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있어 글쓰기란 엉클린 실꾸리에서 실마리를 찾는 일이고 문 없는 방에서 문고리를 찾는 일이고 대책 없는 혼란과 혼돈 속에서 길을 내는 일이다.
---「내 글쓰기의 영혼_오정희」중에서
소설은 자료가 아니다. 자료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것은 소설이 아니다. 소설은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그것도 살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나는 어떻게 쓰였는가_김인숙」중에서
나는 그 암울한 시대나 엄청난 사건에 휘말려 억울한 죽음을 당한 사람들, 여전히 고통을 안고 살아남은 사람들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 이 세상에 소설이 필요하다면 그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거기 있으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내가 쓰는 이유_임철우」중에서
그동안 무슨 재미로 소설을 써왔던가. 변덕 부리는 재미가 아니었다면 계속 쓰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에는 이렇게 써봐야지, 다음에는 저렇게 써봐야지. 끝없이 소설을 쓰도록 유혹했던 게 있다면 그것이었을 것이다. 변덕의 심보 혹은 심술.
---「엉망으로 쓴다_구효서」중에서
글쓰기의 진정한 과정은 이미 겪은 일, 혹은 겪고 있는 사람이나 사건을 깊이 다시 한 번 살아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그들’과 어울려 글이 쓰인다. 지나쳐간 작은 시간들이 새로운 부피와 깊이를 입고 현재로 재부상한다.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쓰는지?_최 윤」중에서
문학 쪽 일을 하며 지금도 내가 그의 다음 세계를 신뢰하지 않는 사람은 읽는 일을 등한히 하며 좋은 글을 쓰겠다고 덤비는 습작생들과 언제부턴가 읽는 일엔 거의 손을 놓고 자기 쓰는 일에만 바쁜, 때로는 ‘내 것 쓰기도 바쁜데 남의 것 읽을 시간이 어디 있나?’ 하는 말을 조금도 부끄럽지 않게, 아니 그 ‘바쁨’이라는 이름의 게으름을 자랑처럼 말하는 기성작가들이다.
---「나의 삶과 나의 상상력 옮기기_이순원」중에서
나도 영감의 존재를 믿기는 한다. 그런데 영감을 불러일으키려면 먼저 작업에 몰두해야 한다고 본다.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뇌에 일정 시간 이상 압박을 줘야 밥을 먹거나 잠을 자거나 목욕을 할 때 비로소 뒤늦게 답을 얻게 되는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데서 도대체 어떻게_장강명」중에서
나에게는 낯선 공간에서의 긴장과 호기심이 늘 필요하고 나는 그곳에서 내가 본 것, 느낀 것, 나를 불편하게 하는 것, 나를 더욱 삶 쪽으로 끌어당기게 된 것들에 관해 쓴다.
---「걷기와 경험의 노래_조경란」중에서
아무리 많은 것을 소설 속에 담는다 해도 한 시대와 진실을 ‘다 담는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루어질 수도 없고, 이루어낼 수도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이 꿈을 포기하기에는 각성에 가까운 고통이 뒤따라야 했습니다.
---「『군함도』, 27년을 바쳐 마침표를 찍으며_한수산」중에서
한 편의 이야기. 오가다 들은 한두 마디의 문장이 내 마음속에서 맴돌며 떠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이건 이야기로 풀어서 내보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새록새록 돋는다. 그게 목 밑까지 치밀어 오르면 그때부터 이야기를 짓기 시작한다.
---「기록하고 기억하겠다는 욕심으로_이혜경」중에서
글을 쓰면서 가장 행복하고 좋은 일은 글 쓰는 좋은 친구들을 얻었다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글을 쓰려는 많은 학생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모두가 허물 많은 나를 좋아할 수는 없었겠지만 어쨌든 나로서는 그들에게 최선을 다했다.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다. 나는 그게 문학의 숙명이라고 여긴다.
---「사랑하기 때문에_백가흠」중에서
문체도 조금씩 바뀌었고 플롯에 대한 개념이나 주제의식도 변화했지만, 한 가지 그대로인 것은 지금도 모든 새로운 작품이 하나의 장면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빈 문서 1’의 시작과 끝_조해진」중에서
소설은 어떤 경우에도 정치적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현실사회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어떤 ‘정치적 사안’을 다루는 작품만 정치적인 것은 아니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소설의 인물에 대하여_박민정」중에서
나는 작가다. 제 손으로는 닭 한 마리 잡을 힘조차 없는 나는 사람들의 발걸음과 역사의 수레바퀴를 막아낼 수가 없다. 그러나 나는 글을 쓸 수 있다. 리쉐롄이 속에 든 말들을 꺼내 넋두리를 할 때, 나는 그녀의 곁에 쪼그려 앉아 귀를 기울이는 경청자가 될 수 있다.
---「작가는 한 마리 ‘소’다─소시민이 아닌, 어떤 시각_류전윈」중에서
세상에 새로운 것이 없는 게 아니라, 우리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보려고 시도할 때 비로소 모든 것이 새로워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글쓰기는 투쟁이다_푸투 위자야」중에서
나는 파노라마를 통해 현실을 관찰하고, 대부분의 또는 모든 디테일을 포착했다. 독자 역시 파노라마를 통해 흙의 향기, 꽃의 꿀, 말똥 냄새, 저녁의 산들바람 냄새와 나무의 수향을 맡는다.
---「나, 내 삶, 내 글_사하르 칼리파」중에서
나도 글을 쓰는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나 자신의 삶, 특히 내 마을에서 보낸 유년기를 바탕으로 글을 썼다.
---「나의 마을, 나의 이야기_프란시스코 시오닐 호세」중에서
필리핀어로 시를 쓴다고 해서 영어로 글쓰기를 중단한 것은 아니었다. 토속적인 감수성과 토속적인 언어를 필요로 하는 생각과 감정이 존재하고 있듯이, 국제적 담론의 언어로 표현해야 할 생각이나 감정 또한 분명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왜 영어로 시 쓰기를 그만두었는가_호세 F. 라카바」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