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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연구자, 선을 넘다

여성 연구자, 선을 넘다

: 지구를 누빈 현장연구 전문가 12인의 열정과 공감의 연구 기록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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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1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540쪽 | 732g | 105*217*35mm
ISBN13 9791187750284
ISBN10 118775028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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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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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상인들이 마을 항구에 배를 정박시키고 다시 배를 몰아 라오스 국경을 넘어가는 일은 가능했지만, 외국인인 나는 그들이 다니는 경로에 동참할 수 없었다. 엄연히 태국에서 라오스로 이동하는 것이고, 나는 외국인이어서 여권 심사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국경 통제에 무감했던 시절을 보낸 쏨 언니의 시어머니는 괜찮다며 그냥 다녀와도 된다고 말씀하셨지만, 쏨언니는 그건 불법이라 안 될 것 같다며 난색을 표했다. 처음에는 낯선 라오스 상인을 따라나서는 것이 겁도 나고, 어찌 됐든 국경을 건너는 일인데 잘못 건너갔다가 비자에 문제가 생기면 어쩌나 하는 생각만 들었다. 하지만 연구가 진행되면서 내가 부딪힌 그런 상황이 연구의 중요한 쟁점이라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채현정, “당신의 국경으로 데려다주세요”: 태국 북부에서의 국경교역 동행관찰기」중에서

네베셰아난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곳이 ‘외부인’의 눈에 비치는 것만큼 위험한 곳은 아니라고 느껴졌다. 물론 네베셰아난이 범죄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도시 슬럼임은 틀림없지만, 처음 내가 길 건너에서 바라보기만 했을 때 가지고 있던 이 지역에 대한 선입견과 공포는 다소 과장된 것이었다. 골목길을 걸을 때 자전거를 타고 내 옆을 지나가는 아프리카 남성들은 대체로 “(놀라게 해서) 미안합니다”라는 정중한 말을 남겼다. 무엇보다 나는 일상 속에서 낯선 이들과 개인적인 관계를 맺음으로써 타자화된 특정 집단과 장소에 대한 왜곡된 시각과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임안나, 나의 아파트 표류기: 이스라엘 도시 슬럼에서의 필리핀 이주노동자 연구」중에서

우리에게는 중국인에 대한 수많은 편견과 정형화된 이미지가 있다. 미디어를 통해, 주변 사람들로부터 듣는 이야기를 통해, 심지어 중국통이라 불리는 유명인들을 통해 우리는 그것을 학습한다. 여러 차례 중국에 출장을 다녀오면서 한때 나에게도 그러한 선입견이 생긴 적이 있다. 그러나 중국 현지조사를 다니는 과정에서, 특히 남쪽 지방에서 만난 다양한 출신과 외모의 중국인들을 통해 나의 선입견은 완전히 깨졌다. 지금 나에게 중국은 다양성으로 설명할 수 밖에 없는 나라다. 비록 강력한 국가체제가 구축하는 사회상이 있을지언정, 중국의 국가권력은 사회집단에 따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고, 국가의 통치영역 바깥에서 지내는 이들도 무수하다.
---「최영래, 중국의 바다에서 만난 사람들, 그들이 만드는 사회적 연안」중에서

홍등가 근처의 월세방에 살 때, 한번은 새벽에 귀가하는데 경찰이 불러세워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했다. 홍콩에는 불심 검문이 합법화되어 있는데, 주 목적은 본토에서 온 불법 입국자 및 불법 체류자의 검문을 위해서이다. 내가 불쾌해하며 “난 한국의 박사과정 대학원생이고 여기서 연구하고 있다”고 말하자, 비웃으며 “거짓말 마라, 한국 사람이 어떻게 광둥어를 이렇게 잘하겠냐. 신분증이나 내놓아라”라고 했다. 신분증을 꺼내어 보여주자 “어, 정말 한국 사람이네, 이상하군” 하면서도 조롱하는 듯한 표정으로 지갑과 가방을 하나하나 뒤졌고, 특별한 물건이 나오지 않자 “거참 이상하네”라고 말하고는 그제야 가라고 했다.
---「장정아, ‘진심’은 알 수 없는 것: 홍콩 현장에서 바뀌어간 질문들」중에서

성추행의 경험을 피할 수 없는 숙명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이다. 나의 경우 두번째 경우처럼 당사자에게 불쾌감을 직접 표현했고, 그런 경험들이 있을 때마다 주위의 이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항의했다. 이란처럼 ‘성추행’에 대한 문제의식이 예민하지 않은 사회일수록, 남성들은 여성의 강력한 항의에 더욱 주춤한다. 그들의 성 의식까지 바꾸기는 쉽지 않겠지만, 피하지 않고 대차게 불쾌함을 표현하고 직접적으로 항의하면 오히려 남성들이 움찔하는 경우가 많았다.
---「구기연, 가면을 쓴 인류학자: 이란 사회의 정동 읽기」중에서

인류학 방법론 교과서에 전설처럼 구현되는 라포가 현장연구의 정점에 가까운 단계라면, 오해와 갈등은 현장연구의 포문을 열어주는 시작이자 일상이었다. 인류학이라는 단어조차 생경한 현지인들에게 내가 누구인가를 설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필자는 ‘한국에서 온 연수생’, ‘자원봉사자’ 등 다양한 존재로 오해를 샀고, 그런 오해들 덕분에 그들의 삶에 초대받을 수 있었다. 그들이 인류학자로서의 내 정체성을 십분 이해했다면, 어쩌면 나는 그들의 삶을 관찰하도록 허락받지 못했을 것이다.
---「김희경, 얼음을 깨뜨리며: 일본 현장연구 과정에서의 해석과 갈등」중에서

