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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1장 취업시장의 문턱 스펙인간 ‘첫 직장’의 환상 2장 수상한 노동 세계 일터는 원래 이래요? ‘일 잘하는 사람’ 3장 일신상의 사유 ‘소진’과 ‘견딤’의 시간 합법적으로 직원을 내쫓는 방법 “일신상의 사유로 퇴사하겠습니다” 4장 퇴사란 무엇인가 퇴사할 용기 직장 탈출, 백수 탈출의 도돌이표 5장 퇴사해도 괜찮은 사회 ‘퇴사해도 괜찮은 사회’란 무엇인가 괜찮은 직장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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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를 연구하겠다고 했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왜 ‘청년’이냐는 것이었다. 중년도 퇴사를 하는데 청년의 퇴사가 특별한지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 p.10 이 책은 청년 퇴사자의 관점에서 일터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중간관리자나 임원들은 불편하게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그 불편한 지점에서 성찰을 시작하면 된다. 왜 나의 호의가 청년들에게 다가가지 못하는지, 그것은 왜 애정이 아니고 폭력이 되는지. 그동안 사회초년생이나 신입사원들이 말하지 못했던 부분을 마주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p.12 이익을 얻는 기업 문제는 묵인되어왔다. 기업이 적은 임금을 지급하더라도, 도처에 일하고 싶은 의지가 있고 경험이 필요한 청년들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 p.37 한국의 일터는 나이와 연공에 기반한 위계구조에서 모든 일이 일방적으로 결정되고, 상사의 명령이 곧 절대적이다.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폭력을 행사하면서, “이게 다 너를 위해서 그런 거야”라고 받아들이기를 강요하는 부분이다. --- p.52 화를 내거나 말을 번복하는 쪽은 상사이다. 그때 책임은 신입이 지게 되고, 신입은 그 상황을 이해할 수 없지만 혼나는 위치에 서게 된다. 평등한 조직문화에서는 혼내고, 혼나는 관계가 성립될 수 없다. 하지만 위계적인 곳에서 특히 선임은 신입을 혼낼 수 있는 특권적 지위를 부여받게 된다. --- p.53~54 조직은 급변하는 경제 시스템에 맞춰 유연한 조직으로 변해야 했다. 그러나 조직이 변하고, 그 사이 세대가 바뀌었지만 변하지 않은 것이 있었다. ‘사축인간’으로 대표되던 시기에 노동자에게 요구했던 문화들이다. --- p.66 일터에서 경험하게 되는 소외는 일로부터의 소외도 있지만, 관계로부터의 소외도 있다. 동료나 상사와 원활한 관계가 형성된다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함께 해결하는 과정에서 성장을 경험하고 일터 바깥에서는 삶의 지지자를 얻게 된다. 하지만 ‘동료’를 만나는 일은 점점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 --- p.74 실적과 성과를 강조하는 조직에서 개인은 더 높은 실적을 내야 발언권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실적에 따라 등급이 나뉘고, 발언권도 제한된다. 또 다른 서열과 계급화가 조직 내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 p.77 청년들이 퇴사를 고민할 때, 중요하게 여긴 요소 중의 하나는 선배의 존재와 역할이었다. 선배의 삶이 자신이 희망했던 삶과 일치하지 않을 때 비전을 보지 못하거나 “선배처럼 살기 싫어서” 일터를 떠나기도 하지만, 대부분 선배가 없어서 퇴사하기도 했다. --- p.88 청년들은 대부분 청소년기부터 내가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이 뭔지 진로에 대해 모색하기보다, 입시를 중심으로 짜여진 시험 문화에서 매순간 그 과정을 통과해야만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삶의 방식을 학습한다. 그 과정에서 삶에 대한 고민은 늘 취업 이후로 지연되고, 막상 취업 후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는 순간을 직면한다. 그때 단절점은 삶 전반에 대한 성찰을 야기하고, 이전의 경험을 비판적으로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 p.91 퇴사자의 다른 이름은 회사에서 쫓겨난 사람들이다. 직간접적으로 회사에서 쫓겨나는 경우도 ‘퇴사’로 둔갑한다. 회사에서 사람들을 내쫓는 방법은 다양하다. 저성과, 근태, 계약 위반 등을 이유로 쫓아낸다. 문제는 이 과정이 ‘합법’의 탈을 쓰고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 p.94 대기업에서 경험한 인사고과란 얼마나 부장의 비위를 잘 맞추는지에 달린 것이었다. 부장과 코드가 맞지 않거나, 술을 같이 마시지 않을 때 선배와 동기들은 낮은 고과를 받았다. --- p.97 일터에서 사람들을 쫓아내는 행태는 사업장의 규모를 막론하고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다만 사업장의 규모가 클수록 더 간접적으로 교묘하게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사업장의 규모가 작을수록 더 직접적으로 사람들을 내쫓았다. --- p.104 “회사는 전쟁터이지만, 회사 밖은 지옥이다”라는 말은 퇴사를 머뭇거리게 한다. 