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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 감는 새 연대기 3

태엽 감는 새 연대기 3

: 새 잡이 사내

[ 양장 ]
리뷰 총점9.6 리뷰 74건 | 판매지수 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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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top100 17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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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2월 13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584쪽 | 676g | 127*188*35mm
ISBN13 9788937439353
ISBN10 8937439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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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총총 걸어 사람들의 흐름 속으로 사라진 후, 나는 그녀가 밟아 끈 담배꽁초와 필터에 묻은 립스틱을 한참 바라보았다. 그 선명한 빨강에 가노 마르타의 비닐 모자가 떠올랐다. 만약 내게 어떤 강점이 있다면, 그건 이제 더는 잃을 것이 없다는 점이리라, 아마도.

동물들은 저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원숭이들에게 화답했다. 늑대는 하늘을 향해 길게 짖고, 새들은 날개를 퍼덕거리고, 어디서는 어떤 큰 동물이 위협하듯 우리에 몸을 쾅쾅 부딪쳤다. 주먹 모양 구름 덩이가 생각났다는 듯이 다가와 잠시 태양을 등 뒤에 가렸다. 그 8월의 오후에는 사람도 동물도, 모두 죽음을 생각하고 있었다. 오늘은 그들이 동물들을 죽이고, 내일은 소련 병사들이 그들을 죽인다. 필경.

“우선 첫째, 구미코는 내 힘으로 내가 되찾을 겁니다.” 하고 나는 말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와타야 노보루의 힘을 빌릴 생각은 없어요. 도와주지 않아도 아무 상관없습니다. 내가 와타야 노보루라는 인간을 좋아하지 않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이건, 당신도 말했지만, 좋고 싫고의 문제가 아니죠. 그러기 이전의 문제입니다. 그러기 이전에 나는 그라는 존재 자체를 받아들일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그와는 거래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전하세요.”

“이 사람들만 그런 게 아니라, 세상 여자들 모두가 이런 무언가를 껴안고 있을까?” 넛메그는 자신에게 몇 번이나 그런 질문을 했다. “그리고 여기 오는 여자들은 왜 모두 중년일까? 나 역시 그녀들처럼 몸 안에 그런 무언가를 안고 있을까?”
하지만 넛메그는 그 대답을 딱히 알고 싶다고는 생각지 않았다.

당신은 지금 프로그램 「태엽 감는 새 연대기」에 접속했습니다.
1에서 16까지의 문서 중에서 번호를 선택하십시오.

누군가가 컴퓨터 전원을 키고, 「태엽 감는 새 연대기」라는 문서를 연 것이다. 지금 이 집안에는 나 외에 아무도 없다. 누군가가 외부에서 이 기계를 작동시킨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그럴 수 있는 인간은 시나몬밖에 없다.
“태엽 감는 새 연대기?”

저는 오카다 씨에게 어떻게든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느꼈습니다. 편지를 읽으면 아시겠지만, 저는 완벽하게 패배한 자이며, 상실된 자입니다. 그 어떤 자격도 없는 사람입니다. 예언과 저주의 힘으로 아무도 사랑하지 못하고, 또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걸어 다니는 허물로서 언젠가 그저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갈 뿐입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오카다 씨에게 인계하게 되어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사라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나는 당신을 만나러 여기 온 건 아니야. 당신을 여기에서 데려가려고 왔어.” 하고 나는 말했다. 그녀가 어둠 속에서 조그맣게 한숨을 쉬었다. “왜 그렇게 나를 되찾고 싶은데?”
“사랑하니까.” 하고 나는 말했다. “그리고 당신도 똑같이 나를 사랑하고 원하고 있어. 나는 그걸 알아.”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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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이 사실과 다르고, 진실과 진심이 다를 때가 많은 걸 확인할 때마다 깊은 어둠 속에 빠지는 기분이 든다. 인간이 자신의 뒷모습을 끝내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어둠 속의 어둠을 바라보는 일의 어려움을 온몸으로 보여 주는 증거인 것 같아 서늘해졌다. 그 도무지 불가능한 일을 여전히 해내고 있는 하루키에게 고맙다.
- 백영옥 (소설가)
어떤 작가의 작품 세계에 ‘월드’라는 말을 붙이는 일이 가능한 경우는 많지 않다. ... 누군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투로 농담을 시작하면 다른 이는 그에 맞게 대꾸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우리는 그 월드의 주민들이었다.
- 이다혜 (기자)
그저 좋아서 읽었던 기억, 너무 읽고 싶었던 열정, 환락에 가까운 탐닉. 그는 내게 가장 단순하고도 순수한 차원에서의 ‘독서’와 ‘재미’를 알려 준 사람이자, 나의 ‘일본-문학’에 대한 애호의 시원이기도 하다. 이런 단어가 존재하는지 알 수 없지만, 되돌아보니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즈(春-Kids)였달까.
- 김봉곤 (소설가)
어떤 것을 희망하기 위해서는, 크든 작든 절망이 있어야 한다. 백지상태에서 백지 위에 글을 쓰듯, 칠흑 같은 우물 아래에서 빛을 발견해야 한다. 태엽 감는 소리를 내는 것이 새 자신이었듯, 우리는 묵묵히 우리 삶의 태엽을 감아야 한다.
- 오은 (시인)
친밀했지만 아무것도 몰랐던 관계, 부정하고 비밀스러운 쾌락, 기꺼이 혼자가 되는 법, 죽음을 직면했던 사람의 결의와 허무에 대해 생각하면서 마주한 새벽의 얼굴은 매번 낯설었다. 넘기는 줄도 모르고 넘어간 페이지의 끝. 자신만의 규칙, 나만의 좌표를 찾아 헤매는 모든 사람에게 이 소설을 권하고 싶어졌다.
- 정우성 (더파크 대표)
다자키 쓰쿠루와 카프카를 잉태하고 있는 그 세계에서 빠져나오면 일주일 정도는 ‘하루키체’로 혼잣말을 중얼거리게 된다. 그의 책을 덮었을 때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 재주소년 (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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