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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서 가야 한다

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서 가야 한다

: 정진홍의 900 킬로미터

리뷰 총점9.3 리뷰 48건 | 판매지수 210
베스트
국내도서 top10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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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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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50 (5%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11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568g | 153*224*20mm
ISBN13 9788954619707
ISBN10 895461970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프롤로그_ 도전은 산소다!

1장 결행決行_ 인생배낭 다시 꾸려라
세상은 저지르는 자의 몫이다
인생배낭 다시 꾸려라!
나는 무엇으로 기억될 것인가
내 안의 까닭 모를 눈물들
“나는 살아있다!”
고장 나고 처박힌 삶이라고 포기할 수는 없다
삶과 죽음, 나란히 간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2장 성찰省察_ 내 안의 나침반을 믿고 나아가라
바스크는 스페인이 아니다
내 안의 질주본능을 깨워라
내 안의 나침반을 믿고 나아가라
나는 돈키호테다
스스로를 용서하라
사람에겐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팔여와 팔부족
내 인생에서 자신을 가장 사랑한 시간
웃음! 인생을 바꾸는 마법
하루의 힘을 기억하라
길 위에서 만난 성자들
풀과 바람이 사랑하더라
나는 이렇게 걸었다!

3장 변화變化_ 바람이 아니라 바닥의 흐름을 주시하라
묵히고 숙성하라
홀로 걸으며 나쓰메 소세키를 읽다
서푼짜리 노여움일랑 버려라
폭우 속으로 들어가라
바람이 아니라 바닥의 흐름을 주시하라
가장 안전하다 생각한 곳이 가장 위험하다
느리게 그러나 포기하지 말고!
템플기사단 최후의 총기사단장 자크 드 몰레
담담한 늙음이 아름답다
어떤 흔적을 남길 것인가?

4장 분투奮鬪_인간은 패배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
인간은 패배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
치유하는 포옹
사춘기와 사추기
『열하일기』를 다시 읽다
‘자유’라는 이름의 사내
내려놓아야 들어올릴 수 있다
삶의 복병 같은 후회들
나는 이렇게 걸었다
세 가지 눈물
나는 왜 이 길을 걸었나
종점은 없다

에필로그_ 먼 길, 깊은 길, 너른 길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누구나 예외 없이 삶의 어느 길목에선가 자신의 인생배낭을 다시 싸고 꾸려야 할 때가 있다. 답답하고 길이 보이지 않을 때가 그때다. 자의냐 타의냐를 따질 필요도 없다. 상황이 불가피하니 안 하니 하며 이런저런 구구한 얘기를 덧붙일 이유도 없다. 그냥 그것이 인생이다. --- 『인생배낭 다시 꾸려라』중에서

“나는 무엇으로 기억될 것인가?” 이 물음이 자신에게 전율을 일으키는 때가 있다. 그때는 그 누구도 이 물음을 피해갈 수 없다. 물론 많은 이들이 이 물음에 정면으로 서질 못하고 비켜서고 피해보려 한다. 비켜갈 수는 있다. 애써 외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제대로 삶을 살고자 한다면 아니 그렇게 하려고 몸부림친다면 “나는 무엇으로 기억될 것인가?”라는 이 물음 앞에 기꺼이 정면으로 서야만 한다. 그게 삶에 직면하는 자세다. ---『나는 무엇으로 기억될 것인가』중에서

누구나 예외 없이 자기 안에는 까닭 모를 눈물이 숨어 있다. 때로 그것을 쏟아내야 한다. 하지만 쏟아낼 곳도 쏟아낼 만한 여유도 없다. 아니 쏟아내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을 거 같아 두렵기까지 하다. 그러나 쏟아내야 산다. 그래야 제대로 살 수 있다! ---『내 안의 까닭 모를 눈물들』 중에서

너 나 할 것 없이 우리가 걸어온 길은 결코 잘 닦인 아스팔트길이 아니었다. 자갈밭 아니면 진창길이었다. 세르주의 손수레가 온 길도 그랬다. 그래서일까. 진창에 박힌 채 부서지고 버려진 그 손수레를 부둥켜안고 나는 울고 또 울었던 것이다. ---『고장 나고 처박힌 삶이라고 포기할 수는 없다』중에서

때로 우리는 잘못된 화살표를 따라갈 수 있다. 아니 삶의 길, 곧 인생의 카미노에는 너무 많은 색깔의 화살표가 있을지도 모른다. 혹은 아예 화살표가 없을 수도 있다. 따라서 정말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방향감각이다.---『내 안의 나침반을 믿고 나아가라』중에서

비바크를 하고 난 후 내가 누웠던 땅의 자국을 보면서 정작 살면서 필요한 그 넓이와 크기란 고작 그만하다는 것에 새삼 흠칫 놀라게 된다. 그런데도 우리가 사는 모습이란…… 왜 그리도 집착하고 욕심내는지. ---『사람에겐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중에서

폭우가 쏟아지면 사람들은 걸음을 멈춘 채 더 나아가지 않는다. 비를 피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지금 내리는 비는 여기 머물며 피한다고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앉아서 비 피하려다가 더 많은 비를 만나고 만다. 아니 스스로 폭풍우의 한복판에 갇힐 수도 있다. 그러니 차라리 쏟아지는 빗속으로 들어가라! 그래야 종국에 맑은 하늘도 본다.--- 『폭우 속으로 들어가라』중에서

