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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없이 어찌 내게 향기 있으랴

너 없이 어찌 내게 향기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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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7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95쪽 | 422g | 153*224*20mm
ISBN13 9788943103989
ISBN10 8943103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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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마음

새로 입사하는 첫날, 첫 출근을 시작하는 날, 문을 나서기 전에 잠깐 눈을 감고 기도하던 첫 마음. 그 첫 마음이 있어 어려운 순간들을 헤치고 나갑니다. 결혼을 하기로 결심하던 밤. 머리칼을 스치던 별빛은 새로운 인생을 향해 함께 가기로 결심한 두 사람의 얼굴에 스미던 맑은 맹세를 기억합니다. 그 첫 마음을 오래오래 기억하고 반추하며 험한 여정을 이겨 내곤 합니다.

창가의 연두

병아리도 강아지도 어린 새도 새끼들은 다 예쁩니다. 동그란 머리와 반짝이는 눈과 앙증맞은 부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은 것 자체가 사랑스럽습니다. 연둣빛 어린잎을 바라보는 초록 잎과 나무의 마음도 같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남긴 우동

뜨거운 국물에 입천장을 데어 가며 입천장 허물이 하얗게 벗겨지는 걸 느껴 가며 빠른 속도로 우동 한 그릇을 다 비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생각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먹을 수 있는 만큼 먹자.’ ‘시간이 허락하는 만큼만 먹자.’ ‘다 못 먹을 수도 있다.'‘그러면 거기까지가 내가 오늘 허락받은 양식이라고 생각하자.’

잊을 수 없는 밤

“사랑은 / 아픔을 낫게 하기보다는, 정신없이, / 아픔을 함께 앓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시인은 말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아파서 누워 있는 걸 바라보다 “저도 그 병에 걸리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사람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타인

그때 역무원이 소리를 쳤습니다.
“여러분 다 나오셔서 같이 전철을 밀어 봅시다!”
그때까지도 자리에 앉아 있던 승객들, 지켜보면서 초조해하던 칠팔십 명 가까운 승객들은 모두 나와 한 줄로 붙어 서서 영차영차 하며 전철을 밀었습니다. 다리를 꼬고 앉아 있던 여성도 긴 다리로 서서 밀었고, 무뚝뚝하게 앉아 있던 남자들이나 술 한잔 걸치고 퇴근하던 중년의 직장인들도 힘을 합해 전철 옆에 붙어 서서 밀었습니다. 전철이 휘청하고 옆으로 밀리는 한순간 휠체어가 남자들의 손에 의해 쑥 빠져 올라왔습니다. 사람들은 “와!” 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옛임

우리에게는 누구나 옛 임이 있습니다. 좋은 사람인데 인연이 닿지 못하고 만 사람입니다. 공연히 이리저리 재보다가 놓쳐 버린 임도 있고, 기다리고 기다리다 그만 내가 지쳐 마음을 거두어 버린 뒤에 왔던 임도 있습니다. 옛 임을 생각하면 면목 없지만, 이 아침 옛 임이 지상에서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결근

“꽃이 너무 좋아서 오늘은 못 나가겠어.” 이렇게 말하려다 “오늘 일이 좀 있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실 대로 말하면 사무실에서 일하는 다른 이들도 다 일하기 싫을 것 같아서 다른 말을 둘러대었습니다.
초봄에도 비슷한 이유로 결근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나 오늘 못 나갈 것 같은데…….”
“무슨 일 있으세요?”
“아니, 다른 게 아니고, 저…… 냉이…… 냉이 뜯으러 가야겠어.”


맑은 바람, 밝은 햇살

《채근담》에 보면 “성실한 마음, 온화한 기운, 기쁜 얼굴빛, 순하고 부드러운 말씨로 일상을 사는 일이야말로 도가의 양생술인 단전호흡이나 불가의 수양법인 참선을 하는 것보다 낫다.”고 합니다. 집 안에 늘 그런 모습으로 생활하는 분이 있으면 그분이 참 부처라고 했습니다.
나는 그 맑고 밝은 기운을 채워 하루 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그 기운을 여기저기 끌어다 쓴 탓에 밤이 되면 다시 지쳐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

인생에는 당장 손에 쥐는 것보다 더 큰 것이 많습니다. 이해와 득실을 따지지 않고 해야 할 일도 있습니다. 내가 어떤 자리에 있었는가 보다 어떤 사람으로 있었는지가 더 중요하고, 내가 무엇을 했느냐 하는 것보다 어떤 마음으로 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기억에 남을 만한 일을 했는지 아닌지도 중요하지만, 정말 사랑하는 마음으로 일을 했는지 자신에게 물어 보아야 합니다.

