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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형 인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 열어라

20세기형 인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 열어라

: 원로 역사학자 강만길과의 대화

이슈북-0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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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10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96쪽 | 192g | 128*240*15mm
ISBN13 9788994963501
ISBN10 899496350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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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강만길 우리나라 역사학자들이 책을 쉽게 못 쓰는 폐단이 있어요. 논문 쓰던 버릇이 있어서. 역사학자들이 못 쓰면 기자들이라도 쉽게 현대사 문제를 써야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전문기자가 거의 없잖아요. 외국에는 기자가 한 분야에 60~70세까지 종사한단 말이에요. 60세 되는 평기자들이 많습니다. 그쯤 되면 자기 분야의 전문가가 돼버려요. 그들이 아주 쉽게 써요. … 일반 사람들이 읽을 수밖에 없지, 재미있으니까. 우리는 그런 역사학자도 없고, 그런 기자도 없고.
손석춘 역사학자로는 선생님이 계신데요?(웃음)

손석춘 한국 정치가 퇴행하는 배경에는 이른바 ‘뉴라이트 운동’이 있는데요. 거기에 핵심적 논리를 제공한 분이 안병직 선생이거든요. 강 선생님께서 안병직 선생을 더 잘 아시겠지만, 그분이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선생님보다 더 왼쪽에 있었죠? 식민지 반봉건 사회로 우리 사회를 규정했잖습니까?
강만길 사람은 생각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자기의 역사관이나 세계관을 바꿀 때는 그만한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합니다. 여태까지 이렇게 살아왔는데 이제부터는 왜 이렇게 바꾸는지, 역사관과 세계관이어떻게 달라졌는지 그런 설명이 있어야 해요. ‘무조건 어제까지 내가 잘못했다, 지금부터 나 이제 돌아선다’ 이런 식으로 나와서는 안 되지요. 내가 그 사람을 1975년에 일본에서 처음 만났어요. 그도 일본에 파견교수로 가 있고, 나도 가 있고 그래서 거기서 처음 만났어요. 하루는 그 집에서 저녁에 술을 마시면서 같이 잤는데 좀 놀랐어요. 대한민국의 국립대학 교수 중에 이렇게 진보적인 사람이 있는가? 정말 놀랐어요. … 가깝게 지냈어요, 서로 뜻도 맞았고. 그런데 하루아침에 그렇게….
_1장 성급한 뉴라이트의 논리

강만길 앞으로 인간 세상이 계속 신자유주의 일색으로 갈까요? 역사는 그렇지 않습니다. 봉건사회는 1,000년이나 유지됐고, 자본주의 사회가 독자적으로 전개된 300~400년 만에 사회주의가 도전을 했다가 지금은 실패를 했어요. 자본주의가 홀로 남은 셈이죠. 홀로 남으면 방자해집니다. 방자해진 자본주의가 앞으로 21세기에 어떤 길을 걸을 것인가? 유럽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사회민주주의가 성하게 될 것인지, 새로운 도전세력이 나올 것인지는 두고 봐야겠죠. … 아마 새로운 시스템이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제자에게서 배운 것인데 내 것이면서도 우리 것이 되고, 우리 것이면서도 내 것이 되는 그런 체제, 어떤 생산물이 내 것이 되면서도 우리 것이 되고, 우리 것이 되면서도 내 것이 되는 그런 시스템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야 21세기 이후의 인간 세상이 평화롭고 편안한 세상이 될 겁니다. 아직까지는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공상’이라고 하겠죠. 하지만 앞서가는 생각이 ‘공상’이라는 말을 듣지 않은 적이 있었나요?