우리는 늘 착각한다. 바람이 만든 표면의 물결만 보고 도저한 저류는 보지 않는다. 아니 아예 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바람 부는 대로, 물결 이는 대로 그것이 진짜 방향이라고 애써 믿어버리고 그것을 따르곤 한다. 그래서 세상이 온통 바람 부는 대로 출렁이는 갈대밭이 되지 않았나 싶다. 진정한 흐름은 바람이 아니라 바닥에 있었다. 바람에 나부끼는 표피적이고 피상적인 것에 눈멀어 도도히 흐르는 저류를 망각하지 말라. ---『바람이 아니라 바닥의 흐름을 주시하라』 중에서

애써 서두르지 마라. 자기만의 속도, 자기만의 페이스를 유지해라. 그리고 때로 멈출지언정 결코 포기하지는 마라. 그 걸음으로 꾸준히 가는 거다. 그게 가장 중요하고 제일 무서운 거다. --- 『느리게 그러나 포기하지 말고!』중에서

누구나 늙는다. 예외 없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슬퍼할 일만은 아니다. 담담한 늙음은 때로 젊음보다 멋지다. 젊음이 죽었다 깨어나도 알 수 없는 그 뭔가가 담담한 늙음 안에는 있다. 그 담담하게 늙어가는 것이 곧 삶 아니겠는가. 산티아고 가는 길 위에서 만난 안나 할머니 역시 담담하게 늙어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 느끼게 해줬던 이다. 담담함이 아름답다!---『담담한 늙음이 아름답다』 중에서

오로지 끝까지 분투하는 것, 그것만이 패배를 패배시키고 기어코 이기는 삶의 증거요 승리의 증명이다. 그렇게 끝까지 분투한 자가 토해내는 삶의 외마디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이것이다. “인간은 패배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 『인간은 패배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 중에서

어딘가를 둘러보고 다녀온 것은 여행이다. 어딘가를 걸어보고 느껴본 것은 기행이다. 하지만 그 여행과 기행을 역사 속에 담그고 시대 속에 아우르며 오늘 나의 현존 가운데 재위치시키는 것은 그 자체로 ‘생의 철학’이다. 고로 이 책은 나의 철학이다. 길을 걸으며 길 위에서 녹여낸 내 생의 철학이다.---『『열하일기』를 다시 읽다』중에서

산티아고 가는 길은 바닥까지 낮아지는 길이었다. 그 길은 내 인생의 밭고랑을 밑바닥까지 뒤집었고 그때 비로소 가장 소중한 것이 뭔지를 깨닫게 했다. 이제 나는 다시 산티아고를 떠나 스페인의 땅끝마을 피니스테레를 향해 간다. 말뜻 그대로 거기는 종점이다. 삶에서 최고의 매력은 끝까지 하는 것이다. 이기도 지는 것이 따로 없다. 끝까지 하면 모두 이기는 거다.
---「나는 왜 이 길을 걸었나」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인문학자 정진홍이 인문학의 비수를 자신에게 들이댔다. 구절마다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길 위에선 그는 바로 나였고, 우리였다_ 강인훈(52세, 직장인)

우리의 비대해진 몸과 마음의 무게, 우리를 가볍게 해줄 멋진 생의 철학서를 만났다!
우리에게 ‘한 걸음’은 여행도, 기행도 아닌 생의 철학으로 다가올 것이다. _오명희(37세, 직장인)

저자가 느낀 수많은 감정이 실은 우리 아버지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찡했다. 나 자신을 위해 읽었던 책이 어느 순간 내 아버지, 우리 가족을 위한 책이 되었다
_ 강정민(23세, 대학생)

삶은 얼마나 고독한 것이며, 나는 어떻게 기억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은 사추기에 들어선 이들뿐만이 아니라 이제 막 사춘기를 벗어난 나에게도 의미 있는 질문이었다_이정원(28세, 학원강사)

더 멀리, 더 높이 날기 위한 거대한 정지다!
패배를 패배시키는 힘, 홀로 끝까지 가라!
진짜 내 삶을 사는 힘을 만드는 길, 정진홍의 900킬로미터!
김혜옥(30세, 주부)

이 책을 보면서 위로해주고 싶은 누군가를 떠올렸다- 이수현(20세, 대학생)

걷는다는 것은 자신의 삶을 뒤흔드는 일, 지금 자신의 방향감각을 잃었다면 이 책을 만나라
_ 김혜자(41세, 직장인)

존 버니언의 『천로역정』을 읽는 기분이었다!
서수민(36세, 학원강사)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정진홍의 사람공부』에서 인문학적 깊이와 날카로운 통찰로 인문과 경영, 사람을 이야기하던 저자 정진홍이 수많은 독자와 청중 들을 매료시킨 그만의 어법과 명쾌한 통찰로 이제 저자 자신을, 동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를 이야기한다.
2012년 봄, 저자는 ‘안주는 안락사다’라는 자신의 모토처럼 불안한 안주를 박차고 산티아고로 가는 길 900킬로미터를 걷기로 결행했다. 저자는 이를 ‘내 안의 날 선 위기감이 나를 내몰았다’고 말한다.

