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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예술, 정치의 실험 : 파리 좌안 1940-50

사랑, 예술, 정치의 실험 : 파리 좌안 194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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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96쪽 | 649g | 145*215*29mm
ISBN13 9791186000854
ISBN10 118600085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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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를 쓰는 일은 마치 불난 집에 걸어 들어가는 것과도 같았다. 전쟁의 생생한 참화, 감정의 용광로, 정치의 열정, 극적인 분쟁, 잔혹한 섹스, 신경을 괴롭히는 절망감, 광적이고 매혹적인 이상, 거대한 책략의 모, 수많은 실패와 몇 가지 놀라운 성취. 이 책의 주인공들은 냉전이 새로운 세계 질서로 확립되는 것을 막는 데는 끝내 실패했을지 몰라도, 4분의 3세기가 흐른 지금까지 우리가 여전히 지키며 살아가는 수많은 기준을 수립한 장본인들이다.

나치 점령기의 혼란 속으로 먼저 뛰어들지 않고서는 전후 파리의 문인, 미술가, 사상가 들을 온전히 평가할 수 없다. 나치의 점령이 이들의 행동과 사고를 형성했을 뿐 아니라, 살아가는 내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이들은 전쟁을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경험했지만, 어떤 식으로든 다들 전쟁을 감내했다. 진원지 파리에서든, 비시 프랑스나 북아프리카의 어느 먼 구석에 발이 묶인 상태로든, 아니면 가장 가혹한 경우 전쟁포로가 되거나 독일 포로수용소에 갇히거나 런던에서 폭격을 당하며, 또는 안전한 뉴욕에서 라디오로 뉴스를 들으며 간접적으로 몸이 굳는 경험을 하면서, 또는 점령을 종식하려는 굳은 결심으로 활발히 투쟁하면서. 전쟁이 이어지던 이 몇 년 동안 이들은 모두 어떤 식으로든 새로 태어나고, 자신의 성격을 재설정했다. 그리고 바로 그들 자신이 겪은 일 때문에 파리를 자기 집으로 여겼다. 수년 후, 생애가 일부 겹치는 저명한 파리 주민 3세대가 각기 이렇게 말할 수 있었다. “전쟁은 나의 주인이었고, 파리는 내 인생의 학교였다.”

도시의 불쾌한 현실이 담긴 디테일도 영감의 원천이 되는 곳. 이곳은 타자와 만나기 위해 고안된 도시임이 분명하다. 파리에서는 우연한 만남이 도시를 설계하는 데 힘을 발휘했다.

삶을 최대한 충실히 살고, 그 삶으로 실험하기 위해서. 파리의 생활, 예술, 문학, 그리고 정치적 소란 속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맡아 활약하고 싶어서.

냉전은 프랑스의 지적 담론을 영구적인 대립의 드라마로 바꾸어놓았다. 공산당의 발작성 전술이 공적 논쟁을 끝없는 심리극으로 변질시킬 때면, 어느 누구도 냉정함을 유지하기가 극도로 어려웠다. 하지만 일부는 여전히 급진적인 제3의 길을 믿었다.

1946년, “예술계는 종횡으로 가로지르는 강력한 여러 흐름 속에 휩싸였다. 개인 대 공동체, 비관주의 대 낙관주의, 환멸 대 참여, 추상 대 형상, 반란 대 보수주의, 천연색 대 흑백, 캔버스 대 벽화, 본능 대 성찰, 육체 대 정신, 의고주의 대 근대주의, 현실주의 대 비현실주의”

라이어널 에이블은 스타일 그 자체가 곧 본질이자 행동이라는 점을 꿰뚫어봤다. 프랑스 문인들의 스타일은 늘 책략 위주에 실속 없이 얄팍한 것으로 치부되기 일쑤였지만, 에이블을 비롯한 수많은 젊은 외국 예술가들과 작가들이 파리에 와서 발견한 것은 삶으로서의 스타일이었다. 스타일은 곧 생활방식, 글 쓰는 방식,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이었고, 비학구적인 문화적 호기심이자 욕구였다. 또한 그들은 파리에서 논쟁의 방식과 절차의 격식을 중시하는 독특한 감각을 발견했다. 프렌치 스타일이란 쾌락의 문제라기보다는 미군 조종사 출신 소설가 제임스 설터가 훗날 난생처음 파리에 몇 달 머무는 동안 발견한 “사물의 위계, 그것들을 평가하는 방식”10 같은, 좀 더 지속성 있는 어떤 것이었다. 파리가 제공한 것은 교육이었다. “학교 교과 내용이 아니라 실존의 관점을 배웠다. 예컨대 어떻게 여가를 보내고 사랑하고 먹고 대화할 것인지, 나체, 건축, 거리 등 새롭고 변화된 인식을 구하는 모든 것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를 배웠다.”

