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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동물원

밤의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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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5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448g | 140*210*30mm
ISBN13 9788954651509
ISBN10 895465150X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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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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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악 사이에는 중간지대가 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는 걸 언제부터 분명히 말해주는 게 좋을지도 고민이다. 어쨌든 링컨은 기분이 아주 좋고, 그녀는 일을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 “엄마, 그다음엔 어떻게 되게?” 아이가 묻는다. “토르가 얘를 때리고 나면?” “응?” 그녀는 정신의 절반이 휘돌아 소용돌이치는 동안에도 나머지 반으로는 귀를 기울이는 기술을 완벽히 익혔다. --- p.15

치마를 더 높이 끌어올리고 싶지만 남는 손이 없다. 찢어질지도 몰라, 차라리 그랬으면. 신발 밑에서 작은 돌들이 긁히는 소리가 난다. 그녀는 두 발가락 사이의 샌들 끈을 꽉 잡는다. 신발 바닥이 파닥이는 소리가 들린다. 신발이 벗겨지는 것, 또하나의 공포다. --- p.35

아니, 동물원 맞아.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지 알아? 우린 지금 호저 우리에 숨어 있어. 남편이 호저 우리의 위치를 알 리 없다. 그녀만큼 자주 동물원에 오지 않으니까. --- p.52

아이는 머리 꼭대기까지 소리와 동작으로 가득차 있고, 둘 중 하나는 언제든 가장자리로 흘러넘치려 한다. 보통은 나쁜 일이 아니지만 지금은 그 때문에 공포심이 표면까지 끓어오른다. --- p.61

그녀는 말을 할 때마다 노력한다. 모든 단어가 반드시 침착하고 편안하게 들리도록, 머리를 쥐어뜯으며 비명을 지르고 울부짖기 일보 직전의 미친 여자가 아닌 링컨의 엄마 같은 목소리를 내도록. --- p.62

순간적으로 익숙한 짜증이 솟구치는 게 느껴진다. 사실상 남편은 자신이 뭘 해야 할지 그녀가 말해주기를 기대하는 것 같다. 가끔 그녀는 모든 걸 혼자 책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 p.92

아이가 조용해서 딸꾹질에 정신이 팔렸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다른 생각들에 윤을 내고 있었던 것뿐이다. “응, 그 사람들이 나쁜 놈이었어.” 그녀가 확인해준다. “그 사람들은 웃었는데.” 아이는 이야기 속에서 이 문제로 씨름한다. 악당들은 미소 지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나쁜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어? 아이는 묻는다. --- p.95

남자들이 웃는 동안 그녀의 두려움은 싸늘하고 단단해진다. 그녀는 자신의 격노를 깨닫고 전율을 느낀다. 이 멍청한 놈들이 총을 휘두르며 동요를 불러댄다. 그녀의 아들을 품안에서 흐느끼게 만든다. --- p.126

그녀는 대체 경찰이 어디에 있는 건지 천번째 궁금해진다. 잠시 동안은 달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아이의 혈당 수치는 계속해서 떨어질 것이다. 매분 조금씩 야생동물과 비슷해질 것이다. 결국은 한계점이 온다. --- p.149

“준비됐어?” 그녀가 속삭인다. “잘 듣고 엄마가 말하는 그대로 해야 돼. 소리는 내지 말고.” / “아니면 그 사람들이 우릴 죽일 거니까.” 아이가 문장을 맺는다. / 그녀는 그 말을 생각해본다. / “아니면 그 사람들이 우릴 죽일 거니까.” 그녀가 동의한다. / 아이가 고개를 끄덕이는 게 보이는 듯하다. / 그녀는 일어서서 아이의 손을 잡는다. 아이를 들어올리자 다리가 그녀의 허리에 착 감긴다. 그녀는 그 무게를 흡수해 땅에 더 단단히 자리잡는다. --- p.156

코끼리가 잠들어 있다고 말하면 된다. 아마 그게 더 상냥한 답변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고 싶지 않다. 아이는 그녀와 함께, 턱뼈와 턱뼈를 맞대고, 손에 손을 잡고 이 시간들을 견뎌왔다. 지금 와서 아이의 면전에 뻔한 거짓말을 하는 건 왠지 모르지만 아이를 모욕하는 짓이다. --- p.177

