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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사라지지 마

엄마, 사라지지 마

: 노모(老母), 그 2년의 기록

[ 양장 ]
리뷰 총점9.4 리뷰 20건
베스트
예술 top2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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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11월 1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52쪽 | 1030g | 177*246*20mm
ISBN13 9788997835089
ISBN10 8997835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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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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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든 빠르든 우리는 언젠가 고아가 된다.
내 머리 위를 받치고 있던 커다란 우산이 순식간에 거두어지고,
속수무책으로 쏟아지는 비와 눈을 맞으며 우두커니 서 있는 것.
그것이 부모를 잃는 경험이 아닐까. ---첫 셔터를 누르던 날 
 
이제 엄마의 세계는 세 평 남짓한 방 안이 전부다.
스물두어 살 무렵 섬을 빠져나온 엄마는 구십이 넘어 다시 섬에 갇혔다.
자식들이 아니면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외롭고 쓸쓸한 섬.
그 섬은 파도도 치지 않고 풀 한 포기 하나 자라지 않는다.
이곳에서 숨 쉬는 존재는 엄마 하나이니,
엄마마저 사라지면 여기는 무인도가 될 것이다. ---홀로 섬이 된 사람 
 
많은 것이 거의 언제나, 지나치게 늦게 온다.
엄마의 남은 것들이나마 간직해야 한다는 마음은,
엄마의 주위를 배회하는 죽음을 예감하지 않고서는
결코 생기지 않는 욕망일 것이다. ---죽음과 눈이 마주칠 때 
 
카메라를 들고 누군가에게 가까이 가는 일은
서로의 상처와 결핍에 다가서는 일이다.
엄마의 몸 일부를 클로즈업할 때마다 아물지 않은 생채기가 클로즈업 된다.
우리가 주고받은 가시 돋친 말들, 거래처럼 교환한 상처들……
그러나 그것들이 더이상 아프지 않으니 웬일일까.(……)

언젠가부터 나는 엄마를 미워할 수 없게 되었다.
그저 내 곁에 머물러주기를 바라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바랄 수 없게 되어버렸다. ---클로즈업 
 
이제 엄마는 늙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죽음이 가까워온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온몸으로 내게 가르치고 있다. (……)
그러나 엄마의 마지막 가르침을 나는 담담히 받아들이지 못하겠다.
늙음과 사라짐을 가르치는 엄마 앞에서 나는 어쩔 수 없이 열등생이 된다.
오늘도 나는 엄마가 가르쳐주는 진실 앞에 도리질을 친다.
그리고 기도하는 심정으로 되뇐다.
엄마, 사라지지 마.
---엄마가 가르쳐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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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거울, 두 명의 어머니, 두 가지의 눈물, 두 관점의 사진……
그녀의 사각형 외눈에 그려진 세계는
우리 가슴으로부터 섬처럼 멀어져가는 내 어머니들의 슬픈 상징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 닫아버린 또 다른 한 눈을 뜨라고 호소한다.
사랑한다고.
성남훈(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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