손석춘 뉴라이트 이야기를 마저 짚어봤으면 하는데요. 안병직과 그 제자들은 조선 후기에 우리 경제에서 ‘자본주의 맹아’를 발견하는 것은 실제와 다르다며 심하게는 ‘주관적 희망사항’이라고 비판하고 있잖습니까? 그 이유도 나름대로 제시하고 있던데요. 가령 조선 경제는 19세기에 거의 피폐해져서 자본주의로 발전해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소진됐다고 이야기하거든요. 자료가 그렇다며 자신들의 연구가 실증적이고 과학적이라고 자부하고 있어요. 어떻게 보시는지요.
강만길 임진왜란으로 조선은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지난날 일본 학자들이 말하기를, 조선의 역사는 임진왜란 때 큰 타격을 받아서 완전히 찌부러진 것을 일본 사람들이 개항시킴으로써 근대사회로 가게 되었다, 그렇게 가르쳤어요. 우리는 그것을 식민사학론이라고 비판했어요. 해방 후 그 식민사학을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학계에 나타나기 시작했지요. … 그렇지 않다, 임진왜란의 엄청난 타격을 받고 난 다음에 복구하는 과정에서 경제가 다시 발달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외국무역도 열렸고 농업에 있어서도 새로운 경영 방법이 일어났고, 상공업에있어서도 자본이 축적되어 갔고, 개항 이전에 이미 근대사회로 갈 만한 경제적·사상적 조건이 이루어져 있었다, 그런데 일본에 의해 ‘문호 개방’이라는 이름의 침략을 받음으로써 예속화되어버렸다는 것이 우리의 논리입니다. 나는 한걸음 나아가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임진왜란을 거치고 난 다음 나라가 피폐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때 조선왕조가 망했어야 해요. 망하고 새로운 왕조
가, 예를 들어 인기 있는 의병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왕조가 들어섰어야 합니다.
_2장 20세기는 혁명가의 시대, 21세기는 사상가의 시대

손석춘 식민지근대화론을 주장하는 뉴라이트들은 상공업만이 아니라 농업까지 포함해서 생산력이 바닥에 있었기 때문에 일본이 식민지 지배를 통해서 조선은 비로소 근대화될 수 있었다고 분석합니다.
강만길 임진왜란 후 17~18세기의 전쟁 후 수복 과정에서 성장한 경제가 19세기의 세도정치 시기에 저조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일본에 의한 개항과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발전적으로 봐야 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시대가 흐르니까 경제의 양적 증가는 당연히 있겠지요. 그러나 그 경제의 주체가 누구냐 하는 문제를 생각해야 합니다. 일제강점기 경제사를 주로 경제학자들이 담당했어요. 역사학자들이 담당하지 못했습니다. 역사학과 경제학에는 큰 차이가 있어요. 경제학이 수치 중심의 학문이라면, 역사는 가치 중심의 학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 경제학을 하는 사람들의 눈으로 이야기하면 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에 연간 8퍼센트인가 경제성장을 했다고 해요. 그 8퍼센트의 경제성장이 누구에 의해서 이뤄졌느냐, 그 역사의 주체가 누구냐? 그런 문제를 전혀 따지지 않아요. 그러나 일제강점기의 경제성장은 주체가 일본 사람들이거든요. 우리가 주체가 아니에요. 이런 문제를 전혀 짚지 않습니다.

강만길 물어봅시다. 김구가 좌익입니까, 우익입니까?
손석춘 우익이죠.
강만길 우익 중의 우익입니다. 그 김구도 분단 정부를 강력히 반대했습니다. 그래서 무릅쓰고 1948년 남북협상을 하러 평양에 갔습니다. 설령 분단이 되었다 하더라도 남쪽이 이승만 정부가 아니고 김구 정부가 섰더라면 아마 6.25는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승만 정부는 임시정부의 정통성이 없으니까요. 임시정부의 정통성은 김구가 가지고 있는 겁니다. 그런 역사를 아무도 말하지 않고 있는데, 정말 잘못된 겁니다. 왜냐하면 이승만은 홀몸으로 돌아왔습니다, 미국에서. 그래서 친일파 아니고는 쓸 사람이 없었어요. 혼자 돌아왔으니까. … 그러나 임시정부의 김구는 수백 명을 데리고 돌아왔잖아요. 광복군을 비롯해서 각료들, 교민들을 중심으로 정부가 되는 거예요. … 이런 것을 전혀 생각하지 않으니까, 그런 역사를 모르니까 그따위 소리가 나오는 겁니다.
_3장 역사가의 눈, 경제학자의 눈