“40대의 10년을 질주하듯 달려왔지만 정작 어느 순간 정지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 정지와 멈춤이 두려웠다. 하지만 더 먼 길을 제대로 가려면 오히려 어느 정도의 정지와 멈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깨달음은 벼락처럼 왔다. 그래서 일상의 쳇바퀴 도는 행보를 멈추고 스스로를 ‘거대한 정지’로 몰아넣기로 마음먹었다. 산티아고 가는 길의 900킬로미터는 매일매일 걸어야 하는 길임에도 불구하고 내 인생 전체에서는 실로 ‘위대한 멈춤’이었다. 더 멀리, 제대로 인생길을 나아가기 위한 ‘뜨거운 쉼표’였다.”
-프롤로그에서

“자람은 아프지만 멈춤은 고통스럽다”
성장통이 아닌 정지통을 앓고 있는 이들을 위한 메시지


이대로는 더 갈 수 없을 것 같은 위기감이 드는 순간, 더 이상 아프다고 주저앉기만 할 수는 없을 때, 답답하고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정작 필요한 것은 위로나 성찰이 아니다. 스스로의 인생무게를 끝까지 지고 갈 내 안의 힘이다.
『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서 가야 한다』는 성장통(成長桶)이 아닌 정지통(停止桶)을 앓고 있는 이들을 향해 저자 자신이 50여 일간 산티아고 900킬로미터를 걸으며 몸으로 꾹꾹 눌러쓴 메시지다. 저자가 오롯이 자신의 마음바닥을 드러낸 첫번째 고백록이다. 머리와 가슴으로 쓴 글은 마음을 울리지만 온몸으로 쓴 글은 영혼을 울린다. 읽는 내내 산티아고를 향해 걷는 하루하루의 결행과 분투가 영혼을 울리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결행決行_인생배낭 다시 꾸려라

인생의 화려한 정점을 향해가고 있는 저명한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어느날 문득 날선 위기감을 느낀다. 질주해왔지만 여전히 멈춰있다는 것에 대한 자각이었다. 그리고 그야말로 백지상태에서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저자는 먼 길 가려면 덜고 털고 비워내야 한다는 점에서 인생배낭도 마찬가지라고 얘기한다. 줄이고 버리고 비우며 털어낸다고 하더라도 꼭 가지고 가야만 하는 짐이 있듯이 인생배낭에도 운명 같은 짐, 회피할 수 없는 인생의 십자가가 저마다 있기 마련이다. 저자는 그것을 인정하고 짊어질 각오를 하는 것이 먼 길 떠나는 채비를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1부에서는 산티아고 900킬로미터를 걷기로 결행한 후 떠난 길에서 정면으로 마주한 삶과 죽음에 대해, 몸 속 깊은 곳에 숙변처럼 쌓여있던 눈물에 대해 토해내듯 써내려간 고백이 담겨 있다.

누구나 예외 없이 삶의 어느 길목에선가 자신의 인생배낭을 다시 싸고 꾸려야 할 때가 있다. 답답하고 길이 보이지 않을 때가 그때다. 자의냐 타의냐를 따질 필요도 없다. 상황이 불가피하니 안 하니 하며 이런저런 구구한 얘기를 덧붙일 이유도 없다. 그냥 그것이 인생이다. _ 『인생배낭 다시 꾸려라』중에서

“나는 무엇으로 기억될 것인가?” 이 물음이 자신에게 전율을 일으키는 때가 있다. 그때는 그 누구도 이 물음을 피해갈 수 없다. 물론 많은 이들이 이 물음에 정면으로 서질 못하고 비켜서고 피해보려 한다. 비켜갈 수는 있다. 애써 외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제대로 삶을 살고자 한다면 아니 그렇게 하려고 몸부림친다면 “나는 무엇으로 기억될 것인가?”라는 이 물음 앞에 기꺼이 정면으로 서야만 한다. 그게 삶에 직면(直面)하는 자세다.
_『나는 무엇으로 기억될 것인가』중에서

누구나 예외 없이 자기 안에는 까닭 모를 눈물이 숨어 있다. 때로 그것을 쏟아내야 한다. 하지만 쏟아낼 곳도 쏟아낼 만한 여유도 없다. 아니 쏟아내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을 거 같아 두렵기까지 하다. 그러나 쏟아내야 산다. 그래야 제대로 살 수 있다!
_『내 안의 까닭 모를 눈물들』 중에서

너 나 할 것 없이 우리가 걸어온 길은 결코 잘 닦인 아스팔트길이 아니었다. 자갈밭 아니면 진창길이었다. 세르주의 손수레가 온 길도 그랬다. 그래서일까. 진창에 박힌 채 부서지고 버려진 그 손수레를 부둥켜안고 나는 울고 또 울었던 것이다.
_『고장 나고 처박힌 삶이라고 포기할 수는 없다』중에서

성찰省察_ 내 안의 나침반을 믿고 나아가라

산티아고 길은 노란색 화살표를 따라가는 길이다. 야간행보를 하던 날, 저자는 노란색 화살표가 일러준 방향을 따라 한참을 걸었지만 다시 출발점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되짚어간 길에서 자신이 노란색 화살표가 아닌 하얀색 화살표를 따라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노란색이 아닌 하얀색 화살표를 따라갈 때도 있고, 화살표가 없는 곳도 있다. 저자는 그렇게 방향을 잃었을 때 중요한 것이 내 안의 방향감각이라고 이야기한다.

