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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이 친구들! 이탈리아 여행가개!

댕댕이 친구들! 이탈리아 여행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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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에세이 top20 9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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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7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266g | 135*195*15mm
ISBN13 9788998965204
ISBN10 8998965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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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다시 오겠다며 두 번째 동전을 던진 것을 마지막으로 다시 찾지 못했던 로마, 그리고 트레비 분수 앞에 아인이와 함께 서 있다니 꿈만 같았다. 인생이란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펼쳐지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아인이는 특별한 냄새가 느껴지는지 귀를 쫑긋 세워 분수대를 향해 코의 신경을 집중시켰다. 손톱만 한 코가 끊임없이 씰룩였다. 웅장한 분수대의 냄새가 아인이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게 될까? 호기심 가득 바라보는 아인이를 보며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꼈다. ‘꼭 기억해야 해. 우리 이곳에 또 오는 거야.’ 나는 분수를 등진 채 아인이를 안아들었다. 그리고 세 번째 동전을 등 뒤로 던져 넣었다. ‘우린 분명 다시 올 거야!’ 첫 버킷리스트가 실현됐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로마의 휴일'」중에서

아인이는 유기견이었기에 나는 이 아이가 어디에서 왔는지 정확히 몇 살인지 알지 못한다. 그저 의사선생님을 통해 나이를 짐작해보거나 좀 더 세심하게 관찰하며 추정나이보다 어릴 거라 기대해볼 뿐이다. 정확한 나이를 모르기에, 운명 같았던 우리의 만남처럼 이별도 미처 준비하지 못한 사이 급작스레 찾아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워지곤 한다. 반려견을 키우는 모든 보호자의 마음이 그렇겠지만 유기견을 가족으로 받아들인 마음 한편에는 이런 작은 불안이 존재했다. 나는 말없이 아인이를 쓰다듬으며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아인이처럼 버림받는 반려견이 없기를…… 그리고 아인이가 너무 빨리 별이 되지 않기를…….’
---「반려견에게도 축복이 주어진 이곳」중에서

테라스가 있는 한 식당에서 아인이와 식사를 하던 중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 한 대형견이 가던 길을 멈추고 길에 풀썩 주저앉아 뒷다리로 머리를 긁기 시작했다. 다가오는 차량을 위해 빨리 길을 비켜주어야 하는 상황에 보호자는 자신의 반려견을 힘껏 잡아당겼지만 덩치가 산만 한 그 녀석은 꿈쩍도 하지 않은 채 드러누워 계속 뒷다리로 얼굴을 긁어댔다. 그러나 가던 길이 막혀버린 운전자는 경적 한 번 울리지 않고 개가 시원하게 얼굴을 다 긁을 때까지 기다려주었다. (중략)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이 상황. 이곳은 진정한 ‘개천국’이었다.
---「반려견에게도 축복이 주어진 이곳」중에서

아인이도 이탈리아에 왔으니 젤라또를 맛보며 여행의 즐거움을 느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맛있는 것을 나누는 것도 여행의 묘미니까.’ 나는 아인이가 탈이 나지 않을 법한 코코넛 맛을 선택했다. 처음으로 젤라또를 맛보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아인아! 젤라또 나눠 먹을까?” 두 번째 버킷리스트가 실현되는 순간이다. 나는 첫 입을 아인이에게 양보했다. 젤라또를 한 번 혀로 스윽 핥더니 혀놀림이 급해졌다. 그러고는 다 먹어버릴 기세로 젤라또를 향해 돌진했다. ‘이런 게 여행의 즐거움이지.’
---「행복한 기억으로 채워질 하루」중에서

