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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추억전당포

반짝반짝 추억전당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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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8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386g | 140*210*20mm
ISBN13 9788991239890
ISBN10 899123989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전당포라는 건 말이지, 네가 맡기는 것의 보관료로 돈을 지불해. 네가 맡기는 걸 전당품이라고 해. 어렵니?”
그러고 보니 형이 이런 설명을 해줬지 하고 하루토는 겨우 기억을 되살리면서 대답했다.
“아니…… 알아요……. 아마도.”
“그럼 계속할게. 네가 스무 살이 될 때까지 돈을 갚으면 전당품은 돌려줘. 하지만 스무 살이 될 때까지 돈을 갚지 않으면 전당품은 내 게 되는 거야. 다시 말해 너는 더 이상 전당품을 돌려받을 수 없어.”
“네.”
“그래서 네가 맡길 게 뭐냐면 말이지…….”
하루토는 가로막듯 입을 열었다. 이것만은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다.
“추억.”
“그래. 네 추억. 정말정말 즐거웠던 추억, 혼나서 억울했던 추억, 쓸쓸했던 추억. 너는 나한테 그런 추억들을 이야기해주는 거야.”
“네.”
“그걸 듣고 그 추억에 얼마를 줄지, 값을 정하는 건 내 마음이야. 그러니까 내가 정말 재미있거나 가치 있다고 생각하면 많은 돈을 주고 추억을 보관할 거야. 하지만 네가 비슷한 추억을 몇 개나 갖고 오거나 내가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그 추억에는 많은 돈을 줄 수 없어.”---pp. 15~16

“하지만 백 명 중 한 명이나 두 명뿐이야. 추억을 되찾으러 오는 건.”
“네?”
“없으면 없는 대로 딱히 생활에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니야. 추억을 잊어버렸다는 걸 주변에 들켜도 ‘벌써 까먹은 거야?’ 하는 말만 듣고 끝이야. 그렇다면 일부러 찾으러 올 이유가 없겠지. 다시 말해 인간에게 있어 추억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지.”
“스무 살이 지난 사람의 추억은 어떻게 하나요? 버리나요?”
“버리거나 하지 않아. 파일은 보관해두지. 이따금 펼쳐볼 때도 있어. 왜냐하면 내가 보지 않으면 그 추억은 이제 평생 그 누구한테도 회상되지 않으니까.”
“파일이 너무 많아지면? 추억을 많이 모으면 책장 같은 건 금방 꽉 차버리잖아요? 그러면 조금씩 버리는 거 아니에요?”
정색을 하고 따지는 리카에게 마법사는 몇 번이고 부드럽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바다에 가라앉혀.”
“뭐라고요?”
“책장에서 흘러넘친 추억은 하나하나 불가사리 모양으로 바꿔서 이 해안에 잠재우고 있어.”---pp. 51~52

“있잖아요, 마법사님.”
“응?”
“이런 서비스는 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돈을 낼 테니까 그, 보여주면 안 돼요? 하루토 군의 추억.”
“보고 싶어?”
“보고 싶어요. 아주 많이. 그렇잖아요. 그 추억은 그 누구의 상상도 아니에요. 당사자가 창작했을지도 모르는 변명도 아니에요. 하루토 군이 본 완전한 사실이잖아요? 그걸 나눠준다면 전부 납득할 수 있어요. 말끔하게. 만약 메이가 나쁘지 않다면 나는 단짝을 잃지 않아도 돼요. 그렇게 되면 여기에도 또 둘이서 올 수 있고요. 네?”
마법사가 일어나 난로 위에 늘어선 파일 중 가장 오른쪽 것을 파일 등에 손가락을 걸어 꺼냈다. 그리고 그대로 난로 앞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리카는 일어서서 마법사에게 다가갔다.
“그 파일은 마법사님만 볼 수 있나요? 아니죠? 인간에게도 보이는 거죠?”
“볼 수는 있어.”
“다행이다.”
“그렇지만 괜찮겠어? 정말?”
“뭐가요?”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마법사는 리카를 바라봤다. 눈동자가 롱 드레스와 같은 라벤더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파일을 봐버리면 너는 더 이상 인간일 수 없게 돼.”
“무, 무슨 말이에요?” ---pp. 200~201

한 걸음 밖으로 나간 리카는 깜짝 놀라 멈추어 섰다. 이 집은 자갈밭 위에 서 있었는데, 자갈이 모래로 변해 있었다. 게다가 모래를 잘 보니 아주 작고 작은 유리 입자였다. 석양을 받아 하나하나가 무지개 색으로 빛나고, 그 빛의 알맹이, 알맹이가 하나가 되면서 모래사장은 금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렇구나. 마법의 세계에서는 빨주노초파남보를 전부 합하면 금색이 되는구나.
발걸음을 떼고 나서 리카는 지붕 위를 올려다봤다. 발코니 난간에 양손을 올린 채 마법사가 이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느새 옷을 갈아입었는지, 아니 갈아입을 필요조차 없이 휘릭 마법을 풀었는지, 그녀는 원래의 롱 드레스에 백합 무늬 앞치마를 두르고 세로로 돌돌 말린 은발을 바람에 휘날리면서 지그시 리카를 바라보고 있었다.
---pp. 267~268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어린아이들이 자주 드나드는 어느 해안가 절벽. 어른은 접근할 수 없다. 아니, 어른은 그 존재조차 모른다. ‘추억 전당포’
그곳에는 마법사가 살고 있고, 어린아이들의 추억에 값을 매겨 돈을 빌려준다. 아이들이 스무 살이 되기 전에 돈을 갚으면 추억을 돌려받지만, 그러지 않으면 추억은 영원히 기억에서 사라진다. 그리고 추억 전당포에 관한 모든 기억이 소실된다. 그것이 규칙이다.
엄마에게 혼나기만 해서 엄마를 싫어하는 초등학생 하루토, 한 번도 추억을 맡기지 않지만 추억 전당포에 빈번하게 드나드는 리카. 매일매일 괴롭힘 당한 추억을 마법사에게 맡기는 메이와 뺑소니 당한 할머니의 기억을 엿봐서 피의자에게 복수하고픈 유키나리.
친구와의 우정, 부모의 애정, 고등학생의 미숙한 사랑 속에서 거스를 수 없는 시간이라는 슬픈 현실.
리카가 스무 살이 되었을 때에도 절벽 아래 ‘추억 전당포’는 그대로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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