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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아버지

: 김정현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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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12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484g | 153*224*30mm
ISBN13 9788954428385
ISBN10 895442838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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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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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용서를 빕니다. 철없고 경솔했던 저를 부디 용서해 주세요. 아빠의 그 길고 깊은 사랑을 몰라서가 아니었어요. 투정이었는데, 어리광이었는데, 제가 너무 격했어요.
그동안 얼마나 후회했는지 몰라요. 제 자신이 얼마나 미웠는지 몰라요. 시간이 흐를수록 아빠에 대한 죄스러움이 더해 미처 용서를 빌 기회마저 놓쳐버렸어요. 아빠, 얼마나 서운하셨어요, 얼마나 노여우셨어요. ---p. 211

“그리고 뭐가 그렇게 무능했는데? 그 무능이란 판단이 기준이 뭐야? 그래, 좋아 자네 말대로 무능했다고 쳐. 그게 무능이라면 그건 순수야. 그런 순수가 무능이라면 차라리 무능한 그대로가 더 나아. 무엇보다 아름답고 화려해. 그러니 그대로 두고…….”
“가라고?”
“그래, 가! 그렇게 그냥 두고 가란 말이야! 이젠 속이 시원하니? 그렇게 가란 말이 듣고 싶어? 그래, 가! 가! 가…….”
본의는 아니면서도 정수는 그들의 가슴을 후벼 파고 있었다. 결국 그래서 탄회(坦懷)란 있을 수 없는 모양이었다. 정수는 편안히 있는 그대로의 솔직한 심정을 말한 것이었지만 듣는 이들에게는 가슴을 찢는 칼질처럼만 느껴졌다. ---p. 235

아이들을 잘 길러 주시오. 사람 냄새가 나는 사람으로 말이오.
사람 냄새가 그리운 적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르오. 메마른 이 세상, 우린 사람으로 남읍시다.
당신과 아이들이 사람 냄새를 그리워할까 염려되오. 그러나 둘러보면 많이 있을 거요. 그래서 나는 이제 마음놓고 눈을 감을까하오. ---p. 311

일찍 여읜 아버지라는 이름의 존재를 몹시 그리워했습니다. 그래선지 벗과 이웃의 등 너머로 바라보는 당신들의 사랑이 참 새로웠습니다. 그리움의 착시였을까요? 아니요, 절대 그건 아니었습니다.
고등어 한 손 손에 들고, 석양을 등지고 돌아오시던 그날의 기억도 가물거리기는 하지만 아직 남아 있습니다. 허허, 내뱉는 쓴웃음 그늘의 눈물자국도 선연합니다. 거친 고함과 억지소리는 여지없는 벽창호인데 뒷모습은 어찌 그리도 초라하던지…….
---「작가의 말」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정수는 어렵게 공무원이 되었으나, 연과 줄이 없어 승진에서 번번이 누락된다. 부부들이 그러하듯 정수와 아내 또한 처음에는 사랑으로 살다가도 점점 사랑보다는 관성으로 살아간다. 어느 날부터인가 부부는 자연스레 각방을 쓰게 되었고, 일로 바쁜 정수는 아이들과의 사이도 점점 멀어져간다. 그러던 중 친구이자 의사인 남 박사로부터 자신이 췌장암 말기라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는다. 사실을 모르는 딸 지원과 부인 영신은 죽음을 앞두고 술에 의지하게 된 정수에게 실망하게 되고, 정수는 딸, 부인과 점점 더 멀어져 외톨이가 되어간다. 남 박사로부터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영신과 지원은 정수에 대한 미안함에 가슴 아파하며 화해를 시도하지만, 악화되는 건강을 돌이킬 수는 없다.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에 힘들어하면서도 현실을 담담히 수긍한 정수는 자신의 죽음 이후 남게 될 가족을 걱정하며, 마지막까지도 어엿한 한 가정의 가장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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