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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 원저 | 알마 | 2011년 12월 2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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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1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77쪽 | 403g | 154*202*20mm
ISBN13 9788994963242
ISBN10 899496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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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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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경혜
199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림책 번역과 어린 독자를 위한 글쓰기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어린 독자를 위한 작품으로는 『유명이와 무명이』 『형이 아니라 누나라니까요!』 『마지막 박쥐공주 미가야』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그 녀석 덕분에』들이 있습니다.
그림 : 정정엽
이화여대에서 서양화를 공부했습니다. 아홉 번의 개인전을 비롯해 황해미술제, 광주비엔날레, 여성미술제 등 여러 기획전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으며, 2006년에는 문예진흥원 아르코미술관에서 중견작가 초대기획전을 열었습니다. 책과 미술을 잇는 작업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감옥에 갇혀 시를 읊다

의금부 앞에서
옷과 두건을 벗어 놓으며

한 해에
두 번이나 오니
너무 잦은 게 아니냐며 웃는다.

지옥도 천당도
모두 다 정토이니

내 몸을 묶은
한낱 오랏줄을
어찌 싫다 하겠는가.

우리 나이로 마흔 두 살이 된 그해, 허균은 몹시 험난한 한 해를 보냅니다. 봄에는 명나라에 갈 사신으로 임명되었으나 몸이 아파 사퇴했다가 의금부에 잡혀갑니다. 허균이 친구에게 “몸이 아파 사신 길을 못 가겠다고 했네. 살고 나서야 벼슬도 있는 것이지”하고 편지를 써 보낸 것만 보아도 핑계가 아니라 실제로 몸이 많이 아팠던 것 같습니다. 그랬다가 가을에 나주목사로 임명되지만 곧 쫓겨나고, 11월엔 과거 시험 심사위원이 되었다가 조카와 조카사위를 뽑는 바람에 다시 의금부에 끌려가고, 12월에는 전라도 함열로 귀양을 가니 말입니다. 몸이 아파 사신 노릇을 할 수 없다는 건 결코 죄가 될 게 없습니다. 그러나 어떻게든 허균을 트집 잡았던 반대파들은 그조차 허균의 꾀병이라 몰아붙이고 임금을 무시한 죄로 벌을 주었습니다. --- pp.63-67

책을 벗 삼아

붓이란 오로지
시름이나 적고

즐거움은
돈으로 부르는 것인가.

세상의 정이란 것이
몹시도 삭막하여

내 길은 나날이
더 어렵기만 하다.

긴긴 밤
은하수도 어두워져

산마다
눈비 내려 차가우니

작은 등잔불만이
내 듬직한 벗

옛글을 비추어
환히 읽게 해 주는구나.

앞서 얘기했지만 허균은 중국에 사신으로 여러 번 다녀왔습니다. 그때는 외국과의 무역이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함부로 조선의 물건을 가져다 팔거나 중국의 물건을 사 올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사신들의 경우는 여비를 나라에서 모두 댈 수 없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물건을 가져가 팔아서 여비를 만들도록 하기도 했습니다. 일종의 자유 무역의 권리를 준 것이지요. 그래서 사신들은 오가면서 인삼 같은 우리의 특산품을 가지고 가 큰돈을 벌어오기도 했답니다. 그러나 허균은 중국에 다녀올 때마다 있는 돈을 다 퍼부어 책을 사 가지고 왔습니다. 심지어는 집안의 돈을 다 긁어 가 몇 수레나 되는 책을 사 온 일도 있었답니다. 미국에 출장 간 사람이 책만 몇 십 상자 사 왔다고 생각해 봐요, 그것도 재산을 다 털어서! --- pp.77-81

손곡 선생님

머리가 온통
하얘질 때까지

손곡 선생은
시를 읊었네.

시마다
어찌 아름다운지

당나라 유장경도
저리 가라네.

지금 사람들은
겉만 보고서

어리석다
손가락질에 비웃지만

강물은
만고에 흐르리니

어찌 그것을
막을 수 있으랴.

손곡은 우수한 시인이었지만 서자 출신이라 벼슬길엔 나설 수가 없어서 평생을 가난하고 불우하게 보냈어요. 거기다 몹시 형편없는 모습으로 다녀서 세상 사람들의 비웃음을 받았습니다. 허균은 그런 바보 같은 세상에 일침을 놓으면서 손곡의 시가 강물처럼 오래오래 살아남을 거라 예언한 것이지요. 허균의 예언대로 손곡의 시는 지금까지도 아름답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허균은 손곡처럼 뛰어난 인재가 과거에 응시도 할 수 없는 조선의 제도를 아주 불쾌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평생 그런 제도를 고치려고 애썼답니다. 하지만 손곡의 시를 인정하면서도 허균은 자신의 시에 대해서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허균이 스승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이런 허균의 생각이 잘 드러나 있지요. --- p.106-110

본 적이 있어야지
_궁사宮詞에서


세숫대야 올리고
부엌이나 지키면서

섬돌 앞에 무릎 꿇고
술상이나 올렸으니

궁 안에서 임금님을 만나도
피하지도 않는다네.

