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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 대미지의 일기

도라 대미지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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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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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8년 06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604쪽 | 652g | 128*188*36mm
ISBN13 9791162205846
ISBN10 1162205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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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당신의 학생이었던 소녀들에게 그랬듯이(소년들에게는 절대로 그러지 않으셨지만), 나에게도 늘 “여자란, 원하는 것의 절반만 기대하며 살아야 한다”라고 말씀하셨다. 차 마시는 시간에 케이크가 먹고 싶건, 병에서 얼른 회복되기를 바라건 간에 기대치를 반으로 줄이면 크게 실망할 일은 없다는 충고였다.
--- p.26

결국 나는 절대로 결혼에 희망을 품지 않았던 가정교사의 딸이었다. 제인과 마찬가지로 내가 공정한 성fair sex(여성)에 속한다고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 p.255

“사랑은 결국 희생을 통해 드러나지 않던가요? 우리는 사랑을 위해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던가요? 제 어머니는 나를 위해 자유를 포기했고, 나는 어머니를 위해 자유의 기회를 포기했어요. 나는 내 가 잃는 것을 통해서만 사랑을 알 수 있어요.”
나는 이 남자에게서 무엇을 원하건 그 절반도 얻을 수 없다는 걸 깨달으면서 나 자신을 잃어가고 있었다. 내가 그럴 자격이 있는지도 확신하지 못했다.
--- p.378

그것은 의식 아래에서 이루어졌으며 무한히 즐거웠다. 우리가 한 일의 이름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대중소설의 정숙한 포옹도, 디프로스의 책들에서 본 오르간 연주도 아니었다. 그것은 격렬하면서도 서정적이었다.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오후가 되도록 마룻바닥에 길게 잘려진 종잇조각과 가죽 조각 사이에서 사랑을 나눴다. 이제 다시는 제본소의 냄새와 그의 냄새, 그날 우리가 한 행위를 떼어서 생각하지 못하리라.
--- p.483

글라이드웰 경의 서재에서 그는 나를 자신의 걸작이라고 말했었다. 그 이야기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줄은 몰랐다. 내 피부는 미래의 책을 제본할 가죽이 되어가고 있었다. 나는 제2권이 될 것이다.
--- p.544

남자에 의한 소유가 무슨 의미인지, 그 소유가 우리를 어떻게 서서히 죽이는지 알게 됐다. 딘을 소유하고 그에 의해 소유되기를 원한다고 생각했다. 그랬더라면 우리 사랑은 파괴되었을 것이다. 나는 그를 남편으로 원하지 않았고, 분노와 조용한 혐오라는 피할 수 없는 바다에 우리의 결혼이 몸부림치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피터와 이미 경험한 상황을 다시 원하지 않았다. 내가 욕망한다고 생각했던 것은 다름 아닌 욕망의 해제였다.
(--- p.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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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 대미지의 일기』는 19세기 영국에서 남성들의 영역이었던 제본사의 길로 뛰어든 여성의 삶을 담은 소설이다. 당대 ‘인기’ 출판물이었던 음란물 제본 시장과 그 고객이었던 ‘신사 숙녀’들의 위선, 성차별과 인종차별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딸이 자라 마주할 세상에서 경험할 실망을 예방하기 위해 어머니가 “여자란, 원하는 것의 절반만 기대하고 살아야 한다”라고 애정을 담아 충고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더 이상 그런 조언이 필요하지 않은 세상인가? 여자이기 때문에 수치심과 불이익을 감수하고 일을 해야 하는 시기는 모두 지나갔나? 『도라 대미지의 일기』는 여성의 자립에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를, 도라가 살고, 일하고, 사랑하는 과정을 통해 배우게 한다. 그렇게 그녀는 마침내 자신의 목소리를 갖게 된다.

이다혜/ 작가, 씨네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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