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중국은 사회주의 현대화 실현을 위해 양적 성장에 집중했다. 덩샤오핑 시기나 장쩌민 시기, 그리고 후진타오 시기도 총량의 규모를 확대하는 방향성에서는 별 차이가 없었다. 즉 총량 지표의 성장이라는 규모의 시각에서 중국 사회주의를 사고했다. 그러나 19대 이후 중국공산당이 천명한 ‘새로운 시기’, ‘새로운 사상’은 중국이 이제 더 이상 총량 수치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건설의 시기에서나 통용되는 사회주의 노선을 가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 새로운 길이 바로 〈보고〉에서 언급하는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이다. --- p.18
사상적·철학적 논의를 통해 국면 전환을 이뤘던 장면들은 중국정치의 역동성을 보여준다. 물론 여전히 중국정치는 소위 글로벌 보편성과 중국적 특수성 간의 긴장관계에 놓여 있다. 이 국면을 타개해야 할 주체가 대안정당을 용인하지 않는 중국공산당이라는 점에서 정치의 퇴행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이러한 퇴행의 모습은 집단지도체제의 변용의 폭과 깊이, 그리고 속도에 대한 당원과 민심의 이반으로 더욱 가속화될 수도 있다. 최근 시진핑 주석의 헌법 수정과 개인 권력 강화를 통해서 빚어지고 있는 집단권력과 개인권력에 대한 논쟁이 이를 잘 웅변해주고 있다. --- p.119~120
개혁개방 이후에 태어나 ‘바링허우(80後)’ 혹은 ‘주링허우(90後)’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청년 세대의 빈곤은 ‘빈곤 2세대(貧二代)’, ‘부 2세대(富二代)’, ‘관직 2세대(官二代)’와 같은 용어의 유행에서 보듯 세습의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중략) 그들의 부모세대가 단위체제하에서 직업과 주택을 당연한 권리로 배분받았던 것과 달리, 청년 세대에게 취업과 주택은 생존을 위해 반드시 쟁취해야 할 과제가 되었다. 대학정원을 갑자기 확충한 정부의 교육개혁, 부동산 개방, 인플레이션 등으로 무한경쟁과 빈부격차가 증폭되면서 부모의 경제력과 사회적, 정치적 자본에 기댈 수 없는 청년들은 쉽게 ‘빈곤 2세대’로 전락하고 있다. 이 ‘빈곤 2세대’ 중 도시로 이주한 농촌 노동자의 후속 세대인 ‘신세대 농민공(新生代農民工)’이 상당수를 차지한다는 점은 중국사회에 뿌리 깊은 도농격차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 p.318
알리바바, 텐센트 등이 이끈 모바일 IT는 소비시장을 바꿔가고 있다. 2017년 솽스이(雙十一, 11월 11일, 알리바바가 기획한 쇼핑데이) 때 1일 총 거래액은 1,682억 위안, 우리 돈 약 28조 3,000억 원에 이른 것으로 보도됐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아마존 프라임데이를 합친 것보다 3배 이상 큰 규모다. 거래액의 규모도 규모지만 더 놀라운 것은 거래를 가능하게 한 백단의 기술력이다. (중략) 무인물류센터에서는 로봇이 제품을 분류하고, 멀리 산간 지역은 드론이 상품을 배달한다. 각 물류창고는 빅데이터를 통해 추출된 예상 주문량에 따라 사전에 물품을 확보해놓고 주문을 기다린다. (중략) 이날 이뤄진 결제 건수는 14억 8,000만 건이다. 컴퓨터가 초당 약 32만 5,000건의 주문을 받고, 1만 7,000건의 결제를 처리했다. (중략) 자체 개발한 클라우드 컴퓨팅 엔진인 압사라(Apsara)는 수십억 개의 상품을 고객이 빠르고 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스스로 검색 알고리즘을 개선한다. 제4차 산업혁명 기술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셈이다. --- p.425~426
2018년 중국 헌법 수정안은 2004년 이후 약 14년 만의 개정이다. 2018년 1월 19일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2차 전체회의에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개헌안으로 결정했고, 2018년 2월 27일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에서 ‘헌법 수정안’을 전국인대에 건의했다. 2018년 3월 11일 13기 전국인대 전체회의에서 헌법 수정안이 절대적인 찬성으로 통과되었다. 헌법 수정안의 주요 내용으로는 ‘과학발전관’과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 명기, 국가주석 3연임 금지 조항의 삭제(제79조 3항), ‘감찰위원회’ 제도 신설(제7절, 123~127조) 등을 그 핵심적 내용으로 하고 있다. 특히 헌법 제1조 2항 후단에 “중국공산당 영도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 최고의 본질적 특징이다”라고 명시하여 중국공산당을 헌법상의 영구집권당으로 새로 규정했다.
--- p.444~4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