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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희일비하는 그대에게

일희일비하는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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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5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18쪽 | 130*205*13mm
ISBN13 9791162671023
ISBN10 116267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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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희일비하는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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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희일비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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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씨, 세상이 소리 나는 곳에만 주목하죠?”
바다 건너 온 메시지 한 통에, 느닷없이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화려한 색채보다 가물한 먹색의 아름다움을 여기저기 알리겠다고 호언장담했으나, 제자리에서 여전히 박제 당하고 있는 것 같은 그의 모습에 미안했다. 충분히 빛날 수 있는데, 내 욕심의 덫에 걸려 색이 까맣게 타들어 가는 것 같았기에.
...
‘모든 삶이 그렇듯, 나 역시 속이 울렁이는 삶 속에서 언제나 헤엄친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마음 속 깊게 퍼져, 메말라가는 먹빛에게 한 모금의 귀한 물이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게 되면 나는 또 분명히 이와 같은 고민을 다시 안고 뜬 눈으로 허망한 새벽을 보낼 날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이건 지나가는 하나의 파도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 「마음이 마음에게」 중에서

하지만 이미 나는 다 알고 있었다.
붓과 종이를 쓰다듬은 만큼, 먹과 벼루가 소리를 내는 만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그만큼 정직하게 표현 되었는데 왜 다른 사람에게 탓을 했을까. 잘 되면 남의 덕, 안 되면 나의 탓이라는 큰아버지의 말씀을 어째서 거꾸로 실행했을까. 노력 없이 결과를 얻으려 했었고, 배신하지 않는 땀 대신 세치 혀를 움직여 침을 더 흘리고 다녔다는 것을 다른 누구보다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와 곧바로 붓에게 먹빛 목욕을 시켜주었다. 한동안 미안했다고, 나와 오래도록 함께 해 달라고 나의 마음에서 그의 마음으로 속삭였다.
--- 「이미 알고 있잖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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