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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 번의 생사

오천 번의 생사

[ 양장 ]
리뷰 총점7.5 리뷰 11건 | 판매지수 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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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top10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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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0월 2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366g | 133*195*20mm
ISBN13 9788955612349
ISBN10 895561234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그럴 때 나는 마치 그것이 자신의 병이나 되는 듯이 그 사내에게 토마토는 대체 뭐였을까, 편지에는 그 사내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이 쓰여 있었을까, 하고 생각에 잠긴다. 그 편지는 분명 이타미 고야의 커다란 교차로 아스팔트 밑에 지금도 묻혀 있다고 나는 확신한다. 토마토를 봐도 그때의 일이 떠올라 슬퍼지지는 않는다. 핏덩이 같았던 썩은 토마토 다섯 개의 영상이 나를 섬뜩하게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나는 그 이후 토마토를 단 한 조각도 먹은 적이 없다.
---「토마토 이야기」중에서

나는 어머니의 조그마한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살아도 좋고 죽어도 좋다는 어머니의 말이 가슴속 가득히 퍼져나갔다. 나는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어머니가 한 그 말을 가슴속에서 중얼거렸다. 어머니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음이 틀림없다고 느꼈다. 눈물이 나와 불꽃이 번져 보였다. 나는 고모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손가락으로 살짝 눈물을 닦았지만, 계속해서 흘러 떨어졌다. 슬픈 건 아니었다.
---「눈썹 그리는 먹」중에서

……어렸을 때의 자신을 떠올려보세요, 하고. 순진무구했던 시절, 마음속에 미래의 행복밖에 그리지 않았던 시절, 비도 천둥도, 견디기 힘든 더위나 추위도 자신을 비호해줄 사람의 품으로 기어들 적당한 재료였던 시절. 그런 시절의 자신을 떠올린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런 시절로 돌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향수는 실의에 누름돌을 올릴 뿐이지 않은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내 마음속에는 곧 어렴풋이 어렸을 때의 일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것은 아무래도 선명한 영상이 되지 않았다. 이것저것 모든 게 안개 너머의 부유물처럼 불쾌하게 흔들릴 뿐이었다.
---「힘」중에서

“오천 번 정도가 아니야. 오만 번, 오십만 번, 아니 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나는 죽어왔어. 맹렬하게 살고 싶어진 순간 그걸 확실히 알 수 있지. 그 대신 죽고 싶을 때는 자신이 태어나기 전의 일은 전혀 생각나지 않아. 수십만 번이나 다시 태어난 것을 알 수 없게 되는 거지.”
---「오천 번의 생사」중에서

친구가 죽었을지도 몰라서……. 목소리를 내면 무심코 이렇게 말해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콘크리트 바닥에 서서 물웅덩이를 피해 광명반점에서 원통사 거리로 가랑이를 크게 벌리고 성큼성큼 나갔다가 몇 대의 자전거 무리에 휩쓸렸고, 이어서 마차의 짐칸에 부딪혔다. 잠깐 동안 나는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쿤밍·원통사 거리」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토마토 이야기」
그동안 했던 아르바이트 중 가장 힘들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나’는 대학생 시절을 떠올린다. 새벽까지 공사 현장의 차량을 통제하는 일도 힘들었지만, 그곳에서 겪은 일이 마음 깊숙이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되어 빚으로 남아 있다. 토마토에 각별한 사연이 있던 남자가 마지막 유언처럼 부탁한 편지를 부치지 못한 일이.

「눈썹 그리는 먹」
머리도 눈썹도 하얗게 새어버린 어머니는 매일 밤 정성껏 검은색으로 눈썹을 그린다. 그런 어머니와 요양온 가루이자와에서 ‘나’는 어머니가 암에 걸렸다는 걸 알게 된다. 죽어도 상관없다는 담담한 어머니와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나’의 먹먹한 마음이 교차한다.

「힘」
아내의 유산, 거래의 결렬, 배상금 마련…… 여러 가지 일들로 기력을 잃은 ‘나’는 우연히 들어간 공원에서 노을 진 분수대를 바라보며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부모님의 이야깃거리였던 그 일은 ‘나’에게도 특별한 기억으로 다가온다.

「오천 번의 생사」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빚 독촉에 시달리던 ‘나’는 결국 친구가 거금을 주고 사겠다고 한 아버지의 유품을 팔기로 하고 친구를 찾아간다. 하지만 친구는 만나지 못하고, 추운 겨울 돈 한 푼 없이 먼 길을 걸어 돌아가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아득한 길을 무작정 걷던 ‘나’는 ‘하루에도 오천 번씩 죽고 싶어지기도 살고 싶어지기도 하는’ 남자를 만난다.

「알코올 형제」
회사의 공산당 노조인 시마다와 사측 노조를 준비하는 ‘나’가 만난 술자리. 입사 동기인 둘은 허심탄회하게 옛일과 서로에 대한 호감을 털어놓는다. 세상에는 통용되지 않지만 ‘상냥해지면 된다’는 시마다의 말에 나는 공감하지만, 대립 관계에 있는 두 사람은 과연 서로에게 상냥해질 수 있을까?

「복수」
경마 빚을 진 평범한 회사원인 ‘나’의 앞에, 고등학교 시절 친구였던 미쓰오카가 나타난다. 고등학교를 퇴학한 후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친구인 미쓰오카는 야쿠자 보스가 되어 있었다. 그는 ‘나’에게 그들을 괴롭히고 결국 미쓰오카를 퇴학시킨 선생에게 복수하자는 제안을 해온다.

「양동이 밑판」
대기업을 그만두고 집 근처의 작은 철물점에서 일하게 된 것은 차나 전철을 타면 발작을 일으키는 병에 걸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철물점 일은 ‘나’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발작과 먹여 살려야 하는 가족. 아무 도움 없이 홀로 감당해야 하는 삶이 내 앞에 있다.

「보라색 두건」
소노코의 시체를 발견한 날은 북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나라로 돌아가는 날이었다. 어린 우리는 어른들의 생각에 의해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헤어져야 한다. 거짓말을 잘해 따돌림을 당하면서도 곧잘 이야기를 지어내 친구들에게 들려주던 ‘사루공’은 떠나기 전 ‘나’에게 거짓말이 아니라며 소노코의 비밀을 이야기한다.

「쿤밍·원통사 거리」
어렸을 적 막역하던 친구가 불치병에 걸려 여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지만 ‘나’는 병문안을 갈 용기를 내지 못하고 예정대로 중국 여행을 떠난다. 어렸을 적 동네와 닮은 중국의 거리에서 ‘나’는 친구를 떠올리며 그에게 부치지 못할 편지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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