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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익스체인지

메모리 익스체인지

[ 양장 ] 현대문학 핀 시리즈-소설선22이동
리뷰 총점9.0 리뷰 19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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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1월 2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214g | 104*182*17mm
ISBN13 9788972751519
ISBN10 897275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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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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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라는 소리 내서 오래 웃었다. 6개월 사이에 내가 허풍선이 거짓말쟁이가 되었다가, 이제
는 철학자나 종교인 행세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랄라가 지난 내 모습을 기억해주고, 그에 대해 말해줄 때마다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고 기억함으로써 살아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 pp.19-20

“지금 막 삼촌이 내게 해줬던 말이 떠올랐어.”
“그 말이 뭐였는데?”
“네가 존중받아야 할 인간이라는 걸 잊지 말아라.”
랄라의 반응은 심드렁했다. 내 말을 듣지 못한 게 아닌가 싶었다.
“어때? 아주 따뜻한 말이지?”
“아니, 그건 너무 무서운 말이다, 얘”
(……)
“그건 아마 우리가 인간이 아니게 될 수 있다는 뜻인 거 같은데?”
“아니, 난 그렇게 생각 안 해. 삼촌의 말을 기억하는 한 난 인간일 거야. 어떤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말이야.”
--- p.22

자유의지. 그게 인간을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거다. (……) 내가 두려워하는 건 죽음이 아니라 환각이야. 착각. 난 늘 내가 착각 속에서 바로 보지 못하고 있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었어. 그건 추위에 떨고 있는 것보다 더 끔찍한 일이었단다. 죽을 때도 환각이 오겠지, 니키? 아마 내가 그 감각을 느낄 겨를도 없이 얼어붙고 말 테고.
니키,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널 존중할게. 너도 내게 그렇게 해줘.
--- pp.30-31

대부분의 지구인들은 내가 보기에, 불필요한 것을 강렬하게 원하고 있었고 결국은 그걸 갖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의지가 매우 강하고, 그 점에서는 우리 화성인들보다 뛰어났어요. 하지만 자기가 뭘 원해야 하는지를 모르고 있는 것 같았어요. 사고는 복잡했지만 단순한 진리들에는 취약했고 심지어 그것들을 무시하고 있었습니다. 행복해질 수 있는 가까운 길을 놔둔 채 아주 멀리, 마치 일부러 그것에 도착하고 싶지 않은 것처럼 우회하고 있었습니다.
--- p.67

“내 기억을, 그러니까 내 기억을 가져간 다른 이에게 그가 내게 넘겨주었던 기억을 돌려주고
싶어요. 그걸 그에게 주고 싶습니다. 난 그자가 내 기억을 가지고 자신을 잊은 채 살기를 바라지 않아요. 내가 가지고 있는 당신 기억을 당신에게 주고 싶어요.”
--- p.105

‘자유롭고 존중받아야 할 인간’이라는 말은 소설에서 몇 번이나 반복된다. 그런데 이 말은 우리가 자유롭고 존중받아야 할 인간임을 일깨우는 동시에, 그 반대편, 그러니까 자유가 없고 존중받지 못하는 존재는 인간이 아니라는 것, 혹은 자유와 존중은 자격을 갖춘 일부 인간에게만 주어진다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 이처럼 ‘자유롭고 존중받아야 할 인간’이라는 말에 양면이 있다면, 우리의 세계는 어느 쪽일까?(……) 모두가 자유롭고 존중받는 세계로 나아가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타자를 배제한 대가로 자유와 존중을 특권처럼 향유하고 있는 곳이 되어가고 있을까? 이것이 바로 「메모리 익스체인지」가 지구인에게 던지는 적실하고 긴급한 질문이다.
--- 「작품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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