손석춘 소련이 당시에 북쪽만이라도 어떻게 해서든 자기들의 영향력 아래 놓아두려고 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봐야겠죠?
강만길 우리 땅이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사이에 걸쳐 있는 반도입니다. 해양세력권에 들어가게 되면, 일제강점기처럼 일본의 지배를 받게 되면 그것을 발판으로 삼아서 대륙을 침략하는 지역이 되고, 대륙세력권에 들어가게 되면 일본을 위협하는 지역이 되는 겁니다. 외교사학자들은 한반도가 대륙세력권에 들어가게 되면 일본을 겨눌 칼이 되고, 해양세력권에 들어가게 되면 대륙을 침략하는 다리가 된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땅 전체가 2차 대전 이후에 대륙의 사회주의 세력권에 들어가느냐, 미국 중심의 해양세력권, 자본주의 세력권에 들어가느냐에 따라서 동아시아의 형세가 왔다 갔다 하게 되어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남북 분단은 외세들에게 있어서는 하나의 타협책입니다.

강만길 박헌영이 물론 최고 지도자였죠. 사실 박헌영 입장에서 보면 김일성은 당력이 짧지요. 그러나 이미 소련이 선택을 해놨단 말이에요.
손석춘 모스크바에서 김일성과 박헌영을 불러 면접을 했다면서요.
강만길 불러 보고 나서도 역시 김일성이었습니다.
손석춘 저는 그 자료를 보면서 스탈린이 두 사람을 불러 극비리에 면접을 본 뒤 김일성을 선택한 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오래 생각해봤어요. 어떻게 보면 박헌영이 김일성보다 더 민족적이었기 때문은 아닐까요? 선생님은 스탈린이 왜 김일성을 선택했다고 보세요?
강만길 김일성이 이미 자기 세력권 안에 와 있었고, 아마 소련군적을 가졌었다고 하잖아요? 능력을 알아봤고. 김책도 있고 최현도 있는데 단연 지도력이 뛰어났다고 본 것이겠지요. 나이는 젊으면서도.
_4장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사이에 놓인 우리 땅

손석춘 그런가요(웃음)? 한국전쟁은 역사가로서 어떻게 평가하시겠습니까?
강만길 대단히 불행한 일인데, 그때는 통일을 해야 된다는 생각이 지금보다 더 열렬했습니다. 분단된 지 얼마 안 됐으니까. 그런데 통일하는 방법을 전쟁 이외에 평화적으로 해야 한다고 김구, 김규식 등이 그랬는데 숙청해버렸잖아요.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요. 이승만도 밤낮 북진통일, 김일성도 혁명통일이지. 물리적인 방법밖에는 그 당시로서는 없었다 해도 틀리지 않을 겁니다.
손석춘 한국전쟁이 없었다면 남과 북의 역사가 어떻게 전개되었을까요?
강만길 6. 25전쟁이 없었으면 남북관계가 그렇게 악화되지는 않았을 거고, 남쪽에서의 진보세력 형세가 나아졌겠죠. 어쩌면 민주정부가 좀더 빨리 섰을지도 모르죠. 5. 16 같은 것은 있기 어려웠을 거예요, 전쟁이 없었으면. 그런데 그때로서는 김일성이 너무 젊었고 여러 가지로 봐서 자신만만했거든요. 미국이 참전할 줄 몰랐던 거지요.

