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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이의 수학여행

명진이의 수학여행

: 권재원 교육소설

함께교육-5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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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5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370g | 148*210*14mm
ISBN13 9791189034306
ISBN10 1189034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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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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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은행 이자만 120만 원씩 나가요. 거기에 나미 학원비도 100만 원 넘게 나가고요. 나미하고 나미 동생 교육에 올인하자고, 딱 10년만 고생하자고 대치동 들어왔어요. 애들 챙기려고 직장도 그만뒀는데, 애들 아빠 월급만 가지고 감당하려니까 척추 뼈가 하나하나 빠져나가는 것 같아 너무 힘들어요.”
--- p.33

“이보세요. 교감 선생님이면 좀 교감 선생님답게 솔직하게 말하세요. 우리 오석이는 어디 내놔도 안 빠지는 앱니다. 그 학교 선생 하기엔 아까운 앤데, 그래 겨우 두 달짜리 임시 교사 하나 가지고 뭐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아요. 다른 생각 있잖아요? 그걸 말해 보라고요.”
그러자 교감이 또 뭐라고 구시렁거리는 소리가 전화기에서 새어 나왔다.
“이러지 말고, 까놓고 말합시다. 얼마면 되겠어요? 숫자를 말해 보세요.”
--- p.66

상권이는 가난해서 공고를 갔다고 울먹였다. 세상이 확 뒤집히기 전에는 노동자를 면할 수 없다며 하늘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민규는 성적이 안 나와서 공고에 못 가고 어색하게 웃는다. 그래서 일반계 고등학교에 간다. 가난했던 상권이는 노동자가 되었지만, 공부를 못한 민규는 노동자가 될 기회를 잃어버렸다. 그만큼 노동자의 지위가 높아진 것인가? 그럼 그만큼 세상이 바뀐 것이라고 봐도 좋을까? 뭐가 뭔지 모르겠다.
--- p.100

문제는 상황이다. 상황이 아이들을 악마로 만들기도, 천사로 만들기도 한다. 아이들 자체는 천사도 악마도 아니다. 아이들은 상대방의 고통을 대신할 정도로 착하지 않지만, 고통 앞에 냉담할 정도로 악하지도 않다. 만약 그런 아이가 있다면 교육이 아니라 치료의 대상일 것이다. 다만 알지 못할 뿐이다. 얼마나 괴로운지, 얼마나 힘든지 알지 못할 뿐이다. 설사 들어서 알고 있더라도 느끼지 못할 뿐이다. 그 고통을 알고, 그 고통을 같이 느끼면 아이들은 천사가 된다. 고통은 아이들을 천사로 만든다.
--- pp.136-137

자초지종을 들어볼 생각 따위는 없다. 교사에게 대드는 것으로도 모자라서 혐오 표현까지 하다니. 토착 왜구라고? 만약 신혜정 선생이 단지 일본어 교사가 아니라 어머니가 일본인이거나, 재일교포 출신이었다면 얼마나 끔찍한 일이었겠는가? 이런 끔찍한 표현을 학교에서, 그것도 교사에게? 단호하게 학부모 소환하고 교권위원회에 회부해서 중징계에 처할 일이다.
--- p.154

아마 원익이는 그 자전거를 더 이상 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자전거는 어디에나 널려 있지 않은가? 게다가 원익이한테 필요한, 그러나 갖고 있지 않은 물건이 어디 자전거뿐일까? 아니, 그런 아이가 어디 원익이뿐일까? 다 정도 차이일 뿐이지. 한글을 읽을 줄 안다는 것 외에는 어차피 아무것도 모르기는 마찬가지인 아이들도 널리지 않았나?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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