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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8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252쪽 | 428g | 136*190*20mm
ISBN13 9788997835058
ISBN10 899783505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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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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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GIMARU2의 기묘한 분위기는 이곳을 호령하는 주인장에게서 나온다. 어딘지 나른하지만 신경질적인 고양이 같은 얼굴의 주인장은 카페를 유유자적 거니는 고양이들의 여왕이다. 오후의 햇살이 쏟아지는 시간, MUGIMARU2에 들어서자 꼬리를 바짝 치켜세운 고양이 한 마리가 화분 사이를 사뿐사뿐 걷고 있었다. 고양이는 이내 이웃집 담벼락 위로 튀어 올라 골목을 오가는 사람들과 골목 밖 세상에 도도한 눈빛을 던졌다. 두려움이 아닌 호기심이, 냉정함이 아닌 기다림이 스며든 눈빛이 이채로웠다. 고양이의 여왕, 아니 MUGIMARU2의 주인장은 카페 안팎을 어슬렁거리는 고양이들의 호기심과 기다림을 으깨고 다져 만주 소를 만드는 지도 모르겠다. 이렇듯 고양이 손맛으로 빚어진 만주를 작은 창문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햇빛 아래 숨어 야금야금 먹다보면 세상의 온갖 위험을 피해 안전한 곳으로 숨어든 길고양이가 된 것 같다. 현실에서는 좀처럼 맛볼 수 없는 ‘묘猫한’ 공간. MUGIMARU2에서 한 마리의 길고양이가 되어 보는 건 어떨까?
--- 본문 중에서
37년 전, 카메라맨이 되겠다는 꿈을 안고 상경한 도쿄에서 우연히 들어서게 된 요리사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우직한 요리사. 이시자키 상은 이미 수천 장의 맛을 기록해온 맛의 기록자이자, 앞으로의 맛을 지켜나갈 수호자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나는 노란 달걀옷을 입고 토마토 향으로 단장한 오므라이스를 한입 크게 베어 물고 이시자키 상이 들려주는 옛 이야기들을 맛있게 곱씹었다. 문득 외길 인생을 꿋꿋이 걸어온 이시자키 상의 좌우명이 궁금했다. “좌우명? 글쎄요. 가슴 속에 새겨둔 말은 있지요. ‘어제의 바람은 오늘 다시 불지 않는다昨日吹いた風は今日、吹かない’라는 말입니다. 나는 이 말을 두 가지로 해석해요. 하나는 ‘오늘의 어려움이 지나고 나면 내일은 반드시 새 바람이 불어온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 번 스쳐간 바람은 다시 불지 않으니 지금의 바람을 제대로 느껴라’라는 의미로 해석하지요. 지난 세월을 버틸 수 있었던 힘도 이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바람이다. 이시자키 상의 손을 거친 요리에서 바람이 느껴졌다. 야에스에서 시작된 바람, 전설의 블루 벨, 우직한 요리사. 이 모든 이야기가 바람이 되어 내 마음에 살랑살랑 스며든다. 이시자키 상의 말대로라면 이 바람이 내일 다시 부는 일은 없겠지. 하지만 분명 이시자키 상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맛은 매일 새로운 바람으로 내일을 기약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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