평생 본 적이 없으니
용안을 알 수가 있나.

허균이 쓴〈궁사〉중에는 특히 궁녀의 외로움이나 안타까운 생활에 대한 시가 많이 들어 있습니다. 그의 누이인 허난설헌도 궁녀의 삶을 안타깝게 여겨 시를 지었지만, 허균으로 말하자면 늙은 궁녀에게 많은 이야기를 직접 듣기도 했고 높은 벼슬아치로 궁에 들어가 임금과 상대하며 궁녀들을 관찰할 수도 있었으니까요.
허균이 쓴〈궁사〉중에는 특히 궁녀의 외로움이나 안타까운 생활에 대한 시가 많이 들어 있습니다. 그의 누이인 허난설헌도 궁녀의 삶을 안타깝게 여겨 시를 지었지만, 허균으로 말하자면 늙은 궁녀에게 많은 이야기를 직접 듣기도 했고 높은 벼슬아치로 궁에 들어가 임금과 상대하며 궁녀들을 관찰할 수도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이 시는〈궁사〉중에서도 그 쓸쓸한 삶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는, 임금의 여자로 궁궐에 들어가 일하지만 실제로는 임금의 얼굴조차 본 적이 없어서 궁궐 안에서 지나다 임금과 부딪쳐도 피하지도 않는다는 우스운 상황을 발랄하게 들려줍니다. 어찌 보면 매우 모순된 이 상황이 그 자체로 딱하고 기가 막히지만, 허균의 솜씨는 그것을 재미나게 그려 내고 있습니다. 농담 잘하고 짓궂은 허균의 감성이 슬쩍 엿보이는 것 같지요? --- pp.171-173

손님을 보내고 홀로 앉아

책은 쌓여 있고
화롯불 훈훈하니

시끌벅적 소리
사라지고 고요하여

쓸쓸하기가
신선이 사는 집 같다.

섬돌을 쪼이는 햇살은
매화 꽃술을 덥히고,

방을 두드리는 서늘한 바람은
버들꽃을 떨어뜨린다.

붓 던진 지 오래라
벼루는 말라붙었고,

찻물이 끓었으니
차나 한잔 마셔 볼까.

외진 곳이라
오가는 이 없다 하겠지만

산벌들이 하루 두 번
꼬박꼬박 인사를 온다.

손님들이 가고 나자 고요하고 쓸쓸해진 방 안이 신선 사는 집처럼 느껴집니다. 그래도 매화의 꽃술을 덥혀 주는 따스한 햇살이 있고, 버들꽃을 하르르 떨어뜨리는 선선한 바람이 있습니다. 귀양살이의 답답함 때문일까요? 그렇게 붓 들기 좋아하는 허균이 붓 던진 지 오래라고 하였습니다. 벼루는 말라붙어 있지만 찻물은 보글보글 끓고 있습니다. 찻물이 끓었으니 고요히 홀로 차나 한잔 마셔 보려고 합니다. 비록 귀양살이의 한 풍경이나, 이 그림은 크게 쓸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런 생활을 즐기는 시인의 여유가 묻어나옵니다. 이런 생활이야말로 허균이 마음 깊이 꿈꾸는 또 하나의 이상 생활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요? --- pp.188-191

다시는 시를 읊지 않으리라

마흔하고도 세 해를
글 짓는 데 매달려

헛된 마음고생에
천금을 다 털어 부었다.

시와 산문 열 권을
막 옮겨 적어 끝냈으니

앞으로 다시는
글을 읊지 않으리라.

이 시는 허균이 자신의 문집을 엮으며 마지막으로 쓴 시입니다. 실제로 허균은 이 시 이후 거의 시를 쓰지 않습니다. 그가 ‘다시는 글을 쓰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 절친한 벗 권필의 죽음 때문이었습니다. … 언제나 무엇이든 느끼고 생각한 것을 글이나 시로 남겼던 허균이 붓을 꺾었다는 것은 우리로선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후 그의 인생은 그때까지의 인생과는 전혀 다르게 바뀌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그 뒤 그는 서얼 출신들의 역적모의에 관련되었다는 무서운 의심을 받지만, 간신히 위기를 넘기게 됩니다. 그 일을 겪자, 그는 그때까지 철저하게 경멸해 왔던 당시의 권력가 이이첨과 손을 잡고, 그전까지 보였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정치의 길을 걷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느껴지는 그의 마음속 깊은 변화에 대해서는 그가 남긴 글이 없기에 우리로선 미루어 추측만 할 수 있을 따름입니다.
--- pp.247-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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