혼자 이해하고 납득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현지연구에서 관건은 맥락을 읽는 것이다. 그리고 그 맥락을 쥐고 있는 주체에 접근하지 못하면 시작조차 할 수 없다. 그러므로 그 주체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나를 버리고 그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변해야 한다. 다들 비슷하겠지만, 나는 현지인과의 관계 형성을 위해 영혼 한 톨까지 끌어모아 진심으로 상대를 대하고,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썼다. 진심을 표현하는 방식은 다양했는데,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자처하는 것 역시 하나의 방법이었다.
---「육수현, 두렵거나 비판하거나 납득하거나: 내겐 늘 낯선 베트남」중에서

자료인지 확실하지 않았던 사소한 이야기나 정보가 새롭게 보이고, 경우에 따라 훌륭한 자료라는 걸 발견하게 된 것이다. 즉 모든 정보가 좋은 자료가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의 뜻은 자료를 정리하면서 현지에서 연구할 때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다양한 자료 간의 연결고리를 발견하게 되었을 때, 현지 상황에 몰두해 있어서 생각하지 못했던 자료의 이론적 중요성을 알게 되었을 때, 일상적인 행동과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자료가 현지 밖에서 분석해보니 그 지역의 특수한 상황을 반영한다는 것에 주목하게 되었을 때 등이다.
---「노고운, 하지 않은 현지조사는 있어도 실패한 현지조사는 없다: 중국 옌볜에서의 2년과 그 이후」중에서

논문 쓰기는 암벽등반과 같다. 올라가야 할 벽이 어떻게 생겼는지 전체적인 그림을 머릿속에 넣은 뒤 내 몸을 지탱해줄 줄을 걸고 한발 한발 디딤돌을 찾아내어 정상까지 기어올라가는 것이다. 암벽을 오르기 전에 대강의 그림을 그리는 것이 연구 디자인이라면, 몸에 감은 줄은 연구질문, 딛고 올라갈 틈이나 등자는 구체적인 조사자료에 해당할 것이다. 등반가가 하나의 암벽을 올라가기 위해 모든 모서리와 틈들을 다 알고 경험할 필요는 없다. 전체를 파악한 후 가장 효율적이고 안전한 길을 찾아내 단시간에 올라가는 것도 등반가의 능력이다. 안타깝게도 석사논문을 쓸 당시 나에게 현저하게 모자랐던 능력이다.
---「지은숙, “당신들은 왜 저항하지 않나요?”: 나의 일본 여성 연구 분투기」중에서

현지조사 중인 참여관찰자로서 그 대화의 장면을 목도한 순간, 나는 내 현지조사의 가장 중요한 장면에 입회했다는 짜릿함을 느꼈다. 하지만 동시에 그런 생각을 한 나 자신이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나는 주민의 일부로 현장에 잠입했고, 이미 주민과 반광산연대를 지지하는 편에 서 있었다. 현실의 사회문제에서 나는 대체로 약자의 편에 서고자 노력하는 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선악이 선명히 구분되기보다 복잡한 이해관계들이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사회과학자로서 현안을 연구주제로 삼을 때마다 늘 고민에 빠진다. ‘저항의 기록’을 수행하는 순간, 연구자와 활동가 사이에서 경험하는 정체성 갈등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지역연구자들에게 큰 숙제임이 틀림없다.
---「엄은희, 개발의 현장에서 함께 싸우고 기록하다: 필리핀에서의 불의 세례 현지조사」중에서

바리오 사람들에게 메트로폴리스의 중산층은 사회적 통합에는 도통 관심이 없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놓지 않기 위해 변화를 거부하는 ‘이기적’인 사람들이다. 서로의 존재가 탐탁지 않을 것이다. 급진적 사회개혁이 이루어지는 곳에서 변화를 거부하는 계층과 변화를 추구하는 계층 간의 갈등은 불가피하다. 그렇다면 지난 반세기 동안 계층 간 단절이 공고화되고 분열된 사회가 추구하는 변화란 무엇이어야 하는가. 이 같은 조건에서 연구자인 내가 중립을 지킨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미 나는 베네수엘라 사회의 변화를 지지하고 그 변화의 역동성을 연구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구자로서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강박은 애초에 갖지 않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정이나, 베네수엘라 21세기 사회주의가 등장한 까닭은: 민중의 목소리를 찾아서」중에서

참여와 관찰을 넘나들고 한국과 미얀마의 국경을 넘으면서 박사학위를 마치고 나니, 이제 융합연구자로서 몇 갈래 교차로에 다시 서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융합연구자가 가진 학술적 한계와 구조적 취약성이 존재하고, 우리나라 학계의 위계질서 속에서 경계인의 역할에 대한 의심과 회의가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내 학문의 주변성을 한탄하기보다 여러 주제를 섞고 다양한 시공간을 비교하고 탐구하는 융합연구의 치명적 매력과 무한한 가능성을 즐기며 다학제 연구의 미래가 아주 밝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한국의 관점에서는 경계인일 수 있지만 다양한 사회와 문화의 상층부와 하층부를 넘나들을 수 있는 ‘특권’을 가진 연구자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홍문숙, 한 융합연구자의 경계 넘나들기: 전환기 미얀마의 교육과 개발협력」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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