손석춘 역사적 가정을 해봤으면 해서요. 소련이 만약 그때 남쪽까지 내려왔다면 우리 역사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강만길 우리 역사도 그렇지만 일본이 넘어갔을 거예요. 우리 땅을 다 점령했다면 일본에 상륙했단 말이에요. 일본의 사회주의 세력이 상당히 강했습니다. 그래서 아이젠하워가 한 말이 있어요. 일본은 여하한 일이 있어도 미국의 세력권에 두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태평양이 ‘아메리칸 레이크American lake’가 안 된다, 아메리카의 호수가 돼야 하는데 일본이 무너지면 태평양이 ‘붉은 호수Red lake’가 된다, 붉은 호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한다, 일본을 지키기 위해서는 한반도의 남쪽만이라도 미국의 세력권 안에 두어야 한다, 바로 이런 전략이었던 거죠.
손석춘 만약 그렇게 되었다면 20세기 세계사의 방향이 크게 바뀔 수 있었겠네요
강만길 중국이 넘어간 상황에서 한반도 전체가 넘어갔다면 일본도 보장할 수 없었겠지요.
_5장 한국전쟁이 없었다면, 한국 정치 어떻게 됐을까?

손석춘 5.16군사정변이 일어나고 박정희 정권이 들어서는데요. 그의 경제성장에 대해서는 진보 진영에 있는 학자들 가운데도 그것만은 평가해야 옳다,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어요. 어떻게 보시나요?
강만길 전쟁 후의 복구 과정에서는 어느 나라든 경제가 발전합니다. 일본도 크게 발전했고 독일도 크게 발전했고, 북한도 크게 발전했어요. 우리도 당연히 발전하는 겁니다. 그런데 그것을 어떤 사람이 맡느냐가 문제에요. 이승만 정부 때 재벌 중심의 경제체제가 조금 섰죠. 원조물자로 그랬는데, 그것을 장면 정부 때에는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 건설로 방향을 세워놨었죠. 그것을 박정희 시대에 들어오면서 완전히 재벌 중심으로 바꿨죠. 그리고 전쟁 후 복구 과정의 기회를 잡았어요. 당시 누가 해도, 김일성이 해도 박정희가 해도 60년대 이후는 경제발전을 하게 되어 있는 거예요, 전쟁 후 복구 과정에서. 그걸 박정희라는 사람이 맡은 거예요. 박정희는 어떤 사람이냐면 일제강점기의 만군(일제강점기에 둔 만주국의 군대) 출신입니다. 당시 만주의 경제 건설은 일본의 군벌과 재벌이 합작해서 이루어놓은 거예요. 그것을 실제로 경험한 사람이에요. 그래서 재벌 중심의 경제체제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_6장 한국 정치에 깊숙이 개입한 미국 CIA

