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을 공들여 ‘공짜로 즐기는 세상’의 노하우를 모아왔다. 공짜로 연애하는 방법, 공짜로 영어 공부하는 방법, 공짜로 미디어 만드는 방법 등등, 세상을 살며 익혀온 나만의 노하우를 이번 기회에 전격 대방출한다. 이 책은 내가 소중히 모아온 ‘공짜에 관한 쿠폰 북’이다. 돈을 버는 쿠폰이 아니라 시간을 버는 쿠폰, 인생을 즐기는 쿠폰이다. 공짜로 즐기는 세상의 주인이 되고 위대한 시간의 정복자가 되는 쿠폰이 책 속에 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한다. 쿠폰은 사용하기 전에는 그저 종이에 불과하다는 것을.---p. 11
난 이 일을 돈 안 받고도 할 수 있을까?’그 질문에 솔직하게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세상 사는 데 돈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믿어야 했다. 그래야 돈에 구애받지 않고 순수한 선택을 할 수 있으니까. 공짜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이야말로 진정 즐거운 일이다.---p. 34
내 생각에 사랑도 여행도 노는 것도 최적의 타이밍은 20대다. 재테크는 30대 이후, 안정적인 직장을 잡고 나서 해도 늦지 않다. 재테크에 올인 해서 열심히 모은 돈으로 나중에 즐겁게 살면 된다고 하지만, 그렇게 돈 모아서 40대에 연애하면 불륜이고, 50대에 여행하면 효도관광이고, 60대에 놀면 주책이다. 사랑도 여행도 노는 것도 20대에 해야 가장 아름답다.
20대에 가난한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아직 무엇도 가질 수 없는 나이이고 무엇도 이룰 수 없는 나이니까.---p. 47
지금 눈앞에 있는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쏟아붓기에는 고려해야 할 변수가 너무 많을 테니까. 연애의 고수와 하수가 여기서 갈린다. 연애의 하수는 사람을 볼 때 하나하나 꼼꼼히 따져본다. 다 괜찮은데 딱 하나 걸리는 점이 있으면 그것 때문에 연애를 못 하는 게 연애의 하수다. 연애의 고수는 사람을 보면,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딱 하나 장점이 있으면 그 매력에 꽂혀 사랑에 빠진다. 그게 연애의 고수다. 하수는 사람 사귀기가 쉽지 않고, 고수는 쉽사리 사랑에 빠진다. 그 때문에 연애의 하수와 고수 간에는 세월이 흐를수록 격차가 벌어진다. 게임처럼 연애도 플레이 시간에 따라 레벨이 올라간다. 경험치도 쌓지 않고 만렙 바라지 마라.---pp. 54~55
“너는 네 취향이 네 것 같지? 세상이 네 머릿속에 그런 착각을 집어넣은 줄도 모르고. 아무튼 말이야, 투입되는 데이터만 충분하면, 음악 취향이나 옷 고르는 패턴 같은 건 물론이고, 어떤 현장요원이 누구를 죽일 때 어떤 칼을 어느 각도로 집어넣는 걸 선호하는지까지 알아낼 수 있어. 너도 예외는 아니야. 무슨 말인지 알겠냐? 행동만 예측하는 게 아니라 존재를 파악할 수 있다고. 네 내면에 대한 심오한 분석 따위는 아예 시도해볼 필요조차 없이 말이야.”---p. 60
2012년 1월 30일, MBC 노동조합이 파업을 시작했다. 무노동 무임금이라 파업 기간에는 월급이 한 푼도 나오지 않았는데, 아내에게 호기롭게 말했다.
“부인, 걱정 마. 실은 내가 세계 일주 가려고 모아둔 돈이 있거든. 그걸로 버틸 수 있어.”
파업이 3주면 끝날 줄 알고 큰소리친 건데, 맙소사! 6개월 가까이 지속되었다. 월급 한 푼 안 받고 다섯 달이 넘었는데도 꿋꿋이 버티는 날 보고 아내가 그랬다.
“도대체 이 인간이 나 몰래 얼마나 모아둔 거야!”
두 딸과 함께 떠나는 세계 일주를 기획하고 있었는데 이젠 국제 기아 체험을 떠나야 할 판이다.
그래도 나에게는 여행이야말로 자신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시련이 닥쳐오면 위로의 선물이 되고, 성과를 일군다면 축하의 선물이 되는 신기한 요술 상자. 누가 내게 주길 기다리는 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에게 주는 특별한 선물. 선물을 받을 자격은 새로운 도전 앞에 머뭇거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들이댐으로써 갖추어지고, 그 선물을 받는 날은 내가 도전을 마무리한 날이 된다.---pp. 76~77
연애 잘하는 비결, ‘들이대고, 상처받지 말고, 올인하라’는 사실 직업을 찾는 비결이기도 하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연애하는 자세로 일단 들이대고 볼 일이다. 일단 들이대고, 떨어져도 상처받지 말고, 기회가 주어졌을 때 올인할 수 있다면 어떤 직업이든 구할 수 있다. 물론 엘리트 코스를 밟는 것과 밑바닥부터 하나씩 몸으로 부딪쳐 다가가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평생을 함께하는 배우자를 찾는 일만큼 중요한 게 평생을 바칠 일을 찾는 것이다. 밑바닥부터의 경험이 평생 동안 그 일을 하는 데는 아주 영양가 있는 밑거름이 된다는 것도 귀담아들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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