하지만, 전쟁터라면 그 또한 문제이지 않은가. 전쟁터에서 참고 견디라는 말 자체가 누구에게는 폭력이다. 그 전쟁터에서 사람들은 퇴사하지 않으면 삶을 지속하기 어려울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거나 우울증, 무력감 등 신체적 증상을 경험하고 있었다. --- p.109 이전에는 일터에서 쓸모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건강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되었다. 직장에 들어가기 이전과 이후의 삶을 구분지을 때 “그때까지는 건강했던 몸”이라는 말을 자주 하고는 했다. 소희 씨에게 직장생활과 일은 건강한 삶이 훼손되는 경험이었다. --- p.122~123 여행 중에도 계속 자신은 패배자라는 생각이 들었고 압박감을 느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 존재적으로 존중받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했다. --- p.124 중요한 것은 정규직이나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이 아니라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 p.137 청년들에게 일할 수 없는 상태에 놓이더라도 안전하게 다음 진로를 계획하고,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사회적 믿음을 주는 일은 중요하다. --- p.1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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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생은 왔다가 왜 바로 퇴사할까
한국출판문화상 수상 저자 천주희의 ‘청년’ 퇴사 보고서 퇴사하는 젊은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나약하다’, ‘사회성이 떨어진다’, ‘곱게 자라서 그런다’ 등 퇴사의 원인은 개인적 문제라고 여긴다. 한번 질문을 바꿔보자. 왜 청년들은 힘들게 들어간 직장을 금방 퇴사하는 걸까? 청년 부채 보고서 『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2016)로 제57회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한 천주희 문화연구자의 신작 『회사가 괜찮으면 누가 퇴사해』는 청년 퇴사자 21명을 심층 인터뷰한 청년 퇴사 보고서이다. 저자는 조직에서 가장 낮은 위치에 있는 청년의 입장에서 일터를 바라보면 한국의 조직문화와 노동구조를 명확하게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가 만난 21명의 청년 퇴사자들은 퇴사 후에도 전 직장에 대해 편하게 말하지 못했다. 전 직장, 상사 얘기를 하면서 눈물을 흘렸고 오랫동안 침묵하기도 했다. 퇴사의 순간을 말하며 “회사가 우르르 무너졌으면 좋겠다”, “불이 났으면 좋겠다”, “회사를 박살내고 싶다”고 했다. 한때는 반짝반짝 빛나던 신입인 그들에게 합격의 기쁨을 안겨주었을 회사는 어쩌다가 없애버리고 싶을 정도로 힘든 곳이 되었을까. 청년들은 일터에서 무슨 일을 겪고 있는 걸까? ‘막내’의 눈으로 본 수상한 노동세계 저자가 만난 청년들의 직장은 블랙코미디를 닮았다. 기업들은 유능한 인재를 가려 뽑기 위해 학벌, 학점, 토익 점수, 수상 경력, 인턴, 봉사활동, 자격증 등 스펙을 따지고 지원자의 신장, 체중, 시력, 주량, 흡연 여부, 결혼 여부, 출생지는 물론 부모의 학력?직업?직급?월수입까지 세세하게 묻는다. 하지만 정작 신입사원이 입사하면 대개 직무교육을 하지 않는다. 실무를 하다보면 ‘눈치’와 ‘센스’로 알아서 배울 거라 생각한다. 직무교육 시스템을 갖춰 생산성을 높이기보다는 ‘일머리’가 없는 직원으로 낙인찍는 편이 익숙하다. 직장은 ‘직무교육’은 안 해주지만 ‘훈육’은 하는 이상한 곳이기도 했다. 저자가 인터뷰한 청년들은 “혼났다”라는 표현을 자주 언급했다. 상사들은 업무를 가르쳐주지 않고서는 왜 업무를 못 해내냐고 오랫동안 혼을 냈다. 저자는 평등한 조직문화에서는 혼내고, 혼나는 관계가 성립될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위계적인 곳에서 상사는 신입을 혼낼 수 있는 특권적 지위를 부여받는다. 미숙한 존재이므로 ‘가르쳐야 할 대상’, ‘훈계해야 할 대상’이다. 교사가 학생을 공개적인 장소에서 혼내는 것이 인권 침해인 세상에서 직장인들은 “일은 혼나면서 배우는 거”라는 전근대적 노동관에 따라 모욕을 견뎌낸다. 저자는 이들 청년들이 ‘막내’라는 위치 때문에 폭력, 괴롭힘, 착취를 당하고도 참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막내는 연령, 직급, 경험, 숙련도 등 그 어떤 자원도 갖고 있지 않다. 그래서 막내는 조직 구성원들이 꺼리는 복사, 청소 등 허드렛일은 물론 위험한 일까지 도맡아서 했다. “커피는 여자가 타야 맛있지”라는 성차별도 여전했고 ‘장난’과 ‘애정’으로 둔갑한 폭력, 성폭력을 당하기도 했다. 또한 미숙하다는 이유로 장시간 일했고, 임금은 적게 받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청년 10명 중 8명은 200만 원이 못 되는 월급을 받았다. 이 책에 나오는 영어유치원 담임교사는 4년제 대학을 나왔음에도 경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월급 150만 원을 받았다. 영어유치원 원아 1인의 한 달 등록비였다. 저자는 책이나 언론에서 묘사하는 ‘90년대생’은 자신이 만났던 청년들과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한다. 