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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의 시

테러의 시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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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1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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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00 (10%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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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19쪽 | 318g | 128*188*20mm
ISBN13 9788937484360
ISBN10 893748436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내려다본 도시는 사막과 구별되지 않는다. 끝없이 늘어선 가로등은 먼지를 잔뜩 뒤집어쓴 채 말라 죽은 선인장처럼 보인다. 모래가 눈꽃처럼 흩날리는 거리를 가로등 불빛이 희미하게 비춘다. 도시 전체가 노란 꿈에 잠겨 있는 듯하다. 그것은 한 가지 색에 사로잡힌 채 서서히 잠드는 도시에 대한 이야기.
노랗고 거대한 꿈이 도시를 모래 속으로 파묻는다.
드문드문 보이는 나무는 녹색을 잃은 지 오래다. 그 너머로 보이는 공장은 회색을 잃은 지 오래다. 공장의 굴뚝에서 피어나는 연기는 흰색을 잃은 지 오래다. 노란 연기 위로 모래가 흩날린다. 주먹보다 큰 모래 뭉치가 너무 익은 과일처럼 바닥으로 툭툭 떨어진다. 터져 나온 모래가 피처럼 바닥을 적신다. --- p.9

길은 하늘과 구별되지 않는다. 하늘은 모래와 구별되지 않는다. 모래는 도시와 구별되지 않는다. 노란 꿈이 절정에 닿아 있다. 차가 모래 속에서 전진한다. 모래가 차 위로 전진한다. 커튼 속 여자들이 어둠 속에서 꿈틀거린다. 갑자기, 굉음과 함께 차가 살짝 흔들린다. 여자가 뒤를 돌아본다. 그들이 방금 빠져나온 집이 무너져 내린 것이 보인다.
무너져 내린 집에서 동물의 커다란 비명 소리가 들려온다.
여자가 웃음을 터뜨린다. 남자도 웃음을 터뜨린다. 차가 모래로 덮인 길을 전속력으로 달려 나간다. 그리고 제니가 웃는다. 찢어진 커튼 속에서 제니가 웃는다. --- p.20

가끔 여전히 꿈을 꾸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거긴 어떤 나라 어떤 도시 어떤 건물 어떤 방이 아니라 제니의 머릿속 상상의 방이라고. 진짜 제니는 오래전에 아빠, 집, 돼지와 함께 죽어 버렸으며 이것은 모두 죽어 버린 제니의 머릿속에 고여 있는 꿈의 일부라고. 혹은, 이 모든 것이, 아빠, 집, 돼지, 그리고 제니와 꿈, 죽음까지도 누군가의 상상일지 모른다고. --- p.30

우리가 여기 있는 건 다 그놈의 돈 때문이다.
핑크가 핑크색 립스틱을 바르다 말고 말한다. 그러자 다른 여자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제니는 이해할 수 없다. 돈 때문이라니, 그건 대체 무슨 말인가? 돈이 우리를 때리는가? 돈이 우리를 가두었나? 그것은 열쇠인가? 저 문인가? 저 창문에 달린 쇠창살인가?
맞아요. 돈이 우리를 여기로 데리고 왔어요. 돈이 우리를 여기 가두었어요. 모든 게 다 돈 때문이에요. 그것 때문에 우리는 갇혀 있고 얻어맞고 창녀가 된 거죠.
--- pp.40-41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서울 외곽의 불법 섹스 클럽에서 일하는 제니는 조선족이다. 그녀는 어린 시절, 돼지우리에서 키워졌고, 아버지에게 강간당했으며, 아버지에 의해 서울로 팔려 와 창녀가 된다. 클럽에는 제니처럼 각국에서 팔려 온 여자들로 가득하다. 어느 날 광란의 섹스 파티에서 고위 공무원인 정 박사를 만나게 된다. 이혼 후 아이 셋과 함께 사는 정 박사는 제니를 클럽에서 빼내어 자신의 가정부로 고용한다. 막내아들 재준의 과외 선생인 영국인 불법체류자 리와 사랑에 빠지게 된 제니는 리와 함께 도망쳐 나온다. 리는 마약 딜러였던 아버지 밑에서 개처럼 길러졌고,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영국을 떠나 세계 여기저기를 떠돌며 마약중독자로 살아왔다. ‘페스카마 15호’라는 빈민촌에서 제니는 리와 함께 마약에 중독되어 살아간다. 재개발 지역인 페스카마 15호가 강제 철거 당하고, 갈 곳을 잃은 제니와 리는 도심의 고시원에서 살기 시작한다. 알고 지내던 조선족 여인을 따라 한 교회의 철야 기도회에 참석한다. 그 자리에서 제니와 리는 자신들의 비참한 삶을 털어놓으며 간증을 하게 된다. 제니가 일했던 섹스 클럽의 사장인 목사는 이 둘을 이용하여 전국 각지의 교회를 돌며 간증을 하게 하고 그 대가로 돈을 준다. 그러던 중 한 교회에서 정 박사를 만나게 되고, 제니를 다시 데려가려고 한다. 목사는 제니를 돌려줄 수 없다고 말하며 그녀를 다시 클럽으로 되돌려 보낸다. 그곳에서 제니는 더 많은 약에 취해 점점 망가져 간다. 목사는 제니를 외딴섬으로 팔아먹으려 하고, 제니는 클럽에서 도망친다. 제니는 교회에서 또다시 간증을 시작한다. 무대 한가운데 목사가 묶여 있다. 제니는 목사의 몸에 기름을 붓고 불을 댕긴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김사과의 그로테스크는, 시쳇말로, 쩐다. 그래서 나는 그의 소설이 슬프고 아슬아슬하다. 쩐 그로테스크는 ‘상상력의 병’에 감염된 사람에게서만 나온다. 상상력의 병이란 물론 상상력에 혐의를 품고 추궁할 때 쓰곤 하는 말이다. 소설은 세계를 허구적으로 상상한다. 그렇지만 그 상상이란 것이 병적이리만치 심해질 때, 세계는 상상의 힘을 빌려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숨는다. 세계를 숨기는 소설은 나쁠 것이다. 그렇지만 모두 그렇지는 않다. 결과적으로 소설이 세계를 은폐하고 말았다는 것과 세계를 숨기는 몸짓을 통해 외려 그 세계를 드러내고 마는 것은, 윤리적으로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전자가 아무것도 말할 것이 없는 불투명한 세계 앞에서 주저앉는 것이라면, 뒤엣것은 세계를 상상하는 몸짓 자체에 주력한다. 김사과의 소설이 낯설다면 이는 현실보다는 언어에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그의 소설을 읽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세계를 보여 주는 소설은 솔직히 거의 시시해졌다. 그렇지만 세계가 숨어 있다고 말하면서 말의 능력과 무능력을 시험하는 소설은 흥미롭다. 『테러의 시』와 함께 세계의 병든 언어를 견디자.
서동진 (문학평론가, 계원디자인예술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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