니다. 그는 아내 수련 씨에게 국민연금은 들 필요가 없다고 당부했는데, 방금 전 아내가 34년 전 연금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만 79세 비생산층, 연금 100% 수급 개시, 생산인구에 속한 자식이 없고 가족은 공무원연금 수급자인 남편 하나, 요양원 장기 거주' 하고 장길도는 하나하나 따져봅니다. '대체 얼마나 위험한 거지?' (18p)

국민연금 100% 수급자 노인이 사회에 얼마나 위험한 걸까요?

작가는 14년 뒤, 초고령 사회가 되는 시점을 배경으로 이 소설을 썼다고 합니다. 소설을 빙자한 예측이라고 하면 너무 소름끼칠 수 있겠지만 그만큼 납득이 되는 음모론으로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젊은이들이 계속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서 노인 세대보다 빈곤하게 살아야 한다면?  늘어나는 노인 인구를 책임지기 위한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비용은 젊은 사람들이 부담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노인들에 대한 불만이 쌓일지도 모릅니다. 그때 국가는 어떻게 이 상황을 해결할지 궁금합니다.

<당신의 노후>에서 국가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합니다. 노인들의 자연스러운 죽음을 유도하는 것.

워낙 이 소설이 짧기 때문에 더 자세한 내용은 말하지 않겠습니다. 직접 읽어보는 것이 <당신의 노후>를 생각하는데 가장 효과적일 것입니다.

'난 아직 젊으니까 노후 걱정은 나중에 할래.'라고 생각한다면 읽지 않는 게 좋습니다. 스스로 어리다고, 아직 젊다고 느낀다면 이 소설은 아무런 감흥이 없을테니까.

그러나 안타깝게도 나란 사람은 충격을 받았고, 이 소설이 마치 현실인 것마냥 아주 잠시 '국민연금을 포기해야 되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닌데 말이죠. 누구나 늙는다는 사실, 그리고 초고령 사회가 되고 있는 현실을 상기하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당신의 노후>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심각한 문제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하는, 짧지만 강력한 한 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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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1건) 한줄평 총점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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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5점
책을 읽으면서 국민연금을 해지해야 하나 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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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g*******6 | 2018.09.02
평점5점
멋진 소설입니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t****e | 2018.12.12
평점5점
이야기 자체도 재밌고, 사회적 이슈의 소재도 좋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로얄 연****스 | 2018.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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