아이까지 낳은 마당에, 부모가 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절감하게 되었는데 부모님에게 좀더 아량을 베풀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아니, 그녀에게는 오히려 반대였다. 이십대에 조앤은 부모님과 애매한 평화를 이루었지만 링컨이 태어나자 분노가 돌아왔다. 할 수 있는 최선은, 분노에서 고개를 돌려 그것이 어두운 형태로 스멀스멀 기어다니게 놔두는 것뿐이었다. --- p.205

그런 공포를 다루지 못하면 결코 아이가 현관을 걸어나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없다. 자신들의 얼굴에 죽음이 피투성이 주둥이를 들이밀고 있는 여기 이곳에 있으면서도 그녀는 그 생각을, 진짜로는, 해보지 않았다. 그런 생각을 할 경우 자신이 어떤 짐승을 풀어놓게 될지, 얼마나 거대한 틈새가 쩍 벌어지게 될지 막연하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이가 생기면 그렇게 된다. 그렇지 않은가? 부모는 스스로를 상상 불가능한 고통에 드러내놓은 다음 그럴 가능성이 없는 척한다. --- p.233

조앤이 일어서자 치마가 달라붙는다. 어째서인지 아직도 찢어지지 않았다. 케일린도 땅을 짚고 일어난다. 조앤은 한 팔로 도우면서 소녀가 링컨과는 정반대라고 생각한다. 링컨은 밀도가 높고 단단하다. 소녀의 뼈는 도자기처럼, 공예유리처럼, 찻잔의 손잡이처럼 느껴진다. 그녀는 소녀가 온갖 소중한 것들 같다. 왜 이렇게 늦게야 그게 보이는지 알 수 없다. 눈앞의 이 소녀를 볼 수 없었으니 아무것도 못 본 게 당연하다. --- p.317

자신이 따라온 건, 자기 뇌에서 아이의 뇌로 이어지는 어떤 희미한 실이라는 걸 안다. 둘 사이에는 뇌에서 뇌로 이어지는 이러한 실이 백만 가닥쯤 있다. 아이가 배가 고프거나 울기 일보 직전일 때 알려주는 실, 마시멜로를 작은 우주인 인형의 부츠로 쓰면 아이가 좋아하리라는 걸 알려주는 실. 물론 그 실들도 가끔씩 엉킬 때가 있다.
--- p.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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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심장 요동 스릴러. 사자에게 쫓기는 가젤처럼 스토리가 질주하고,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게 된다!
- 뉴욕 타임스 북 리뷰
아드레날린에 흠뻑 취하게 하는 페이지터너. 엄마라는 존재와 의미에 대해 유려하고 깊은 사유의 통찰력을 보여준다.
- 가디언
가장 근본적이고 너무나 현실적인 호러 스토리 속 엄마라는 존재에 대한 혹독한 탐구가 강철 같은 신경과 강한 비위를 지닌 독자들까지 사로잡을 것이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정교하게 만들어진 등장인물, 읽는 이를 환기시키는 기교적인 문장. 통렬하고 심오한 이 아드레날린 분출 스릴러가 뼈를 관통한 총알처럼 독자들을 충격에 빠뜨릴 것이다.
- 커커스 리뷰
자신의 아들을 지키는 엄마인 주인공이야말로 동물의 세계에서 가장 맹렬한 생물임을 증명한다.
- 레드북
인간 본성에 대한 복잡한 질문을 제기하면서 공감과 공포 사이에서 균형을 이룬 최고의 읽을거리.
- 워싱턴 인디펜던트
계속 책장을 넘기게 하는 스토리일 뿐 아니라 가슴 뭉클한 작품이기도 하다.
-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무시무시한 작품이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건 아름다운 작품이라는 것이다.
- NPR
내 몸 안의 모든 엄마의 기질을 찢어놓는 작품이다. 책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 피오나 바턴 (소설가)
이 책을 사랑한다. 엄마로서뿐 아니라, 예측 불가능하고 일상적인 폭력이 바글거리는 세상에 살고 있는 여자로서, 페미니스트로서.
- 수재나 대니얼 (소설가)
엄마의 사랑이라는 것에 내재한 맹렬함에 대한 대담한 탐구. 눈을 뗄 수 없게 아름답고, 너무나도 현실적이다.
- 샤리 라피나 (소설가)
부모애의 경계를 탐구하는 우아하고 깔끔하고 긴장감 넘치는 서바이벌 스토리.
- 클레어 캐머런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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