손석춘 6월항쟁, 청와대까지 진격해야 했을까요?
강만길 넥타이 부대라는 이름이 붙여질 정도의 강도에 한정된 것이었다고 볼 수 있지요.
손석춘 하지만 밀고 나가자는 사람들도 대단하지 않았습니까?
강만길 그래서 지금의 젊은 학자들은 6월항쟁의 한계성을 말합니다. 노동자들과 합작을 못했다는 거죠.
손석춘 7, 8월 노동자 항쟁이 바로 일어났었죠.
강만길 그것은 뒤에 일어났고 6월항쟁 당시에는 넥타이 부대들만의 운동이었기 때문에 노태우 정부가 서게 되었다는 말을 합디다.… 당시 그 구성원들로는 어려웠을 거예요. 넥타이 부대로서는 어렵죠. 전국 방방곡곡에서 그만큼 참여한 것만 해도 다행이지. 6월항쟁과 7월항쟁이 동시에 같이 합작했다면 달라졌겠지. 두 세력 사이에 연결이 없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손석춘 김대중 대통령은 어떻게 평가하시겠습니까?
강만길 생각보다 상당히 의지가 굳은 사람이고 머리가 샤프해요. 그러면서도 눈물이 있어요. 많이 당해왔으니까 그런 게 있는지 모르겠는데, 특히 아들들 문제, 아들 형제가 자기 때문에 다 어려움을 당하게 되었다는 것, 그런 게 아주 마음에 걸리는 듯했어요.
손석춘 김대중 정부 5년을 평가해야 되지 않습니까?
강만길 정치, 경제적인, 사회, 문화적인 민주주의에 흠집이 없지 않아요. … IMF 뒤처리를 하게 되어 있었는데 IMF 뒤처리라는 게 신자유주의 방법밖에 없잖아요. 많은 희생을 낼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 점에서 김대중 정부는 불행한 정부죠. 자기의 대중경제론을 펴보지도 못하고, 적용시키지도 못하고, 많은 실업자를 내고, 엄청
난 희생을 냈죠. 그 대신 재벌 정리를 어느 정도 했습니다. 지금은 도로아미타불이 돼버렸지만. 내가 《20세기 우리 역사》(창비, 2009)를 쓰면서 그 이야기를 썼어요. 김대중 정부는 ‘불행한 정부’라고.
_7장 6월항쟁과 ‘넥타이 부대’의 한계

손석춘 남북정상회담에 유일하게 역사학자로서 참여하셨는데요. 그때 이야기를 들려주시죠. 남쪽 대통령들의 평가를 해주셨는데, 김정일도 보셨잖아요. 김정일은 어떻던가요?
강만길 굉장히 두뇌 회전이 빠르고 임기응변력이 높아요. 또 수령의 아들로 살아온 사람으로서 행동이 거침 없는 점이 있었어요. … 오찬회에서 서울로 돌아갈 날입니다. “제가 공항에 나가겠습니다” 그러더라고요. 국가원수가 공항에 나가는 것은 아랫사람과 의논해야 하지 않을까 했는데 실제로 나왔어요. 모르긴 해도 우리나라 대통령은 그렇게 못할 거예요. 아마 비서실장이나 경호실장과 사전에 의논해야 할 거예요. 그 자리에서 아무 의논도 안 하고 “제가 공항에 나가겠습니다” 해요. 굉장하구나, 생각했죠. 두뇌 회전이 대단히 빠르고 사람 대하는 게 능숙합디다.
손석춘 12년이 지났는데요. 거의 진전이 없고, 오히려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강만길 6.15공동선언만 진전이 없는 게 아닙니다. 노무현 정부의 10.4공동선언서도 그렇습니다. 서해안에 공동어로구역을 만들자, 해주를 중심으로 또 하나의공단지역을 만들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후에 서해공동어로구역을 만들지 못했을 뿐 아니라 포격사건이 일어납니다. 서해공동어로구역을 만들자고 한 정권이나 포격한 정권이나 북은 같은 정권입니다. 남쪽은 정권이 달라졌어요. 그렇다면 어느 쪽에 원인이 더 있겠는가? 그것은 뻔한 사실이거든요. 훗날의 역사가 그걸 안 밝히겠어요? 다 밝히죠.
_8장 노무현-김정일 회담, 임기 초에 할 수도 있었다

강만길 역사가 직선으로만 가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지그재그도 있을 수 있고. 어떨 때는 꽉 막힐 수도 있어. 역사가 직선으로만 갔으면 인간의 역사가 여기 있겠어요, 훨씬 더 갔지. 지그재그도 있는데 다만 지그재그에 대해서 왼쪽으로 갔던 곡선이 오른쪽으로 간다고 하더라도 각이 넓어야 하는 거야. 그래야 역사가 앞으로 나가죠. 극좌가 되고 극우가 되면 역사가 발전하지 못합니다, 멈춰버립니다. 각을 넓혀야 됩니다. 이명박 정부 쪽엔 그런 우를 범하지 말하라, 그런 얘기를 했었어요.
손석춘 그런데 그런 우를 범하고 있는 거죠
강만길 남북관계가 그렇죠. 그리고 부패 문제가 있어요. 옛날 조선시대에는 상피법이라는게 있습니다. 동생이 대통령이 됐으면 형은 정치를 그만두어야 합니다. 그 정도의 염치는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만두지 않고 온갖 짓을 하다가 동생의 임기 중에 구속이 됐어요. 이런 몰염치한 정치판이 어디 있어요.

