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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바람이 분다

지금도, 바람이 분다

: 삶과 꿈 그리고 늙어감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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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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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8년 10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336g | 135*205*20mm
ISBN13 9788931011210
ISBN10 893101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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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수를 누리면 언젠가 은빛 머리카락마저 성근 노인이 되어 황혼 녘을 바라볼 때가 올 것이다. 내가 여전히 젊다고 여기면 인생의 황혼 녘에 저무는 해를 바라볼 때의 심정으로 현실을 사는 내 인생을 한번쯤 관조해보면 어떨까. 그때의 심정에서 우러나오는 대로 남은 생을 산다면 좀 더 무욕에 가까운 자세로 오늘, 지금이라는 현실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람은 때가 좀 이르든 다소 늦든 언젠가 세상을 떠나고,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이 만고불변의 진리 아닌가.
---「물결 따라 살고 세상과 다투지 않는다」중에서

우리가 흔히 듣는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마태오복음서〉 22장 39절)는 말에 우선 밑줄을 긋는다면, 바로 ‘너 자신처럼’일 것이다. 네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어떻게? ‘너 자신처럼’. 무엇보다 먼저 이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인 나를 ‘있는 그대로’ 너그럽게 인정하고 포옹하자. 그러면 거기서 평정을 얻고 기쁨이 솟아난다. 그때 비로소 나를 아끼고 사랑하며, 나와 관계를 형성하는 남을 제대로 사랑하는 빛나는 존재, 기쁨을 발산하는 존재가 될 것이다.
---「부정적 감정을 다스리다」중에서

우리는 지구라는 배를 함께 타고 우주의 어느 작디작은 지점의 주위를 항행하는 여행객이다. 끊임없이 항행하는 이 작은 배 위에서 새로운 생명이 나타나는가 하면, 늙고 지친 생명이 자취를 감춘다. 이렇게 생성과 소멸 혹은 탄생과 죽음이 교차하는 가운데, 우리가 탑승한 지구호는 유유히 자기의 길(궤도)을 따라 돈다. 마치 자기의 미래와 목적지를 잘 안다는 듯이 말이다. 소박한 바람이 있다면 공동 운명체로 한 배를 탄 뭇 생명이 관심과 배려로 서로 챙겨주며, 짧은 생에 두 번 다시 함께할 수 없는 이 여정을 잘 마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천둥과 번개가 주는 상념」중에서

나라 잃은 백성이라는 것 외에 자기 탓이 전혀 없는데도, 잘못된 사회의 통념에 압도되어 오랜 세월 괜히 얼굴 한 번 제대로 들지 못하고 살다가 세상을 떠나신 할머니들 영전에 삼가 명복을 빈다. 아직 생존해 계셔서 나눔의집에 모여 서로 등받이가 되어주는 할머니들을 비롯하여, 혹시라도 이 하늘 아래 어느 그늘진 곳에서 여전히 외롭게 살아가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할머니들이 계시다면, 그동안 제대로 된 위로와 사과와 보상을 받지 못하신 그분들 모두 과거의 상처가 치유되고 여생은 밝은 태양 아래서 마음껏 사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위안부와 국가의 주권」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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