전쟁의 종료와 함께 새로이 자유를 얻은 세계를 여행하고, 발견하고, 이해하고, 수용하고픈 강한 욕망에 이끌려 외국 예술가와 작가들이 파도처럼 파리로 밀려들었다. 문화적 이종교배가 일어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온갖 종류의 경계를 넘나들고, 철학과 저널리즘이 결합하고, 국적이 다른 지식인, 분야가 다른 예술가들이 교류했다.

“그것은 너무 젊은 내 어깨에 얹힌 전쟁의 무게였던가?” 클로드 란즈만이 회고록에서 던진 질문이다. “그것은 그 시절 삶과 죽음 사이에 위태롭게 잡혀 있던 균형이었을까? 나의 이 새로운 자유는 때때로 불필요한 행동으로 나 자신의 실존을 증명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했다.” 전쟁 경험과 4년간 간신히 죽음을 면했다는 생각은 전후 파리 지식인과 예술가가 삶의 모든 면에서 느끼던, 자유를 향한 채울 수 없는 갈증을 이해하는 핵심 단서였다. 노동계급 출신이든 부르주아계급 출신이든 다들 자기 계급의 전통, 관례, 예절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다. 가족은 폐기해야 할 제도였고, 자녀는 어떻게든 피해야 할 성가신 존재였다. 그러나 이것들은 폐기 처분하기 지극히 어려운 관념들이었다.

강하고 비범한 여성들도 온갖 형태의 자유를 갈망했다. 시몬 드 보부아르와 재닛 플래너, 에디트 토마, 도미니크 오리 등은 남자들에게 도전하며 우리도 주저 없이 욕망과 야심에 따라 살아가겠다고 선언한 여성들이었다.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지적이고, 대범하고, 삶의 쾌락과 감각에 호기심이 많고, 반복적인 불법 낙태의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이 페미니스트 선구자들은 이후 여러 세대에 걸쳐 해방의 모델이 되어주었다. 또한 그들은 이성애자, 동성애자, 또는 양성애자로서 섹스라는 주제에 대해 “그리스식 탈도덕적 관점”을 견지했다. 쥘리에트 그레코, 프랑수아즈 사강, 브리지트 바르도는 모두 시몬 드 보부아르의 어린 자매들이었다.

파리는 신예 작가 제임스 설터에게 가르쳐준 것과 똑같은 것을 엘즈워스 켈리에게도 가르쳐주었다. 바로 사물과 사람을 바라보는 방법이었다.

그[라이어널 에이블]는 보고 듣는 모든 것을 선의의 중립적 태도로 수용하고 재미있게 여겼다. 실은 모든 것이 그를 놀라게 했다. 파리라는 도시의 레이아웃, “파리의 가게와 표지판의 색과 특이함, 아늑한 회색빛 19세기 건축물, 상업 공간과 주거 공간의 심오한 혼합”.그는 파리가 이상하기도 했지만, 또 그만큼 아름답다고 느꼈다. “이곳은 타자와 만나기 위해 고안된 도시임이 분명하다. 파리에서는 우연한 만남이 도시를 설계하는 데 힘을 발휘했다.”

삶을 최대한 충실히 살고, 그 삶으로 실험하기 위해서. 파리의 생활, 예술, 문학, 그리고 정치적 소란 속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맡아 활약하고 싶어서.

그가 강연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한 여성이 실신했고, 잠시 후 또 한 명이 실신했다. 다행히 누가 창문을 열 생각을 했지만, 그 순간에 이미 보부아르와 사르트르의 평판은 실질적으로 굳어지고 말았다. 실존주의가 준 충격으로 첫 희생자 두 명이 발생했다. 새로운 철학은 사람들을 실신시킬 정도로 강력했다. 다음 날 『삼디 수아르』가 이 사건을 보도하자마자 소문이 퍼져 젊은이들은 사르트르의 무게 1킬로그램, 길이 700쪽짜리 논문 『존재와 무』를 사려고 몰려갔다. 그들의 어머니 세대가 2년 전 그 책을 저울추로 쓰려고 뛰어가서 사 왔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존재와 무』는 유행의 첨단을 걷는 책이 되었고, 실존주의는 곧 컬트가 되어 추종자를 거느리게 되었다. 재닛 플래너는 이런 형상을 재치 있게 비꼬았다. “한때 초현실주의라면 무조건 멋지다고 여긴 사람들 사이에서 지금은 사르트르가 무조건 멋진 존재가 되었다.”

지하에 유흥장(boite)을 마련하는 밀실애호증이 생제르맹데프레에서 유행이다. 일부 지하실은 정통 18세기 지하창고로 여전히 환기가 안 된다. 비외 콜롱비에 극장의 지하실은 이런 종류의 클럽 가운데 최고로서 클로드 뤼테가 연주하는 ‘핫 재즈’ 와 프랑스령 아프리카 출신 흑인들이 부르는 고향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생재르맹 클럽과 실존주의자로 불린 혈거인들의 동굴 가운데 최초인 르 타부도 여전히 인기가 뜨겁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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