닭고기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신 뒤 한 달 간을 넋이 나간 사람처럼 있던 친구는 그 뒤부터 닭고기를 먹지 않기로 결심하였답니다. 어머니는 자기가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들어주셨는데 드시고 싶어하던 닭고기 하나를 못 해드린 자신의 처지가 원망스럽기도 하고, 지난날 어머니에게 철없이 굴었던 자신의 행동이 죄스러워 그렇게 마음을 먹었답니다. 그 뒤로 삼십여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친구는 그 약속을 깨뜨리지 않고 있습니다.

고요한 싸움

밀려갔다가는 아직도 부족하다고 다시 몰려오는 밀물 같은 것들과 직면합니다. 버렸다고 생각했던 욕망, 비웠다고 생각했던 욕심을 만나 매일 싸웁니다. 화해하고 용서했는데 미움과 시기가 같은 얼굴을 하고 다시 찾아옵니다. 겉으로 보면 시간의 고요 속에 몸을 담그고 앉아 있는 모습이 청정해 보이지만, 고요의 안쪽에서는 아침마다 싸움의 연속입니다.


보왕삼매론이라는 양약

곤란과 어려움이 찾아왔던 때도 지나고 보니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직장에서 강제로 쫓겨나야 하던 시절도 있었고, 옥에 갇히던 때도 있었지만 그런 날들을 통해 인생의 치열함에 대해 알게 되었고, 좋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동참할 수 있었습니다. 부끄럽게 살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배웠고, 세계의 진보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근심과 곤란 또한 제겐 좋은 스승이었습니다.

매화

매화는 화려한 꽃이 아닙니다. 작고 조촐한 꽃입니다. 매화는 진하고 뜨거운 꽃이 아니라 차고 맑은 꽃입니다. 다섯 장의 작은 꽃잎이 모여 만든 소박하고 동그란 얼굴은 말수가 적고 겸손한 사람의 얼굴입니다. 도시의 세련된 여인을 떠올리기보다 시골이 고향인 순박한 여인의 얼굴을 생각하게 합니다. 이론에 밝은 학자의 모습이라기보다 가난하고 진실한 선비의 모습이 겹쳐집니다.


장미 허브

체질적으로 문제가 있어 커피를 못 마시는 나는 페퍼민트나 로즈마리, 캐모마일, 자스민, 백련잎으로 만든 차를 즐겨 마십니다. 그 차들은 몸을 따뜻하게 해 주고 긴장을 풀어주며 피로한 세포들 속으로 들어가 그것들을 천천히 녹여 내곤 합니다. 허브 같은 이들 역시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고, 정신의 생기를 불어넣어 주며,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편안해집니다. 이런 여자들이 나는 좋습니다.
못난 나무들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작은 모임도 특별히 잘난 데 없고 평범해 보이는 이들이 그 모임을 지킵니다. 그런 이들이 단체를 더 잘 이끌고 책임감도 강합니다. 세상도 산천도 다 그런 이들이 있어 유지됩니다. 못난 나무들이 산을 지키고 있어서 그 안에 고라니, 산토끼, 다람쥐, 온갖 짐승들이 깃들어 살고 새들도 제 이름을 부르며 웁니다. 먼 데서 새가 웁니다. 그 울음 아니었으면 이 산이 잿빛 적막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겁니다.


