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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와 진실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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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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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2년 06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576쪽 | 592g | 137*197*35mm
ISBN13 9788994343655
ISBN10 8994343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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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회전이 빠른 여자는 함께 있으면 즐겁다. 상대에게 자극을 주지 못하는 인간과는 시간을 공유할 가치가 없다. --- p. 13

일방적인 증오는 성가시다. 인간관계란 참 성가신 것이다. 그런 마음이 절로 든다. 감정이라는 것은 인간을 상처 입히는 유리조각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 p.38

일에 파묻혀 가정을 돌보지 않는 남자야 어디에서나 흔히 찾아볼 수 있지만, 그 탓에 결코 지울 수 없는 회한을 품게 된 인간은 과연 몇이나 될까. 이런 고통을 짊어지면서까지 직무에 긍지를 가져 온 내가, 단지 운이 좋은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기생오라비 같은 녀석보다 성적이 떨어지다니. --- p.43

매일같이 수많은 사람과 만나며 지내다 보면 인간의 개성 따위는 별것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샐러리맨 A, 방구석 폐인 A, 형사 A. 그런 기호만으로 대개의 사건은 설명할 수 있다.
_ 87

병들을 양손에 놓고 살짝 흔들자,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손가락이 액체 안에서 유영한다. 귀엽다. 혹시 애완동물을 키우면 이런 기분을 맛볼지도 모르겠다.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지는 대상이 있다는 걸 ‘손가락 수집가’는 처음 알았다. 그렇게 귀여워하던 애완동물이 죽으면 주인은 얼마나 슬플까. ‘손가락 수집가’ 역시 이 손가락들이 썩어 버리면 눈물이 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 p.401

‘손가락 수집가’는 소리 내지 않고 욕했다. 이 자식도 죽여 버리고 싶다. 이것도 바보, 저것도 바보, 너도 바보. 바보만 득실거린다. 얼른 이 바보 무리들로부터 빠져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도 바보에 전염된다. 그렇게 생각하며 ‘손가락 수집가’는 묵묵히 일했다. 일해야만 하는 현실을 몸을 놀리면서 잊으려고 했다. --- p.464

‘손가락 수집가’는 자신도 어른이 되면 당연히 아버지와 같은 고귀한 인간이 되리라 믿었다. 일류 회사에서 지위를 갖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몰랐다. 그리고 그 노력이 어지간한 수준으로는 부족하다는 것도 그제야 알게 되었다. 뭔가 속은 기분이었다. --- p.465

인터넷 게시물을 하나하나 차근차근 읽다 보니, 인간에게 고귀한 정신성이 있다는 얘기는 말도 안 되는 헛소리 같았다.
각성제 있습니다, 총 팝니다, 여자를 강간해 주세요, 대신 죽일 사람 모집, 어떤 일이든 대신해 드립니다……. 이게 치안국가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인가. --- p.486

자기 일만 성실히 수행하면 나중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고 생각했죠. 그런 사고방식을 가진 인간이라 그리 호감을 얻지 못했어요. 대놓고 절 싫어하는 사람도 몇 명 있었죠. 하지만 그런 건 관심도 없었고, 제게 중요한 건 일뿐이었죠. ……전 앞으로 평생 후회를 안고 살아가야만 해요.
--- p. 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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