때로 우리는 잘못된 화살표를 따라갈 수 있다. 아니 삶의 길, 곧 인생의 카미노에는 너무 많은 색깔의 화살표가 있을지도 모른다. 혹은 아예 화살표가 없을 수도 있다. 따라서 정말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방향감각이다.
-『내 안의 나침반을 믿고 나아가라』중에서

비바크를 하고 난 후 내가 누웠던 땅의 자국을 보면서 정작 살면서 필요한 그 넓이와 크기란 고작 그만하다는 것에 새삼 흠칫 놀라게 된다. 그런데도 우리가 사는 모습이란…… 왜 그리도 집착하고 욕심내는지.
_『사람에겐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중에서

내버려둔다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 많은 경우에 사람들이 쓸데없이 분주한 것은 내버려두기를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쓸데없이 분주한 까닭 뒤에는 어김없이 ‘불안’이란 것이 도사리고 있다. 자기 안의 불안을 떨치려고 이리저리 분주하게 움직이는 경우가 태반이다. 스스로를 내버려둘 수 있다는 것은 적어도 그 불안에서 한 발 비켜있을 때 가능하다. 아니 그 불안에서 벗어나 있을 때 비로소 내버려두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내버려둔다는 것이 행복할 수 있고 또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이 될 수 있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렛 잇 비’는 불안에지지 않고 불안에 포박당하지 않을 때 비로소 가능하기 때문이다.
_『내 인생에서 나를 가장 사랑한 시간』중에서

변화變化_바람이 아니라 바닥의 흐름을 주시하라

중세 수행자들이 낡은 신발로 길을 닦으며 걸었던 산티아고 길을 따라 걸으며 저자는 치열하게 자신을 뒤돌아본다. 그의 행로는 흡사 자신을 찾아가는 길과 같다. 때로는 거센 폭우를 뚫으며, 때로는 고요한 평화와 작은 행복을 마주치며,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 속에서 아버지를 발견하고, 사랑하는 딸을 발견하고, 50일간 900킬로미터를 걸어서 마침내 자신을 마주한다.

우리는 늘 착각한다. 바람이 만든 표면의 물결만 보고 도저한 저류는 보지 않는다. 아니 아예 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바람 부는 대로, 물결 이는 대로 그것이 진짜 방향이라고 애써 믿어버리고 그것을 따르곤 한다. 그래서 세상이 온통 바람 부는 대로 출렁이는 갈대밭이 되지 않았나 싶다. 진정한 흐름은 바람이 아니라 바닥에 있었다. 바람에 나부끼는 표피적이고 피상적인 것에 눈멀어 도도히 흐르는 저류를 망각하지 말라.
-『바람이 아니라 바닥의 흐름을 주시하라』중에서

폭우가 쏟아지면 사람들은 걸음을 멈춘 채 더 나아가지 않는다. 비를 피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지금 내리는 비는 여기 머물며 피한다고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앉아서 비 피하려다가 더 많은 비를 만나고 만다. 아니 스스로 폭풍우의 한복판에 갇힐 수도 있다. 그러니 차라리 쏟아지는 빗속으로 들어가라! 그래야 종국에 맑은 하늘도 본다.
_『폭우 속으로 들어가라』중에서

애써 서두르지 마라. 자기만의 속도, 자기만의 페이스를 유지해라. 그리고 때로 멈출지언정 결코 포기하지는 마라. 그 걸음으로 꾸준히 가는 거다. 그게 가장 중요하고 제일 무서운 거다.
_『느리게 그러나 포기하지 말고!』중에서

누구나 늙는다. 예외 없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슬퍼할 일만은 아니다. 담담한 늙음은 때로 젊음보다 멋지다. 젊음이 죽었다 깨어나도 알 수 없는 그 뭔가가 담담한 늙음 안에는 있다. 그 담담하게 늙어가는 것이 곧 삶 아니겠는가. 산티아고 가는 길 위에서 만난 안나 할머니 역시 담담하게 늙어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 느끼게 해줬던 이다. 담담함이 아름답다!
_『담담한 늙음이 아름답다』중에서

인생이 흔적이라면 삶이 힘들고 치열할수록 흔적도 깊고 뜨겁기 마련이다. 오늘도 나는 흔적을 남긴다. 두려움과 설렘이 교차하는 가운데! 과연 나는 어떤 흔적을 남길 것인가? 그 화두를 붙들고 나는 말없이 걷는다. 온몸으로 몸부림치듯 흔적을 남기면서 나아가는 달팽이처럼!
_『어떤 흔적을 남길 것인가?』중에서

분투奮鬪_인간은 패배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거쳐 피니스테레까지 가는 총 47일 900킬로미터에 걸친 여정의 마무리에서도 저자는 길을 끝낸 자의 회한이나 여정의 마무리가 아니라 삶의 분투를, 패배를 패배시키는 힘을 이야기한다. 그리하여 저자와 함께 이 길의 여정을 끝낸 자리에서는 삶의 매력은 끝까지 가보는 것이며 이기고 지는 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하면 모두가 이기는 것임을, 누구와 경쟁하며 걷는 것이 아니라 혼자 가는 길임을 되새기게 된다.

