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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처럼 걸었다

셰익스피어처럼 걸었다

: 런던에 스민 그의 흔적을 쫓는 집요한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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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8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51쪽 | 534g | 138*204*30mm
ISBN13 9788955611397
ISBN10 8955611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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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전의 일부는 ‘치외법권 지역’이었다. 합법적으로 이 지역은 런던시 법의 관할권에서 면제됨을 의미했다. 이런 혜택을 톡톡히 본 이들이 바로 극단의 배우들이었다. 공공 오락을 법으로 금지했던 시기에 극단들은 치외법권 내에서 공연을 하거나 도시 변두리를 기웃거려야 했다. 어떻게든 쇼는 계속되었다.
--- p.57

당시 배우들은 후원자의 보호가 반드시 필요했다. 1594년에 공표된 ‘뜨내기 법’은 유랑극단으로 떠돌던 배우들의 신분을 위협했다. 불시에 심문에라도 걸려 정확한 소속을 대지 못한다면 뭇매를 맞거나 감옥에 갇히는 위험이 늘 도사렸다. 또한 런던시를 관리하던 공무원들에게 극장은 골칫거리였다. 사람들이 모이는 극장에서는 언제나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고, 전염병의 위험도 도사리고 있었다. 궁정의 보호가 없었다면 극단들은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극단들은 관리 당국의 감시가 심해지자 극장에서 공연을 하면서도 궁정 공연의 리허설이라고 위장했다.
--- p.62

버로우 하이 거리를 걷다 보면 ‘하이high’ 라는 이름처럼 다른 지역보다 지대가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로마인들이 도로의 원활한 배수를 위해 이렇게 길을 만들었다. 이렇게 도시 곳곳에는 로마인들의 흔적이 지금도 남아 있다.
--- p.85

여관이 극장의 역할을 대체했던 시절을 짐작케 하는 재미있는 단어가 지금까지도 몇 개 남아 있다. 흔히 여관 주인을 하우스키퍼housekeepr(집주인)라고 불렀는데 이런 이유 때문인지, 객석 조명을 낮출 때 ‘하우스라이트houselight(집안 조명)’를 낮추라고 말하고, 공연장이 만원일 때는 ‘풀 하우스full house(집이 가득 찼다)’라는 표현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 p.88

엘리자베스 시대의 의복 문화는 계급에 따라 엄격히 구분되었다. 상류층의 거물과 노동자가 같은 옷을 입는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런 엄격한 규제들에서도 자유로운 곳이 오직 한 곳 있었으니, 바로 무대. 배우들은 극장 안에서 마음 놓고 실크 드레스를 입고 귀족과 왕가 행세를 했다. 셰익스피어가 속해 있던 국왕 극단의 배우들도 제임스 1세가 선물한 아름다운 실크 원단으로 무대 의상을 만들어 입고 조금은 우쭐댔을 것이다. 하지만 무대 밖으로 옷을 입고 나갔다가는 엄벌에 처해졌다.
--- p.202

배우들의 음란한 말장난과 매춘 여성들의 수작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지는 극장은 그들의 눈에 악의 소굴이었다. 더 참을 수 없었던 것은 극장이 셰익스피어 시대에도 여전히 중대한 범죄였던 ‘남색’의 온상이었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엘리자베스 여왕은 셰익스피어와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편이었다. 여왕 자신이 열렬한 연극 팬이기도 했지만 더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 여왕의 정부가 극장 운영 허가를 내주고 필요한 물건들의 제조와 판매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었으니 공연 금지 신청을 허락할 리가 없었다.
--- p.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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