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가 ‘원시적 뇌’의 행사이자, 행위의 최우선조건을 ‘생존가능성에 둔다’고 하는 박준규 선생님의 가설에 무릎을 쳤습니다. 나와 히라카와 군의 삶을 돌이켜보면 둘의 공통점이 ‘무의미한 규칙과 규정을 참지 못하는’ 점이란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에게 ‘의미가 있는 것’은 ‘그것을 행하면 생명력이 높아지는 느낌이 있는 것’을 말합니다. ‘무의미’란 ‘그것을 행하여도 생명력이 높아지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생명력이 서서히 죽어가는 느낌이 드는 것’을 가리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아무리 권장되는 행위라 할지라도 ‘생명력을 높이는’ 것으로 느낄 수 없을 때는 집중해서 임할 수 없습니다. 거꾸로 사회적으로 금지된 행위라 하더라도 ‘생명력을 높여주는’ 느낌이 들면 안 하고는 배길 수 없습니다. 나는 인생을 쭉 이러한 직관적인 판단기준에 따라 살아왔습니다. 그만큼 생물로서 ‘원시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날의 학교는 (일본에서든 한국에서든) 아이들의 성숙을 지원하기보다는 아이들을 평가하고 등급을 매기며, 선별하기 위한 기관이 되었습니다. ‘모두가 할 수 있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하는’ 것을 놓고 경쟁하는 장이라 하겠습니다. 이런 장소는 슬프게도 ‘원시적인’ 아이들이 있을 곳은 못 됩니다. ‘상대적인 우열’에 민감한 것이 ‘생존가능성’과 거의 관계가 없음을 직관적으로 알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아이들에게 자신이 있을 곳을 회복시켜 주는 박준규 선생님의 교육실천은 정말 고마운 시도이자 노력이죠. 박 선생님이라면 열한 살 때의 나를 분명 상냥하게 받아들였으리라 생각합니다.
- 우치다 타츠루 (일본의 괴물 지성, 『스승은 있다』 저자)
아이들의 부정적 행동을 모두 설명할 수 있는 통일장 이론을 찾아내겠다니! 교육계 돈키호테 박준규 선생님의 책답다. 10년간의 모험 속 박 선생님은 관찰자로서 담담하고, 행위자로서 처절하고, 교육자로서 진실하다.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에서 있는 모습 그대로 기술하고자 한 노력은 그 자체로 교육계에 귀중한 선물이자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철학과 인문학 등 이론적 배경 또한 탄탄해 읽는 재미와 의미를 더했다. 교육 문제에 관한 즉각적인 처방 혹은 무기력한 비관이 판치는 요즘 이런 책을 만나 행운이다.
- 김현희 (『왜 학교에는 이상한 선생이 많은가』 저자)
3학년 2학기 말 아이와 부모 모두 출구가 보이지 않는 긴 터널에서 헤맬 때, 박샘을 만났습니다. 아이는 약물치료를 중단하고, 박샘과 미지의 여행을 떠났고, 그 여행에서 행복감을 느꼈습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없는 곳에서 더 성장합니다”라고 하신 박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1년간의 여행에서 얻은 자양분으로 지금 아이는 한결 성숙해진 모습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 이용남 (지지학교 학생의 아버지)
교직에 오래 몸담은 제가 ‘박샘의 이야기’를 삼키면서 받은 느낌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부대낍니다!’ 아이들과 온몸으로 부대끼는 것이 교육임을 머리로만 이해하고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 교사에게 이 책은 목구멍에서부터 탁탁 걸리면서 소화하기 괴롭습니다. 그런데도 신체화한 언어로 기술해주신 덕분에 아이들을 어떻게 만날지 지혜와 용기를 얻습니다.
- 김필임 (부경고등학교 교사)
“약만 먹이면 되나요? 아이들을 만나고 있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정말로 없나요?” ADHD 관련 전문가들을 만날 때마다 물어보았다. 때로는 친절하게, 때로는 단호하게 그것뿐이라던 그들의 응답에 박샘은 삶에서 얻은 결과를 기반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철저하게 반박해주고 있다. 아이들을 만나온 세월만큼 길고 깊은 고민 끝에 나온 노하우를 이렇게 엿볼 기회가 주어지다니! 제도권이든 제도권 밖이든 어린이·청소년들의 아픔과 고통에 주의를 기울이고 함께해 줄 박샘이 있어 다행이다. 그와 생각을 나누며 함께 아이들을 만나는 우리도 갈 길은 멀지만 곰곰이 생각을 복기하며 새로운 길을 찾아가야지. 길을 찾다 헤맬 때면 다시금 읽어보며 방향을 잡아야겠다. 보통의 마음과 에너지로는 시도조차 할 수 없을 일들, 일상의 복원이라는 중요하고도 어려운 처방을 몸소 실천하신 선생님께 존경과 감사를 전한다.
- 김성은 (서울시 강동교육복지센터장)
책 제목과 각 장의 제목만을 읽어도 확실히 박준규 선생님다운 감촉이 부드러운, 게다가 사람에 대한 신뢰와 애정이 묻어나는 문장입니다. 말이 되지 않는 것의 ‘말이 되지 않음’을 지키는 방법은 여하튼 자신의 실존을 걸고 계속 ‘기술’하는 것밖에 없다는 영원한 배리를 이 작가는 올곧게 짊어지고 있다고 새삼 느낍니다.
- 박동섭 (독립연구자, 『비고츠키 불협화음의 미학』 저자)
나는 그처럼 편견 없이 사람을 대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나는 그처럼 자신을 낮추고 누구에게라도 배우려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는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오랫동안 ADHD 학생과 밥을 먹고, 잠을 자고, 걷고, 놀고, 여행하면서 ‘교육과 인간’에 대해 질문해왔다. 이 책은 ‘선생’이라는 자가 ‘학생’이라는 질문을 만나서 그 질문에 온몸으로 응답하려는 각고가 배여 있다. ADHD 학생을 넘어 선생과 학생이라는 규정과 경계를 허물어뜨리고, 선생과 학생의 관계, 어른과 아이의 관계를 다시 질문하는 책이다.
- 황경민 (시인, 카페 헤세이티 대표종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