세상에는
크고 작은 길들이 너무나 많다.
그러나
도착지는 모두가 같다.

말을 타고 갈 수도 있고, 차로 갈 수도 있고
둘이서 아니면 셋이서 갈 수도 있다.
그러나 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서 가야 한다.
(…)

오로지 끝까지 분투하는 것, 그것만이 패배를 패배시키고 기어코 이기는 삶의 증거요 승리의 증명이다. 그렇게 끝까지 분투한 자가 토해내는 삶의 외마디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이것이다. “인간은 패배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
- 『인간은 패배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중에서

어딘가를 둘러보고 다녀온 것은 여행(旅行)이다. 어딘가를 걸어보고 느껴본 것은 기행(紀行)이다. 하지만 그 여행과 기행을 역사 속에 담그고 시대 속에 아우르며 오늘 나의 현존 가운데 재위치시키는 것은 그 자체로 ‘생의 철학’이다. 고로 이 책은 나의 철학이다. 길을 걸으며 길 위에서 녹여낸 내 생의 철학이다.
_『『열하일기』를 다시 읽다』중에서

자고로 큰 지혜는 멈춤을 알고, 작은 지식은 계략을 안다 했따. 멈출 때 멈출 줄 아는 것은 정말 큰 지혜다. 문중자로 불리던 중국 수나라의 왕통은 멈춤과 멈추지 않음 사이가 성공과 실패의 분수령이자 큰일을 이루는 자와 용렬한 자의 경계라고 갈파했다. 대개 나아감을 좋아한다. 나아갈 때는 모두 신이 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잘 나아가다가 멈추라 하면 누구라도 좋아할 턱이 없다. 신나서 나아가다가 멈춤 앞에서는 풀이 죽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멈춤의 때를 아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앎이요, 멈춰야 할 곳에서 멈출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실행이다.
_『멈춤이 가장 어렵다』중에서

산티아고 가는 길은 바닥까지 낮아지는 길이었다. 그 길은 내 인생의 밭고랑을 밑바닥까지 뒤집었고 그때 비로소 가장 소중한 것이 뭔지를 깨닫게 했다. 이제 나는 다시 산티아고를 떠나 스페인의 땅끝마을 피니스테레를 향해 간다. 말뜻 그대로 거기는 종점이다. 삶에서 최고의 매력은 끝까지 하는 것이다. 이기도 지는 것이 따로 없다. 끝까지 하면 모두 이기는 거다.
_『나는 왜 이 길을 걸었나』중에서

회원리뷰 (48건) 리뷰 총점9.3

혜택 및 유의사항?
인생의 쉼표도 때론 필요하다.【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서 가야 한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골드 깽*l | 2012.11.15 | 추천19 | 댓글27 리뷰제목
  모든 문제는 나로부터였다. 살아가면서, 나이 들면서 깨닫게 되는 것 중 하나는 모든 살아감의 문제는 '나'에게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면 편해진다는 걸 깨달았다고 표현하는 게 조금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말도 있잖은가 왜, '모든 게 내 탓이오' 하고 받아들이고 나면 세상사 이해 못 할 게 없고 견뎌내지 못할 게 없다고. 그렇다 해서 모든 자책;
리뷰제목

 

모든 문제는 나로부터였다. 살아가면서, 나이 들면서 깨닫게 되는 것 중 하나는 모든 살아감의 문제는 '나'에게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면 편해진다는 걸 깨달았다고 표현하는 게 조금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말도 있잖은가 왜, '모든 게 내 탓이오' 하고 받아들이고 나면 세상사 이해 못 할 게 없고 견뎌내지 못할 게 없다고. 그렇다 해서 모든 자책의 화살을 나에게로 돌리라는 말은 아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나에게서 파생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깨우치고 이해하고 포용하라는 것이지. 그도 아니라면, 정말이지 나와는 동떨어진 별개의 문제라면 그냥 놔 버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괜히 전전긍긍, 끙끙대며 머리 싸맬 필요가 없는 일까지 신경 쓰고 간섭하는 건 바보스러운 짓이니까, 나이 들어가고 인생을 살아가면서 터득해가는 나름의 생존방식이다.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이들은 살아가는 데에만 너무 급급하다. 밥벌이의 지겨움이라 말하면서도 그 지겨움 속에서 벗어나기를 두려워한다. 왜냐, 먹고 살아야 하니까 말이다. 지겨움이라 느끼는 생존전략이 있다는 것만도 감사해야 할 전쟁터라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으니 어찌 그 지겨움에서 벗어날 수가 있겠는가. 단지 꿈만 꿀 뿐이다. 이 지겨움 속에서 탈피했으면, 한 달 일주일 아니 단 며칠만이라도 자유롭게 어디든 떠나고 싶은 꿈을 꾸는 것이다. 30~40대는 노후를 위해서 허리가 휘게 고군분투해야 하는 때이다. 철없던 시절은 20대에서 끝을 내야 한다고 다들 믿고 그렇게 살아간다. 이 나이가 되어서 직장을 때려치우고 자신이 원하는 꿈을 좇아간다 하면 열이면 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낸다는 것도 안다. 나 자신의 이상만 보고자 한다면 주변의 시선쯤 아무것도 아닐 텐데, 그렇지 못하기에 우리는 꿈만 꾼다. 이 지겨운 밥.벌.이의 시간 안에서 해방되고 싶어서, 벗어나고 싶어서, 일탈하고 싶어서, 속으로만 원대한 포부를 가진다.

