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목적은 이 협상학의 노하우를 살려서 여러분의 매일매일의 협상이 좀 더 잘 정리되도록, 좀 더 좋게 하는 것입니다. 협상학을 이해하면, 쓸데없는 대화에 시간을 낭비하거나, 고민해도 해결 방법이 없는 일들로 끙끙대거나, 마지막으로는 ‘손해를 보는 일’이 없어질 것입니다. 이 책에는 ‘협상’을 잘 못하는 노교섭 대리가 등장합니다. 노교섭 대리는 일이나 사생활에서 합의점을 잘 찾아내지 못하고, 언제나 당황합니다. 그런 노교섭 대리가 네고시안인 아보트를 통해 협상학을 익혀 매일매일의 생활을 바꿔 나갑니다. 그의 이야기를 통해 여러분에게 매일 사용할 수 있는 ‘대화의 기술’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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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학에서는 대화 흐름을 ‘인물’과 분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인 이상 눈앞에 있는 협상 상대에게 분노, 불만, 적의 등 감정이 끓어오르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휩쓸려버리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해결은커녕 오히려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자신의 기분에 휘둘리지 않고 지금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생각하면서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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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적인 요구(입장)의 배후에 있는 이유(이해)를 찾아보면 어느 한쪽이 양보할 수밖에 없어 보이는 대립에서도 의외로 깔끔하게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상대의 이해를 만족시키는 것만으로는 협상 성공이라 할 수 없습니다. 상대만 만족하고 자신은 불만스러워서는 협상의 의미가 없으니까요. 이럴 때, 자신과 협상하는 상대의 이해 ‘차이’를 찾아봅니다. 자신은 이것을 하고 싶고, 상대도 이것을 하고 싶다, 즉 둘 다 같은 것을 하고 싶다면, 쟁탈이 되어 버립니다. 그러나 자신과 상대가 다른 것을 하고 싶어할 경우에 자신의 이것과 상대의 저것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다면 좋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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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학에서 매우 중요한 사고방식 가운데 하나로 ‘BATNA(배트나)’가 있습니다. “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의 앞글자를 따서 BATNA라고 하는데, 이것은 협상이 결렬됐을 때 자신에게 가장 최선인 대체안을 의미합니다. 합의점을 찾으려고 협상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결렬을 대비해 대체안을 마련해 둔다는 건 이상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실은 이 역발상이야말로 합의점을 찾는 비결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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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1이 아닌 여러 사람이 모여 하는 회의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으므로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를 기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도 모든 의견을 선입관 없이 기억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대화를 잘하는 사람은 나온 의견을 ‘기억’이 아닌 ‘기록’하는 사람입니다. 가지고 있는 메모장에 기록해도 좋지만, 모두가 볼 수 있도록 화이트보드나 흑판, 혹은 A4 용지 등에 기록해 두면 회의 마지막 정리 단계에서 어떤 의견이 나왔는지 전원이 공유해 가면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아보트가 숨어서 몰래 기록해 주었지만, 본래는 노교섭 대리가 의견을 들으면서 모두에게 보이도록 화이트보드에 기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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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해 씨와 제주도 여행을 만끽한 노교섭 대리. 여행 중 노교섭 대리의 이사가 화두에 올랐습니다. 노교섭 대리는 학교 다닐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낡은 빌라에서 살고 있습니다. 남자 혼자라면 괜찮지만, 연애를 시작하니 다정해 씨의 집과 거리가 너무 멀어서 여러 가지로 불편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서로 ‘동거는 아직은 빠르지 않나?’ 하는 느낌이어서 다정해 씨 집 근처에 있는 작고 깨끗한 아파트 한 채를 빌리기로 했습니다. 혼자서 트럭을 빌려 이사하는 것은 힘든 일이고, 친구에게 부탁하려고 해도 노교섭 대리는 평일에 쉬기 때문에 일정 조정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역시 이삿짐센터에 부탁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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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냉정·침착·감정 없이 쿨하게 진행된 협상을 해설해 왔지만, 세상에는 냉정해질 수 없는 상황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어떻게 자신과 상대를 진정시키는지가 합의점을 찾는 열쇠가 됩니다. 한 가지 효과적인 방법은 냉정한 제3자를 사이에 두는 것입니다. 화를 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협상을 해도 합의점 따위가 찾아질 리가 없습니다. 거기서 이번의 다정해 씨처럼 영업 담당자와 노교섭 대리에게서 조금 떨어져 흥분하지 않은 사람이 개입함으로써 감정적인 측면을 쿨 다운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을 ‘메디에이션Mediation, 조정’이라고 합니다.
--- p.195
1대 1이 아닌 여럿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눌 때는 ‘파벌’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가 제안을 하면, 그 제안에 찬성과 반대 의견이 나오고, 각각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찬성파와 반대파 대립이라는 구도가 좀 더 선명해집니다. 일단 색깔이 선명해지면, 자신의 희망 사항을 관철시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상대의 주장을 꺾기 위한 것으로 논의의 목적이 변해 버립니다.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내편’, 그리고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네편’이 되어 버리게 되지요. 이렇게 되면 협상에 의해 합리적인 합의점을 찾아내기가 곤란해집니다.
--- p.204
여러분도 노교섭 대리가 배운 협상학의 테크닉, 분석 방법을 사용하면 매일의 ‘합의점 찾기’를 좀 더 냉정하게, 합리적으로,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각 장의 ‘정리’를 반복해서 읽어 보고, 무엇을 배웠는지 복습해 보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귀찮고 불쾌하다고밖에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들과의 대화도 단순한 ‘합의점 찾기’ 게임으로 여길 수 있을 것입니다. 머릿속으로 생각만 해서는 아무것도 좋아지지 않습니다. 비즈니스에서도, 개인 생활에서도 자신과 주변 사람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합의점 찾기’ 여행으로 이 책을 들고 떠나 보지 않으시겠습니까?
--- p.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