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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것들

나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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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7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78쪽 | 346g | 148*210*20mm
ISBN13 9788954618687
ISBN10 8954618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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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이 생각해보니 우리는 타인의 고통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타인의 고통과 관련해서는 기준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타인들에게 초래한 피해 상황을 확인한 후에야 놀라서 얼이 빠지고 기겁을 한다. 길거리 싸움판에서 멋모르고 휘두른 주먹 한 방으로 누군가를 죽이는 일처럼. ---p.108

우리 자식들은 우리에게 애를 먹이고 있었다. 분명히 인정해야만 했다. 이건 우연의 일치가 아니었다. 그런 운명에서 벗어난 부모는 드물었다. ---p.133

나는 내 주위에 성벽을 쌓아올리기 위해 다시 소설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p....) 소설을 쓰는 작업에는 그 외의 모든 일을 부차적인 것으로 만들 정도로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다. 그게 바로 이점이었다. 나는 그런 경험이 잦았다. 마지막 소설들을 쓸 때 그 집필 작업은 내게 일종의 엄폐호였다. 그리고 정황상 지금은 약간의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소설의 그러한 힘에 다시 의지해야 할 때인 것 같았다. 나의 소설들은 나를 꽁꽁 둘러싼 숲, 나 외에는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 숲이었다. ---pp.140-141

어떤 문장을 쓰면서는 이를 너무 세게 악무는 바람에 방 안이 휘청대며 윙윙거리기 시작할 때도 있었다. 헤밍웨이도 그런 얘기를 했었다. 초목은 저 혼자 푸르러지는 게 아니었다. 창밖의 풍경은 마술로 생겨나는 게 아니었다. ---p.152

현재의 상황에서 소설을 쓰는 것이야말로 현실적으로 가장 실행 가능한 일처럼 생각되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생각은 더욱더 굳어졌다. 그 이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았다. 그것 말고는 달리 구원의 길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p.153

우리에게서 앗아간 것에 대해 하늘을 저주해야 했을까? 아니면 우리에게 남겨준 것에 감사해야 했을까?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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