 

저자는 그 포부를 몸소 행동으로 실천한 사람이다. 앞만 보며 뛰고 있는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해서, 내면의 자신을 조우하고자 해서 딱히 계획에도 없던 산티아고행을 결정했다. 인생은 언제나 이리저리 부유하는 복잡다단한 선택의 연속에 있다. 하지만 그 선택 속에서 모든 걸 내려놓고 떠나는 것은 결단코 쉬운 일이 아니고 그에 상응하는 부가적인 제약들이 차고 넘친다. 이 모든 것도 내가 받아들이기 나름이겠지만 혼자가 아닌 사람이라면 더더욱 쉽지 않은 일이 될 테다. 하지만 정진홍 작가는 과감히 내려놓고 떠남을 택했다. 자신의 인생 배낭을 다시 꾸리기 위해서, 일시적 정지통을 겪고 있는 자신을 격려하기 위해 장장 900km라는 고단한 산티아고 순례길에 발을 내디뎠다. 넘어진다 해서 누가 부축해주지도 옆에서 같이 걸을 이도 드문 50여 일 가량의 대장정 속에서 그는 진정한 자신의 내면과 맞닥뜨렸다. 넘어지고 깨지고 소리치며 울고 발악하는 와중에 만난 '나'는 내일의 또 다른 모습이다. 수많은 어제를 살아온 현재의 내가 또 수많은 내일을 살아갈 나를 마주한 시간이다. 인생도 산티아고 순례길의 고단한 여정과 다름없다. 삶이 우리에게 주는 절대불변의 진리는 인생도 결국은 홀로 걸어가는 길이라는 것이다. 누가 곁에 있어도 이는 달라지지 않는다. 내 안의 절대고독은 나만이 알 수 있고 나만이 짊어지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은 내 마음대로 조율할 수 없기에 때론 넘어서기 벅찬 난관에 봉착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어서 이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간절히 염원한다. 때론 잠시 쉬어도 좋으련만, 한 박자 쉬고 다시 '영차'하고 일어서서 걸음 내딛어도 누구 하나 뭐라 하지 않으련만, 그럴 권리도 없으련만, 내 인생이니까. 그런 쉼의 시간을 저자는 가진 거였다. 발이 부르트고 몸은 천근만근 고된 산티아고 순례길이었지만 더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돌아온 것이나 다름없기에 아름다운 고행길로 남은 것이리라. 아름다운 성장의 길이었기에 그분이 눈물 흘릴 때는 내 눈에서도 눈물이 흘렀고 그분이 힘들 때는 내 마음도 아팠다. 특히 세르주의 망가진 수레와 마주한 부분에서는 어찌나 폭풍눈물이 흐르던지... 이 시대의 아버지들, 가장을 보는 마음 쓰라림에 그토록 공감했으리라. 삶은 고된 투쟁의 연속이다. 삶이 바로 전쟁터다. 오늘도 이 전쟁터에서 뛰고 있는 나의 아버지, 이 시대의 아버지들이... 그렇게도 떠올랐기에, 다른 그 무엇도 아닌 나의 아버지를 보고 있는듯한 마음에 그렇게도 눈물이 났다. 이 책은 나보다는 아버지께 건네고 싶다. 잠시 쉬어도 된다고, 그리고 영차~ 일어나 다시 걸어가시면 되는 거라고.... 때로는 가족에 앞서 자신의 삶, 자신부터 먼저 바라보시라고... 그렇게 말하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뼈저리게 느낀 것은 비움의 마음이다. 마음의 욕심, 시기, 질투, 이 모든 걸 비워내고 나를 바로 보고 나아가야 이 힘든 인생의 고행길을 흔들리지 않고 걸어갈 수 있다는 것. 왜 놓지 못하는가, 왜 더 갖지 못해 안달하는가. 이 모든 게 종래에는 한점 바람에 지나지 않는 거추장스러움일 뿐일 텐데 말이다. 읽는 내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다른 무엇보다 남들이 뭐라 하든 '내 안의 나,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목표를 바로 보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사무쳤다. 나는 얼마나 나를 잘 알고 있는지 돌아보는 계기 또한 되었다. 남들에게 휩쓸리기보다는 내 걸음을 당당히 걸어가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나중에... 나도 작가님과 비슷한 연배가 되면 한 번쯤 걸어보고 싶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꿈이 아닌 현실로 만들기 위해 지금 더 열심히 살아가야겠다는 다짐 또한 했다. 그때 내 인생의 배낭은 얼마만한 크기가 될까.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휘청거리지는 않아야 할 텐데. 비우고 버리고 내려놓을 수 있는 내가 되어 있어야 할 텐데.... 말이다.

