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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고양이 연립주택 1

이상한 고양이 연립주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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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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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8년 06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40쪽 | 128*188*24mm
ISBN13 9791188793266
ISBN10 1188793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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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석은 삼색 털 줄무늬라고 불리는 하얀색에 갈색과 고등어색 문양의 수고양이로, 삼색 털 수컷은 극히 드물다.
성묘치고는 몸집이 다소 조그맣기는 하지만, 늘씬한 체구에 세련되고 늠름한 얼굴 생김새, 결 좋고 윤이 나는 털, 게다가 푸른빛이 감도는 고등어 줄무늬는 출중한 아리따움을 뽐낸다.
어딘가의 영주님, 공주님이 기르는 고양이라 해도 이러하랴 여겨질 만한 미묘(美猫)였다.
이 수고양이가 인간님을 제쳐 놓고 연립주택에서 가장 높은 지위에 있다면 어떨까. 흔히 말하는 ‘겉보기만으로는 알 수 없다’는 말과는 어딘가 다른 느낌이지 않은가.
예의 연립주택은 네즈 신사 문 앞 마을의 도로와 도랑못을 사이에 두고 동남쪽, 미야나가 초(町)에 위치했다. 넓이는 게딱지만 해도 흙바닥 부엌에 중문까지 나름 구색을 갖춘 연립주택으로, 『사바(鯖) 연립주택』이라고 불렸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한 미묘에게도 명색이나마 주인 행세를 하는 남자가 있었다.
“아야야.”
맑게 갠 상쾌한 초여름 날의 아침, 태평스러운 비명이 들렸다. 대문의 좌측으로 쭉 나아간 끝에 있는 방이다.
“녀석아, 사바. 아프잖냐.”
연립주택의 통칭마저 바꾸게 한 집고양이─사바에게 오른쪽 손바닥을 '덥석' 물린 채, 머리카락을 모두 뒤로 빗어 넘겨서 묶은 남자가 느긋하게 불평을 늘어놓았다.
나이는 대략 서른 중반쯤. 해쓱하지만 오똑한 코에 갸름한 얼굴, 눈꼬리가 처진 실눈, 연지를 바른 듯한 입술은 눈과 마찬가지로 위도 아래도 얇다.
안 팔리는 화가, 아오이테이 슈라쿠였다.
“인마, 테루 씨한테 방금 전에 가다랑어를 받아 먹었잖냐.”
이웃집의 테루가 ‘사바 대장, 어젯밤에 먹은 가다랑어가 남았는데 먹을래?’라고 건넨 말에 사바가 기분 좋게 ‘야옹~’ 대답했던 울음소리를 얇은 벽 너머로 막 들은 참이었다.
작은 엄니가 손등을 ‘꾹’ 파고들었다.
“아야야. 예예, 아침밥 차려 드려야죠.”
─이제야 알아들었나.
개암 색 눈으로 거드름 부리듯 슈라쿠를 올려 보며 사바는 턱의 힘을 빼냈다.
슈라쿠가 오른쪽 손을 팔랑팔랑 흔들면서 불평한다.
“굳이 안 깨물어도 ‘말로 하면’ 알아들을 텐데. 오른손을 못 쓰게 되면 어쩔 셈이냐.”
냅다 물거나 발톱을 세우는 짓은 어지간한 일이 아닌 한 슈라쿠에게만 그리할 뿐, 사바는 난폭한 고양이가 아니었다.
물론 관리인도 집주인도 아니다.
그런데도 어째서인지 거들먹거린다.
사바가 지나가면 널빤지를 깔아 놓은 좁은 통로에서도 사람들이 옆으로 비켜 준다.
볕이 잘 드는 장소에서 멈춰 서면 선객이 사바에게 자리를 양보한다.
선물로 받은 먹거리를 나누어 줄 때면 어떤 종류든 간에 머릿수의 제일 첫 번째로 들어가 있다.
생선을 훔치는 다른 고양이는 물론이고 들개마저도 연립주택의 대문을 넘어오지 못한다.
한밤에 신경질적으로 터져 나오는 갓난아이의 울음도, 주민들의 도가 지나친 잡담도 사바가 한 번 소리를 내면 뚝 멈춘다.
도저히 고양이 같지 않은 이상한 박력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만, 대체 사바의 무엇이 저런 결과를 불러일으키는지 슈라쿠는 알 수가 없었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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