회색기러기의 사랑

정착 계획이 실패했다고 판단한 조류 연구가들이 2월 어느 날 25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호수에 암기러기를 풀어 주었습니다. 이틀 후 수기러기는 암기러기를 찾았습니다. 수기러기가 목쉰 소리를 지르며 물 위를 돌자 암기러기가 즉각 트럼펫 같은 소리를 냈습니다. 그러자 수기러기가 가파른 커브를 돌며 추락하듯 물속으로 내리꽂혔습니다. 그러곤 두 마리가 가슴과 가슴을 맞댄 채 3미터 높이로 날아올랐다가 물속으로 떨어지며 서로 부둥켜안고 오랫동안 트럼펫 소리를 내며 울고 소리치는 모습을 곁에 있던 사람들은 보았습니다.
새들도 그렇게 사랑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낮에 나온 반달

지금도 어린이들은 “초록빛 바닷물에 두 손을 담그면” 하고 노래를 부르다 마음에 파란 하늘빛 물이 들까요? 초록빛 어여쁜 손이 될까요? 초록빛 여울물이 살랑살랑 어루만지는 느낌 속에 발을 담그고 있을까요? 어린이들은 지금 무슨 노래를 부르고 있을까요?


최선을 다해 피는 꽃

매화꽃잎 하얗게 떨어져 내린 자리마다 냉이꽃, 꽃다지, 봄맞이꽃 올해도 가득가득 피었습니다. 봄 석 달 내내 새로 돋는 꽃들 이름을 부르고 올해도 전원 출석인가 살펴봅니다.
그러곤 다가가 묻습니다. “제비꽃 양 이게 최선입니까?” “자두나무꽃, 향기가 참 다네. 이게 최선인가?” “어이, 봄맞이꽃 겨우 눈물방울만 한 꽃 하나 피워 놓았네. 이게 최선이야?” “노란 꽃다지 코딱지 같은 꽃들이 가득하구만. 이게 최선인가?” “미스 김 라일락, 향기로 출렁이는 모습이 보기 좋긴 한데, 이게 최선일까?”(라일락을 미스 김이라고 부르는 건 저만이 아닙니다. 전 세계 모든 나라 사람들이 그렇게 부릅니다.) “민들레 씨, 올해는 최선을 다한 겁니까?”


두려움

그렇습니다. 나는 위선적이고 비겁합니다. 가식이 있고, 말과 행동이 달랐습니다. 실망을 주었고 어리석었습니다. 문학과 삶에 정직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데 화를 냈습니다.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잃을까 봐 두려웠고, 명성과 성공이 날아갈까 봐 두려웠습니다. 존재의 기반이 날아가고, 먹고살기 힘들까 봐 두려웠습니다. 비난받아야 합니다. 욕을 먹어야 합니다. 혼이 나고 깨져야 합니다. 내가 어찌 완벽할 수 있으며 잘못이 없겠습니까?

느끼며 살자

해가 산을 넘어가려 할 때의 장엄한 하늘빛, 비 그친 뒤의 풀밭, 이슬을 털어 내며 피어나는 들꽃 한 송이, 새벽하늘에 뜬 은빛 달의 모습을 보면서 가야 합니다. 추녀 끝에서 들리는 풍경소리, 바위 사이를 흘러내리는 맑은 물소리, 열사흘 밤에 들리는 소쩍새 소리, 가슴 저미는 해금소리, 저녁에 듣는 첼로의 낮은 음, 그런 소리를 들으며 가야 합니다. 자두꽃의 달콤한 내음, 자스민 향, 연잎 차의 은은한 향기, 사랑하는 이에게서 전해져 오는 늦은 사월의 라일락꽃 냄새 이런 향기가 느껴져야 합니다.

상처 많은 상수리나무

이름난 사람들은 외로운 사람들입니다. 많은 불편을 감수하고 살아야 하며 개인적인 자유를 구속당한 채 살아야 합니다. 그들은 도토리를 많이 달고 서 있는 참나무와 같습니다.
주변부에서 살아야 하는 자신의 삶이 실망스럽다고 느끼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러나 눈에 뜨이지 않기 때문에 누리는 자유로움과 편안함, 개인적인 생활이 지켜지고 보장되는 유익함이 있다는 걸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덜 상처받으며 살 수 있고 더 평안하게 살 수 있는 행복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도 기억해야 합니다


복을 다 받지 말라

법연 스님은 “권세를 다 쓰지 말라, 복을 다 받지 말라, 모범을 다 행하지 말라, 좋은 말을 다 하지 말라.”고 가르치십니다. 가지고 있는 권세를 다 쓰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다 보면 권세를 휘두르는 사람이란 소리를 듣습니다. 주어지는 복을 다 받지 못해 조바심을 내다 보면 그 복으로 인해 화를 입게 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받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복을 받았다고 생각해야 그 복이 오래갑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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