 

 

Dream the impossible,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do the impossible love,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fight with unwinnable enemy,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우고,

resist the unresistable pain,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Catch the uncatchable star in the sky. - Don Quixote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

 

내가 참 좋아하는 돈 키호테의 명언이 등장해서 더 반가웠던 책.

성장하는 내 삶을 위해서라면 때론 즐겁게 미치는 것도 좋다.

돈키호테처럼 전진하고자 한다면, 

내 삶에 잠시나마 쉼표 한 번 찍고 다시 걷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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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바람을 사랑한 풀의 흔들림처럼 『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서 가야 한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청* | 2012.11.04 | 추천14 | 댓글18 리뷰제목
마음이 이상하게 허허로왔다. 드문드문 찾아오던 허허로움은 드문드문 찾아오더니 나이 불혹이 가까워지니 시도때도 없이 찾아오곤 한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마음이 허허로울 때가 다가오면 그냥 그 느낌을 즐기게 된다. 허허로움에 너무 빠지면 우울함을 동반하기 때문에 그냥 가만히 있다보면 아무 일 없이 지나가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슬픈 일도 그렇게 견디고 아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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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이상하게 허허로왔다. 드문드문 찾아오던 허허로움은 드문드문 찾아오더니 나이 불혹이 가까워지니 시도때도 없이 찾아오곤 한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마음이 허허로울 때가 다가오면 그냥 그 느낌을 즐기게 된다. 허허로움에 너무 빠지면 우울함을 동반하기 때문에 그냥 가만히 있다보면 아무 일 없이 지나가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슬픈 일도 그렇게 견디고 아픈 일도 아무 일 없듯 견디게 된다. 그런 허허로움이 다시 나를 괴롭히던 중이었다. 그냥 마음 한 구석이 텅 빈 느낌이었다. 낙엽들이 뒹군다는 이유로, 바람이 차가워졌다는 이유로, 마음을 달래기에는 너무 촌스러운 변명들이다. 그렇게 다시 찾아온 허허로움을 주체할 수 없던 차에 마음에 살뜰하게 다가온 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서 가야 한다는 읽는 내내 가슴 깊은 곳에 있던 이 공허함의 정체를 깨닫게 해주었다. 그것이 삶의 뿌리 깊은 근원적인 이유라는 것을.....

 

 

문득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질 때 과감히 산티아고의 길로 떠난 저자는 50여일의 일정속에 느끼고 깨달았던 삶의 궤적들을 고스란히  이 책 한권에 쏟아놓았다. 지금 하지 않으면 평생 하지 못할 두려움에 시작된 이 여정은 인생의 무게만한 배낭을 짊어지고 순례자의 길에 오르면서 시작된다. 저자는 피레네 산중에서 길을 잃고 눈보라를 맞으면서도 멈추지 않은 채 절대 고독속을 걸으며 살아 있음의 경이로움을 느끼며, 동틀 무렵 페르돈 고개 위의 철동상 순례자들을 찍기 위해 극한의 어둠을 보내고 온몸이 얼어붙어 여명을 맞이하며 드디어 순례자들의 모습을 찍게 되었을 때 발견하게 순례자들의 모습속에서 아픔과 고통 그리고 번민과 고뇌의 모습에서 우리네 삶의 모습을 순례자들의 얼굴에서 발견해낸다. 아픔으로 일그러진 얼굴은 다름아닌 바로 우리들 삶의 본모습이었기에..  

 

나 역시도 무조건 걷는 것을 좋아한다산이던 들이던 걸으면서 느껴지는 자연과의 속삭임의 순간들이 너무 좋다. 그러다가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숨이 차오를 때면 알수 없는 성취감에 빠져 가슴 그득해지는 순간이 올때가 가장 행복할 때이다. 가끔은 걷는 행위가 삶에서 발견하는 무수한 의미들을 동반하여주기도 한다는 것을 깨달을 때도 있다.  산티아고 900킬로미터를 저자와 함께하면서 그 느낌들이 오롯이 느껴지는 기분이 들었다. 묘지를 걸을 때, 죽음이 주는 삶의 의미들, 눈보라 치는 피레네산맥을 걸으며,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했을 때 엄습하는 위험들, 템플기사단의 역사가 살아숨쉬는 곳, 아베르게에서도 저자는 눈으로 보는 것과 긴밀하게 삶을 연결하여 가는 길마다 지혜의 자양분을 뿌려놓았다.

