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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자

지구별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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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6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468g | 139*204*20mm
ISBN13 9791186686454
ISBN10 1186686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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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잊지 말게. 삶에서 만나는 중요한 사람들은 모두 영혼끼리 약속을 한 상태에서 만나게 되는 것이야. 서로에게 어떤 역할을 하기로 약속을 하고 태어나는 것이지. 모든 사람은 잠시 또는 오래 그대의 삶에 나타나 그대에게 배움을 주고, 그대를 목적지로 안내하는 안내자들이지.”
--- p.63

“인도에서는 인도만 생각하고, 네팔에서는 네팔만 생각할 것!”
그 말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여행자들은 서로 만나면 자신이 여행한 다른 장소를 이야기하기에 바쁘다. 인도에서는 네팔 이야기를 하고, 네팔에서는 인도 이야기를, 뭄바이에서는 콜카타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삶이 그렇듯이.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 살면서도 언제나 어제와 내일을 이야기한다.
--- p.101

“음식에 소금을 집어 넣으면 간이 맞아 맛있게 먹을 수 있지만, 소금에 음식을 넣으면 짜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소. 인간의 욕망도 마찬가지요. 삶 속에 욕망을 넣어야지. 욕망 속에 삶을 집어 넣으면 안되는 법이요.”
--- p.105

“당신이 진정한 작가라면, 자신이 경험한 것만을 글로 써야 할 것이오.”
나는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가 말했다.
“당신 자신이 진정으로 경험한 것이라면 결코 잊어버리지 않을 것이오. 그것들은 굳이 종이 위에 적어 놓을 필요가 없소. 왜냐하면 그것들은 당신의 가슴속에 새겨지기 때문이오. 그렇지 않소?”
나는 또다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노인이 재차 말했다.
“당신이 만일 진정한 작가라면, 종이 위에 적어 놓은 메모들이 아니라 당신의 가슴에 새겨진 자신의 경험들을 갖고 글을 써야만 할 것이오!”
듣고 보니 너무도 멋진 말이었다. 잊어버리기 전에 얼른 그 말들을 수첩에 적어 놔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다시 수첩을 꺼내들려는 찰나, 노인이 말했다.
“당신의 영혼 깊이 새겨진 진실한 경험이 아니라면 글로 쓸 가치도 없소. 머릿속에 한순간 스쳐 지나가고 마는, 그래서 금방 잊어버릴 수도 있는 것들을 갖고 글을 쓴다면, 그것이 어찌 다른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겠소?”
--- p.117~118

한참을 가다 뒤돌아보니, 그때까지도 집시들이 천막 앞에 서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백 미터를 가서도, 2백 미터를 가서도 마찬가지였다. 뒤를 돌아볼 때마다 집시들은 그곳에 한 줄로 서서 여전히 내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들판이 너무 평지라서 헤어지기가 그만큼 어려웠던 것이다.
--- p.133

“당신, 이거 아시오? 당신이 다음 생에 만날 사람들은 바로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들이란 걸.”
--- p.144

“온통 하얀 것을 보았나? 사방이 전부 흰빛으로 가득한 곳 말이야. 그곳은 무의 세계지.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어. 그냥 하얀 세계일 뿐이야.”
--- p.169

어디에 가든 그곳에 있으라!
--- p.175

고백할 필요도 없이, 그 후로도 나는 매번 졸음에 빠져 나 자신이 부처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곤 했다. 어떤 때는 너무 철저히 부처가 아닌 것처럼 행동한 나머지, 정말로 나 자신이 부처가 아니라는 굳은 확신이 들기까지 했다.
--- p.200

“자, 얼마나 멋져요. 이건 좋은 물건이에요. 가격도 당신에겐 그다지 비싼 편이 아닐 거예요. 이 목걸이를 하면 당신은 앞으로 어떤 일도 ‘다음’으로 미루지 않게 될 거예요. 이 목걸이를 할 때마다 내가 한 말이 기억날 테니까요.”
--- p.204

한 곳에 오래 머물라. 그래서 그들과 하나가 되고, 똑같은 태양으로 이마를 그을려라. 그것만이 자아의 벽을 허물고 세상과 화해하는 길이다.
--- p.205

“나는 내 고장어인 마르와리어와 내가 기르는 낙타들의 언어, 그리고 신과 대화를 나누는 영혼의 언어를 이해할 줄 안다오. 뒤의 두 가지는 아마도 당신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외국어일지도 모르겠소.”
--- p.217

인도는 내게 무엇보다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게 했다. 세상을, 사람들을, 태양과 열기에 들뜬 날씨를, 신발에 쌓이는 먼지와 거리에 널린 신성한 소똥들을. 때로는 견디기 힘든 더위와, 숙소를 구하지 못해 적막한 기차역에서 잠들어야 하는 어두운 밤까지도 받아들여야만 했다. 그것은 나 같은 여행자에게는 숙명과도 같은 것이었다. 내가 누구이든지, 그리고 내가 어디에 서 있든지,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축복하는 것, 그것이 내게는 여행자로서 가장 중요한 통과의례였다.
--- p.246

사실 모든 여행기는 여행자의 것이 아니다. 여행자들은 마치 자신의 스토리인 것처럼 글을 쓰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모든 이야기는 그가 만난 현지인들, 릭샤 운전사, 거리의 아이들, 속임수를 쓴 호객꾼, 그를 집으로 초대한 초면의 우체국장의 이야기다. 심지어 그가 손을 흔들며 작별하고 떠나온 늙은 탁발 고행승의 이야기일 뿐, 결코 그 자신의 것이 아니다.
--- p.248

“너는 길을 잃었다고 주장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우리 모두는 신의 계획에 따라 정확히 어딘가로 가고 있는 중이다. 네가 길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너는 분명히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는 중이다.”
--- p.263

내가 염소를 바라보며 앉아 있는데, 한 사두가 말했다.
“말뚝에 묶인 염소처럼 세상에는 과거에 묶여 사는 사람들이 많다. 묶인 밧줄을 끊으면, 보라, 나처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지 않은가.”
그렇게 말하고 그 사두는 자유롭게 가버렸다.
--- p.289

아즈 함 바훗 쿠스 헤. 오늘 나는 무척 행복하다.
--- p.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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