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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인정원, 밀밭의 식탁

월인정원, 밀밭의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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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5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396g | 153*202*15mm
ISBN13 9791185823539
ISBN10 118582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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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해 첫 봄나물을 해왔을 때 고사리가 원래 연두색이란 것도 그때 알았는데요, 달래장까지 봄밥 한 상을 차렸습니다. 햇나물밥은 시골사람에게도 귀한 밥상입니다. 풍요로운 삶이 다 자연 덕분입니다. 부디 건강히. 숲과 들의 선물을 잊지 않겠습니다.
--- p.74

처음엔 그저 물, 소금, 밀, 효모가 사람의 손에서 살살 반죽이 되어요. 온기로 소르르 쑥쑥 자라나더니 반죽은 그대로 머물지 않겠다며 빵이 되려는 간절한 꿈을 품어요.
--- p.76

마을살이 첫해 7월 17일, 저는 세상에서 가장 신선한 햇통밀빵을 구웠습니다. 마을의 햇밀과 샘물로 자라난 그 처음 빵의 맛과 향기, 힘! 이로부터 월인정원의 마을 농가밀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에 대해서라면 무엇이든 알고 싶었지만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번에도 스스로 길이 되어야 했습니다. 한 발자국 내딛어 보고 갈 수 없다면 제자리로 와서 달리 디뎌 보고, 갈 수 있겠다 싶으면 또 한 발 떼어 보며 수련의 부엌 바닥에서 3년 동안 천 번, 우리밀빵을 구웠습니다.
--- p.85

무엇보다 저는 마을과 밀의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었습니다. 건강한 빵을 배우러 왔으니 그 건강함이란 어디에서 오는지도요. 하나로 연결되는 이야기는 하나의 식탁으로 이어졌습니다. 한 달에 한 번, 그날의 빵과 마실 것을 나누는 빵식탁 ‘빵긋’입니다.
--- p.130

부엌에서 밀밭과 물끄러미 마주보다 빵 효모를 깨워 밀과 물을 챙겨 줍니다. 이내 포로롱 기지개를 폅니다. 물의 신비에 갇힌 반죽은 스스로 수백 도의 불길을 걸어 나와야 비로소 세상의 가치가 됩니다. 있는 모든 힘을 다해 자신의 한계와 범주를 뛰어 넘습니다. 그리고 전혀 다른 질로 건너갑니다. 먹을 수 없는 반죽이 황금빛 빵으로 도약하는 모습은 일상의 연금술 같습니다.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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