 

자기만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는 것은 인생 레이스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레이스 제1원칙은 자기 페이스를 잃지 말라

레이스 제2원칙은 구간기록을 체크하라

레이스 제3원칙은 이미 지난 레이스에 집착하지 말라

레이스 제4원칙은 길가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라

레이스 제5원칙은 가장 소중한 것을 위해 레이스를 펼치라

레이스 제6원칙은 상대를 보지 말고 목표를 보고 나아가라

레이스 제7원칙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달려라

 

저자는 산티아고 가는 길이 인생 레이스와 닮았다고 한다. 나는 이 레이스의 원칙을 기억하고 싶어졌다. 많은 순간 멈추고 싶은 순간들이 시시때때로 찾아온다. 무엇이든지... 도망치고 싶을 때도 있고 벗어나고 싶은 유혹도 있고, 때론 그렇게 흔들리지만, 그 흔들림이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는 것이 아니라 풀잎이 바람에 흔들리면서 균형을 잡아가듯이,  바람을 사랑하는 풀의 흔들림처럼 살아가고 싶다.

 

삶을 썩게 만드는 것은 아픔이나 시련이 아니라

성공의 이력과 주변의 찬사다.

그것을 흘려버릴 수 있어야 진정한 삶의 고수다.-62p

 

허허로움이 가득한 가을날 만난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서 가야 한다 는 가슴을 가득 채우고도 긴 여운이 남아 몇 자 끄적거려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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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몸으로 가슴으로 걷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g*******g | 2012.12.12 | 추천13 | 댓글77 리뷰제목
  산티아고 순례길은 피레네 산맥부근의 프랑스 생장에서 스페인의 서쪽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동서로 길게 난 800km의 길이다. 해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걸어간다. 종교적 이유가 되었든 새로운 경험을 만들기 위한 여행이든 나름대로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저자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100km를 떨어진 땅끝마을 피니스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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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은 피레네 산맥부근의 프랑스 생장에서 스페인의 서쪽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동서로 길게 난 800km의 길이다. 해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걸어간다. 종교적 이유가 되었든 새로운 경험을 만들기 위한 여행이든 나름대로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저자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100km를 떨어진 땅끝마을 피니스테레까지 걸었다고 한다. 많은 사색을 통해 자신과 만나기 위해 조금 천천히 걸었고, 남들보다 조금 더 시간이 걸린 47일의 순례길이 되었다고 한다.

 

도대체 저 먼 길을 왜 혼자서 걸은 것일까? 저자는 인생 40대를 성장통을 겪는 사춘기와 대비하여 '정지통'을 앓고 있는 사추기(思秋期)의 문제와 연결해 걷는 이유를 설명한다. 열심히 질주하며 40대를 달려왔지만 어느 한 순간 정지하고 멈춘 것 같은 순간이 다가왔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상의 쳇바퀴 도는 행보를 멈추고 스스로를 '거대한 정지'속에 몰아넣는 것이 필요함을 느꼈다고 한다. 결국 산티아고 순례길은 더 멀리, 제대로 인생길을 나아가기 위한 '뜨거운 쉼표'였고, 인생 전체에서의 실로 '위대한 멈춤'의 순간이었다고 회고한다.

 

흔히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한다. 보이지 않는 목적지를 향해 한발 한발을 내딛지만 정말 제대로 가고 있는지 깨닫고 느끼는 것이 그리 수월한 일은 아니다. 이럴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자신을 객관적 입장에서 냉철하게 관찰해 보는 것이다. 이 때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가 걷기다. 혼자서 조용히 걸을 때, 그것도 하루이틀이 아니라 한달, 두달의 걷기가 되었을 때 자신의 밑둥에 쌓여있던 내밀한 부분까지 만나는 기회가 생긴다. 저자는 이를 '거대한 정지'라고 표현한다.

 

이 책은 저자가 50여일간의 산티아고길 순례기간 중 자신이 찾은 내면의 소리와 마음바닥을 가감없이 드러낸 고백서이다. 까닭없는 눈물이 흘러내린 순간도 있고, 자신이 가진 것들을 겸허히 내려놓는 순간도 있다. 길가에서 만난 사람들이 나누어 주는 따뜻한 스프 한 그릇에 감동하기도 하고, 우연히 마주친 사람과 주고받은 따뜻한 미소의 소중함을 깨닫기도 한다.

 

수많은 생각의 단상들이 책의 곳곳에 드러나지만 저자가 산티아고 길을 걸으면서 배우고 느낀 점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인생이라는 길에서 결코 서두르지 말자. 살아가다 보면 봄날과 같은 날씨도, 겨울철의 냉혹한 바람을 만나기도 한다. 하지만 자기만의 페이스를 유지하자. 때론 멈출지라도 결코 포기하지는 말자. 그 걸음으로 꾸준히 가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고 제일 무서운 것이다. 또한 이것이야말로 어제와 다른 나, 오늘과 다른 내일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저자가 산티아고 길을 몸으로, 심장으로 걸으면서 이렇게 느낀 것 같다.

 

몇 가지 도보여행에 대한 책들이 떠오른다. 그 중 최고는 단연 박지원의 열하일기였다. 장장 5개월간 걸어서 연경을 다녀오면서 느낀 것들을 정리한 우리 고전문학의 백미이다. 마르코폴로의 비단길을 다시 걸은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나는 걷는다>도 서양인의 시각에서 걷기를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이번에 읽은 산티아고 순례길도 참 좋을 것 같다. 언젠가는 해야 할 버킷리스트에 도보여행을 추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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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맘 | 2016.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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