강만길 박근혜 씨가 정말 지지율이 높은 거예요?
손석춘 높죠. 제가 영남지역에 강연을 갔는데요. 왜 좋아하냐고 물었더니 두 가지 이유를 대던데요, 하나는 박근혜 씨가 참 조신하다, 또 하나는 이명박 대통령에 비해서 서민적이다. 아버지 박정희가 대통령 때 돈 받지 않지 않았느냐, 그런 식으로 얘기를 해요.
강만길 정수장학회 재산이 얼마나 되는지 압니까? 육영수가 하던 육영재단이 몇 조가 된다고 하잖아. 왜 언론에서 그런 걸 안 밝히는지 모르겠어요. … 그리고 조신하다면 구중궁궐에 대통령을 앉히지? 대통령이 조신하다고 되는 자리인가?
_9장 역사는 ‘직선’으로만 가지 않는다

손석춘 자본주의 사회는 어떻게 되리라고 전망하세요?
강만길 아까 말한 것처럼 독야청청하게 됐는데, 심지어는 사회민주주의 북유럽도 밀리고 있는 그런 상황이 됐는데, 그렇게 오래는 안 갈 겁니다. 어느 한 체제가 독주하는 것은 폐단을 낳게 마련이에요. 이미 드러나고 있는데, 아마 대안이 나올 겁니다. 대체로 이런 말을 하면 또 점쟁이처럼 돼버릴지 모르겠는데, 세계사의 큰 사건들이 보통 한 세기에 70~80년대에 많이 일어납니다. 프랑스혁명, 소련이 무너지는 것도 그렇고 여러 가지가 있어요.
손석춘 아까 선생님이 새로운 사상이 만들어질 수 있는 시기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사상은 마르크스가 미처 보지 못한 어떤 것을 포착해야 할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게 있다면 어떤 걸까요?
강만길 신자유주의의 제일 폐단이 자연을 훼손해서 먹고사는 거예요. … 그런 말이 있습니다. 과거의 자본주의는, 제국주의는 식민지 백성들의 피를 빨아먹고 살았는데, 앞으로의 자본주의는 자연을 갉아먹고 산다고 그래요. 자연의 훼손이 엄청나거든요. 사회주의 역시도 자연훼손 문제에는 관심이 없었어요. 마르크시즘도 그랬어요. 그게 이제는 크게 관심이 되는 시절이 왔죠. 자연을 살리지 않고서는 인간이 제대로 살 수 없습니다.

손석춘 젊은 세대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정치 이야기, 어떤 말씀 주시겠어요?
강만길 젊은 세대는 21세기를 살아야 하는데, ‘20세기에 살아온 사람들의 영향을 받지 말아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20세기를 살아온 사람들은 남북전쟁과 남북 대립과 남북의 적대의식 속에서만 살아온 사람들이에요. 21세기는 그런 시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될 수 있으면 20세기적 인간의 영향을 덜 받으려고 노력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자네들은 새로운 세기에 할 일을 새롭게 개척해야 한다. 20세기적인 사람들이 우리를 따르라, 우리를 믿으라고 하거든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라, 그래야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 이거 중요합니다. 두 세대의 이견이 같아지려고 하면 현재 위치가 유리한 구세대 쪽으로 같아질 가능성이 높죠. 젊은 세대는 거기서 가능한 탈피해야 합니다.
_10장 21세기에 새로운 사상, 나온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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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절판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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