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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의 여행 1

테오의 여행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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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3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532쪽 | 778g | 153*224*35mm
ISBN13 9788972884224
ISBN10 8972884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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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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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이원희
프랑스 아미앵 대학에서 「장 지오노의 작품 세계에 나타난 감각적 공간에 관한 문체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역서로는 장 지오노의 『영원한 기쁨』 『세상의 노래』, 아민 말루프의 『사마르칸트』 『타니오스의 바위』, 블라디미르 바르톨의 『알라무트』, 다이 시지에의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소녀』, 장 크리스토프 뤼팽의 『붉은 브라질』 『아담의 향기』, 피에르 보테로의 『에윌란의 모험』(전 3권), 기욤 프레보의 『시간의 책』(전 3권),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언의 〈타라 덩컨〉 시리즈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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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가 식탁을 둘러보면서 툭 내뱉듯 말했다. “테오, 너를 데리고 세계 일주를 떠나기로 했다.” 세계 일주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만 마르트 고모라면 가능한 얘기였다. “고모, 그게 무슨 말이에요? 학교는 어떡하고요.” 테오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물었다. “너야 이제 고등학생이니까 시간이 많지. 하지만 이 고모는 더 늙으면 아무리 가고 싶어도 못 가잖아. 그리고 너 이미 한 학년 월반한 걸로 알고 있는데, 아니니?” 테오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부모님을 쳐다봤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접시만 내려다보면서 아들과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후, 마치 보이지 않는 지시를 받은 것처럼 이렌과 아티가 조용히 일어나 식탁을 떠났다. “저는 병이 났잖아요, 고모.” 테오는 용기를 내서 말했다. “여행할 수 있는 몸이 아니…….” “바로 그거야! 그래서 데려가려는 거야. 내 방식대로 네 병을 치료하려고.” 마르트 고모가 큰 소리로 말했다. --- p.41

“아니, 우리의 경전은 『코란』이오!” “십계명은 어쩌고요?” 랍비와 신부, 셰이크는 다시 논쟁을 벌였다. 테오는 참 골치 아픈 어른들이라고 생각하면서 서서히 저무는 햇살을 받아 금빛으로 빛나는 성벽을 바라봤다. 수백 개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기도 시간을 알리는 무에진들의 외침에 이어 기도 소리가 들렸다. 예루살렘은 유일신을 섬기는 이들, 예언자 무함마드를 믿는 이들, 하느님의 아들 예수를 믿는 이들이 끊임없이 서로 논쟁을 벌이는 정말 복잡한 도시였다. “뭘 그리 생각하니?” 마르트 고모가 테오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물었다. “사람들을 화해시키지 못하는 하느님에 대해서요.” 테오가 조용히 답했다. --- p.129

테오는 테라스 난간에 팔꿈치를 괸 채 불빛에 반짝이는 예루살렘을 바라봤다. 바위의 돔도, 성묘도, 통곡의 벽도 보이지 않는데 투르크인들이 세운 성벽만이 황금빛에 잠겨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묵직한 두 손이 테오의 어깨를 잡았다. “이 도시를 위해 왜 그렇게들 싸우는지 이제는 이해가 되니?” 약간 쉰 듯한 목소리가 테오의 귀 가까이에서 들려왔다. “우리를 너무 가혹하게 비판하지 마라, 테오. 이곳에는 하느님의 성령이 감돌고 있어. 하느님을 알라라고 하든, 아도나이 엘로힘이라고 하든, 예수라고 하든 말이다.” --- p.174

“예수께서 또 무슨 말씀을 하셨어요?” “불행에 대해서도 말씀하셨지. 부자, 배부른 자, 너무 많은 찬양을 받는 자들은 불행하다고 하셨어.”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아주 다르네요!” 테오가 말했다. “그래서 혁명적이라는 거지! 당시의 권력가들도 그걸 알아차렸던 거야. 서둘러서 예수에게 십자가형을 내렸던 걸 보면. 제사장들과 상인들, 성직자들, 온갖 제도…… 등을 비판하는 예수가 당연히 껄끄러웠겠지.” “어떻게 보면 쿠바의 혁명가 체 게바라와 비슷하네요.” 테오는 진지하게 말했다. “멕시코 민족해방군의 부사령관 마르코스 같기도 하고요.” 너무 어이가 없어진 돈 레비 추기경은 할 말을 잃었다. 둘을 지켜보던 마르트 고모는 웃음을 참느라고 애를 쓰고 있었다. --- p.320

주지승은 양철 지붕을 얹은 초라한 집에 누워 있었다. 나이가 아주 많은 노인이라서 테오 일행은 축복을 받으면서 차 한 잔 마시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해질 대로 해진 장삼 차림의 노승은 턱수염이 듬성듬성했고, 몽상에 빠진 듯 멍한 눈빛이라서 손님이 들어온 것도 모르고 있었다. 노승은 금빛 새틴을 씌운 경전에서 발췌하여 손으로 쓴 종이 두루마리를 가물가물한 눈앞에 가까이 대고 읽고 있었다. 라마승 감포가 엎드려 절하자 노승이 고개를 들고 눈살을 찡그리더니 천진한 웃음을 지으며 무슨 신호를 보냈다. 라마승은 곧바로 노승이 바라는 것을 찾으러 뛰어갔다. 중국제 꽃무늬 보온병 안에 그 유명한 버터차가 들어 있었다. “휴.” 테오는 한 모금 들이키더니 인상을 썼다. “짭짤한 카페오레 같아요.” “그래, 짭짤한 맛이 느껴질 거다.” 라마승이 설명했다. “소금뿐 아니라 칼슘도 들어 있으니까. 오렌지 빛 광택 보이지?” “네, 보여요.” “이게 버터야.” “수프 같아요.” “수프 맞아.” 라마승이 말했다. “추위를 이기는 데는 이게 최고지. 여기서 이틀만 지내면 너도 이 버터차 없이는 못 견딜 거다.”
--- p.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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