여전히 대다수의 청년들은 위계적이고, 제한적이고, 상사나 경영진의 불합리한 요구에 응하고 있었다. 출근하면 불행, 퇴사하면 불안 도전, 열정, 창의, 혁신, 정직…. 우리나라 기업들이 대외적으로 표방하는 인재상이다. 하지만 저자가 만난 청년들은 전혀 다른 말을 했다. 회사에서 인정받는 사람은 오래 자리를 지키는 사람,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이었다. 상사의 비위를 잘 맞추고, 상사와 코드가 잘 맞고, 상사와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이 높은 고과를 받았다. 반면 일을 잘하지만 아부를 못하는 사람은 낮은 고과를 받고 퇴사했다. 인사고과제도는 근태부터 업무 성과까지 평가하겠다는 사측의 의지를 담고 있지만, 신뢰가 없는 조직일수록 인사고과제도는 불공정한 것으로 인식되었고, 도리어 퇴사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저자는 청년들이 이처럼 일로부터도 소외되어 있지만, 관계로부터도 소외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 기업들은 추격형 경제에서나 효과적이었던 상명하복식, 권위주의 문화에 여전히 익숙하다. 불통·비효율·불합리로 점철된 후진적 조직은 당연히 생산성이 낮으며 장시간 노동, 저임금 등 사람을 갈아넣는 것으로 간신히 유지된다. 이런 시스템을 지탱하기 위해 기업은 ‘평가’를 통해 직원들을 길들이고 ‘비교’를 통해 동료들과 경쟁을 시킨다. “너 말고도 일할 사람 많아”, “더 잘하는 애들 많아”라는 말을 자주 함으로써 언제든 대체 가능한 사람이라고 주입하고 노동자를 훈육한다. 청년들은 동료와 경쟁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의 무능함을 자책하거나 모욕감을 느끼는 심리적 자상을 경험했다. 그럼에도 저자가 만난 청년들은 폭력적이고 차별적인 직장을 쉽게 그만두지 못했다. 생계를 위해, 경력을 쌓기 위해, 인정을 받기 위해, 짤리지 않기 위해 무리한 노동을 이어갔다. 첫 직장에 적응하지 못하면 다른 그 어떤 직장에도 적응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직장이 주는 극심한 스트레스는 우울증, 무기력, 구토, 기절이라는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났다. 결국 이들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의 신체적·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난 후 ‘일신상의 사유’라는 관용구를 사직서에 써놓고 퇴사했다. 퇴사해도 괜찮은 사회를 위하여 이 책의 구성은 ‘입사-퇴사-재입사’라는 청년 퇴사자들의 노동이행경로를 쫓아간다. 1장은 취업준비기를, 2장은 입사 후 일터의 풍경을, 3장은 퇴사를 감행하는 순간을, 4장은 퇴사 후의 삶을, 5장은 안전한 일터와 삶을 위한 제언을 담고 있다. 저자는 청년들이 취업-퇴사-취업-퇴사의 무한궤도를 반복하고 있다고 말한다. 직장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과 상담을 받다가 퇴사한 청년이 생활비를 벌기 위해 전 직장과 비슷한 직장에 다시 들어가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 무한궤도에 균열을 내는 것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저자는 누구나 퇴사자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퇴사해도 괜찮은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하며 퇴사해도 괜찮은 사회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제안한다. 지금 마련되어 있는 제도를 이용하는 현실적인 방법부터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폭넓게 살핀다. 학교와 직장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노동인권교육과 진로교육,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구제해줄 수 있는 법과 제도, 장기적으로 갖춰나가야 할 사회보장 시스템 등을 소개한다. 『회사가 괜찮으면 누가 퇴사해』는 출근하기도 싫은 직장에서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면서 긴 시간 동안 일하다 병드는 삶이 우리가 원하는 삶인지를 묻고 있다. 직장을 떠나는 사람도, 남는 사람도 내상을 입고 크나큰 사회적 비용을 치를 수밖에 없는 전근대적이고 비효율적인 노동구조와 조직문화에 적응하는 것이 사회생활이라면 이제 다른 모습의 직장을 상상해보자고 제안한다. ‘이웃집 연구자’ 시리즈 두 번째 책 이 책은 아카데미즘에 기반한 연구와는 조금 결이 다른 필드 스터디(현장 연구) ‘이웃집 연구자’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다. 도서출판 바틀비는 민간 싱크탱크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과 손잡고 우리 사회 여러 현장에서의 의미 있는 실천이나 시민 참여 활동 사례를 발굴하고 보급하기 위해 이 시리즈를 준비했다. 모두가 자기 생활의 연구자이자 주인공이며 기획자인 시대이다. ‘이웃집 연구자’ 시리즈는 삶의 현장성과 실천 경험을 중시하는 현장 연구 시리즈로서 소소한 일상 생활 기술에서부터 공동체, 마을, 사회, 지구 차원의 문제까지 더 나은 삶을 위한 시민 사회의 도전을 담아낼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