로마 시내나 관광지에서는 테러에 대비하는 군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삼엄한 경비 속에 군인들의 표정도 경직되어 있었다. 하지만 도심을 누비는 아인이를 발견한 군인들의 딱딱한 얼굴엔 미소가 꽃피었고 이들은 아인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즐거워했다. 귀를 토끼 귀처럼 모으고 종종걸음으로 곳곳을 탐색하는 이 작고 귀여운 모습이 경직된 주변 분위기조차 따뜻하게 바꿔놓고 있었다. 문득 전쟁지에서 서로를 두 팔 벌려 포옹하고 있던 한 ‘군인과 개’의 사진이 떠올랐다. 지금 내가 그렇듯이 어쩌면 그도 전쟁터에서 개에게 온 마음을 의지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이 자그마한 아이가 오히려 나를 지켜주고 있는 것 같은 든든함. 반려견은 생각이상으로 의지가 되고 위안이 되는 존재임에 틀림없다.
---「이탈리아 사람들의 마음엔 행복을 위한 자리가 있다」중에서

처음 이탈리아 여행을 결심했을 때, ‘반려견 동반 여행은 사람들에게 불편을 준다’, ‘개는 집에 있어야 한다’와 같은 수많은 기우 섞인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는 ‘그 어떤 제재’도 받지 않았으며 ‘그 어떤 불편한 시선’을 느끼지 못했다. 아인이를 씻기고, 먹이고, 재우고, 뒤처리까지 해야 하는 일이 ‘어떤 하루’의 일상과 같았다. 아인이를 가방에 넣어 메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은 이미 내 짐을 줄여서 온 것으로 대체 가능했고, 여행지에서 들고 다니는 가방의 무게와도 같았기에 이 정도의 수고는 참을 만했다. 우리가 여행에 수반되는 힘든 과정을 감수하듯이 반려견과 함께 떠나는 여행도 힘든 과정이 수반되는 또 다른 형태의 여행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챙겨야 할 것이 조금 많아지기는 했지만 해보지 않으면 절대 몰랐을 것들, 하지 않고서 단정 지을 수 없는 것들이 이번 여행 곳곳에 숨어 있었다. 아무튼, 아인이와 여행을 함께 떠나오길 잘했다.
---「제가 들어가도 될까요?」중에서

반려견 동행이 어찌 보면 챙겨야 할 것도 많아지고 제한도 많아서 함께 여행하는 일이 수고스러운 일처럼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동행이 ‘사람의 동행’과 다른 것이 있다면 오로지 ‘지금’이라는 현재시점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꼭 보아야 할 것, 먹어봐야 할 것, 해봐야 할 것과 같은 여행의 목표치가 비교적 낮다 보니 바쁜 일정에 쫓길 일없이 오히려 ‘지금’에 집중할 수 있어서 더욱 자유로워질 수 있다.매순간 오감을 열어둘 수 있기에 여행하는 순간에 충실할 수 있게 된다. 지난 네 번의 이탈리아 여행보다 이번 아인이와의 여행이 더 편안하다.
---「반려견은 훌륭한 여행메이트」중에서

반려견을 입양하면 행복이 찾아온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행복에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모르는 듯하다. 그 책임의 무게는 반려견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면서 간과해선 안 될 정도로 막중하다. 한 생명의 건강과 행복을 평생 책임져야 하는데다, 교육의 의무를 다하고 에티켓을 지킴으로써 타인에게 피해를 주어선 안 된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것은 막중한 책임이 따르는 일이기에 반려견을 유기하는 사람들, 교육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사람들은 결코 반려견과 함께하는 진정한 행복을 맛볼 수 없다. 행복에도 ‘책임감’이라는 자격증이 필
요하다.
---「책임감’이라는 행복 자격증」중에서

이탈리아 여행을 하며 평소보다 활기찬 모습의 아인이를 보면서 어쩌면 이 작은 녀석에게도 여행이 필요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인이가 꽃향기를 맡으며 거리를 거닐던 순간, 바다를 우수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던 순간, 거리 악단의 연주를 감상하거나 아이스크림을 먹어보며 새로운 맛에 눈떴던 순간들과 사람들의 따뜻함을 느끼며 안정을 취하던 수많은 순간을 떠올리며 여행지에서의 새로운 경험이 아인이에게도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길 바란다.
---「아인이의 발걸음은 명랑한 알레그로, 내 마음은 편안한 아다지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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