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교회 그리스도의 찬송시로 알려진 빌립보서 2:5-11의 말씀에 대한 신학적 논고와 주석과 설교가 가히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지만 정작 실체적 진리인 지혜(디다케)와 적용적 은혜인 선포(케리그마)를 아우르는 작품은 흔치 않습니다. 흔히 말하듯 교리를 잡으면 삶이 숨고 삶을 잡으면 교리가 숨는 형국인 것입니다. 그런데 본서에서는 이 둘 모두가 아름답고도 견실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곧 ‘교리적 삶’ 혹은 ‘삶의 교리’에 대한 이야기가 잔잔하게 기술되어 있습니다. 본서는 ‘그리스도의 마음’과 ‘하나님의 행함’이라는 이름의 두 부분으로 대별됩니다. ‘그리스도의 마음’은 하나님이 우리 안에서 거저 빚어주시고 빛나게 닦아주시는 선물입니다. 우리는 불가항력적인 은혜로 이 마음을 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아들이 자기를 비우고 낮춰 사람의 아들이 되시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아들이자 사람의 아들로서 죽기까지 복종하시는 마음입니다. ‘하나님의 행함’은 아들이 다 이룬 의를 아버지가 기뻐하고 받아주시는 것입니다. 이것이 아들에게 영화가 됩니다. 아들의 영화는 아버지의 뜻을 이루고 그분의 인정을 받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뜻은 자기 아들을 속죄의 값으로 내주며 자기 백성을 구원하시는 것입니다. 아들의 영화는 그와 함께 자녀가 된 우리의 영화의 첫 열매가 됩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마음을 지닌 우리가 그와 함께 높임을 받게 되는 길이 열립니다. 본서에서 저자는 이러한 은혜를 누리는 성도의 삶을 다룸에 있어서 그 시야를 단지 개개인의 인격적 차원에 국한시키지 않고 교회적 차원으로 넓게 확장합니다. 그리하여 독자로 하여금 한 개인으로서뿐 아니라 교회의 지체로서 ‘그리스도의 마음’과 ‘하나님의 행함’을 동시에 헤아려볼 기회를 얻게 합니다. 본서의 가장 큰 장점이 여기에 있습니다. 박순용 목사님은 교회의 가르침과 설교를 긴밀히 하나로 묶어내고 그 가운데서 언약적 삶의 열매를 추구하는 가히 ‘선구적’ 목회를 꿋꿋하게 감당하고 계십니다. 이는 현 시류로야 드문 일이지만 참 교회의 제일 표지를 제대로 구현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지극히 ‘본연적’입니다. 본서에서 우리는 나시고 죽으시고 부활하시고 하늘에 오르신 그때의 그리스도의 마음과 우리가 품고 있는 지금의 그리스도의 마음을 서로 비춰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디베랴 호수의 베드로가 그랬듯이 양을 먹이고 치라는 소명을 받고 띠를 졸라매는 어느 한 목회자의 마음도 행간을 통하여 읽게 되는 준엄한 즐거움도 누리게 될 것입니다.
- 문병호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조직신학 교수)
박순용 목사님의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을 품으라』는 오늘날 기독교를 포함하여 세상 곳곳을 휘저으며 마구잡이로 폭력을 휘두르는 인본주의의 횡포에 강력한 제동을 건다. 세상은 말할 것도 없이 심지어 기독교 안에서도 인간적인 자아 중심성이 지배력을 확장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채우기만 하려는 것, 높아지려고만 하는 것, 스스로 하나님이 되고자 하는 것, 자기의 삶을 위해 남의 삶을 짓밟는 것… 이런 것들 말이다. 이런 악질적인 상황에서 빌립보서의 「그리스도 찬양시」를 해설하는 박순용 목사님의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을 품으라』는 아주 효과 있는 검진이며 동시에 치료다. 이 책의 백미는 빌립보서의 본문을 한 절씩 풀어가면서 그리스도의 활동과 하나님의 활동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드러낼 뿐 아니라 본문의 의미가 오늘날 인본주의로 가득 찬 세상에서 살아야 하는 기독 신자들에게 실제적으로 어떤 교훈을 제공하는지 보여주는 데 있다.
- 조병수 (합신신학대학원대학교 신약신학 교수)
설교자의 서재와 강단에서 가장 많이 연구되고 사랑받는 본문 중 하나가 빌립보서 2장 5-11절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본문을 통해 성도는 예수님의 비우심과 낮추심 그리고 하나님의 높이심이라는 기독교 신학의 정수를 깨닫고 초대교회 공동체의 찬송을 함께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 내부의 아픔과 외부의 공격으로 인해 기쁨의 소리를 잃어가는 교회들이 많다. 그래서일까? 교회를 바라보지 말고 그리스도를 바라보라는 자조 섞인 소리가 자주 들린다. 하지만 이 책은 확연히 다른 소리를 낸다. “교회는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을 품어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를 보여줘야 한다!” 이 책은 본문에 담긴 신학이 성도의 신앙으로, 성도의 신앙이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영광송으로 이어지게 한다. 악보는 설명이 아닌 악기로 연주가 되듯이, 박순용 목사님은 하나님의 말씀에 담긴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을 품은 교회의 아름다움을 멋지게 연주하고 있다. 이 책을 읽어보라. 주님을 깊이 깨닫고 그분을 높이 찬송하게 될 것이다.
- 김대혁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설교학 교수)
박순용 목사님의 책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을 품으라』는 존 오웬(John Owen)의 설교들을 생각나게 만든다. 오웬은 로마서 8장 13절을 중심으로 죄 죽이기와 관련하여, 그리고 로마서 8장 5-6절을 중심으로 그리스도인의 영적 사고방식에 관하여 각각 한 권의 책을 썼던 적이 있는데 박순용 목사님은 빌립보서 2장 5-11절을 두고 유사한 방식으로 유사한 책을 쓰고 있다. 한 단어 또는 한 문구 속에 깃들어 있는 의미를 깊이 묵상하고 이를 이끌어내어 전체 그림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이런 작업은 오늘날 우리가 세워가야 할 교회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잘 연결된다. 빌립보교회 뒤에 떠돌던 다툼과 허영, 원망과 시비의 어두운 그림자가 이 시대 교회들 속에도 쉬 사라지지 않고 어른거린다. 답은 이미 우리 앞에 놓여 있다. 그리스도의 마음, 곧 그분의 생각과 삶의 방식을 재현해내는 교회가 되는 것이다. 박순용 목사님의 책은 본문에 대한 깊은 묵상과 조국 교회를 향한 뜨거운 사랑과 목양의 따뜻한 숨결이 깃들어 있는 참 청아한 글이다. 글로만이 아니라 삶과 더불어 빛나는 글이다. 그가 열망하고 꿈꾸는 그리스도 방식의 생각과 삶이 내 속에도 형성되기를 바라는 기도의 마음으로 이 책을 읽기 권한다.
- 최승락 (고려신학대학원 신약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