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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전쟁

이종필 | 비채 | 2020년 06월 2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4 리뷰 19건 | 판매지수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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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0년 06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304g | 140*210*16mm
ISBN13 9788934992264
ISBN10 893499226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양자역학, 인공지능 그리고 끝나지 않은 과거…
지금, 백 년 전의 전쟁이 다시 시작된다!

이른 아침, 광화문 사거리에 드론 다섯 대가 시신을 배달한다. 이순신 장군의 투구에 걸린, 머리 잃은 남자의 몸. 그러나 정작 사람들을 놀라게 한 건 잘린 목이 아니었다. 복부에 촘촘히 박힌 가느다란 핀들이 하나의 그림을 이루고 있었던 것이다. 인공지능 알고리즘 전문가이자 물리학과 교수인 조성환은 경찰을 도와 시신의 몸에 새겨진 이미지를 분석한다. 사람의 얼굴을 표현한 듯한 그 그림은 분명 인공지능이 그린 것이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된 성환. 그 심연을 향해 갈수록 거대한 비밀들이 하나둘씩 드러나는데…. 상처 위에 쌓은 역사, 치유할 수 없는 기억을 응시하는 물리학자 이종필의 첫 장편소설.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연구실에 도착한 성환은 본격적인 자료 검색에 들어갔다. 인터넷에는 시민들이 제보한 영상이며 근처 CCTV에 찍힌 화면이 올라와 있었다. 동도 트기 전인 데다 날씨도 좋지 않았지만 드론 다섯 대가 자루를 매달고 세종로 상공을 나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다. 넉 대가 정사각형 모양으로 자리를 잡았고 나머지 한 대는 정사각형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드론 편대는 북쪽에서 날아온 것 같았고,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선수들이 움직이듯 흡사 한 대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였다. 드론 편대는 동상 바로 위로 다가와 잠시 자리를 잡는가 싶더니 수직으로 내려와 고리 모양 자일을 이순신 장군의 투구에 사뿐히 걸고는 연결된 줄들을 풀었다. 시체가 든 자루가 밑으로 떨어지면서 투구에 걸린 고리가 조여졌고, 이내 자루도 땅에 떨어졌다. 그러자 두 팔이 위로 모여 묶인 시체가 이순신 장군 동상을 배경으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드론 편대는 광화문 너머로 유유히 사라졌다.
성환은 다른 각도에서 찍힌 동영상도 유심히 살폈다.
뭔가 이상해.
--- p.22

“그렇다면 범인은 드론 비행의 달인?”
태형의 대답을 듣고 성환은 한숨을 쉬었다.
“형사님, 생각을 좀 해보세요. 제아무리 달인이라 해도 드론에 달린 카메라를 보면서 조종해 밧줄을 정확하게 떨어뜨릴 수는 없어요. 동상 위에서 정확한 자리를 잡기 위해 미세하게 위치 조정을 했어야 했을 겁니다. 그런데 영상에서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어요.”
“그렇다면…….”
“인공지능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 p.29

“이 녀석은 가장 전형적인 양자컴퓨터입니다. 이온트랩 방식으로 큐비트를 구현하는데요. 원자핵에서 전자를 떼어내면 이온이 되죠. 여기에 레이저를 쏘아 거의 움직이지 않게 붙잡아두는 방식을 이온트랩 방식이라고 합니다.”
“여기 큐비트가 몇 개나 되죠?”
성환이 흥미롭다는 듯 물었다. 김남훈이 대답했다.
“이건 주로 방문객을 위한 시험용이라 100개 정도만 연결돼 있습니다. 100개만 되어도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훨씬 빠르죠. 잘 아시겠지만, 2019년 구글이 시커모어라는 양자 프로세서 칩을 개발했잖아요. 시커모어는 겨우 53개의 큐비트만으로도 사상 최초로 기존의 슈퍼컴퓨터를 능가하는 성능을 선보였습니다. 200초 동안 고작 백만 번 샘플링할 정도였는데, 당시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인 IBM의 서밋으로는 1만 년 걸릴 계산이었죠. 물론 IBM은 이틀 반이면 충분하다고 반박했습니다만. 지금은 최소 큐비트 100개는 넘어야 어디 가서 명함이라도 내밉니다. 게다가 ‘황진이’라는 복잡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무리 없이 돌리려면 최소 이 정도는 돼야 합니다.”
--- p.57

짧은 탄성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과학기술적인 이야기는 여기까지였다. (중략) 성환이 끼어들 틈은 없었다. 핵무기를 만든 과학자들이 핵무기의 이용과 통제에서 소외되었을 때에도 이런 느낌이었을까
--- p.146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고도로 발달한 과학 VS. 미완의 역사 인식
물리학자 이종필이 쓴 첫 장편소설


광화문 사거리, 이순신 장군의 동상에 머리 없는 시신이 걸리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시신을 그곳에 가져온 ‘범인’은 다름 아닌 드론 다섯 대. 순전히 직업적인 호기심으로 사건에 관심을 갖게 된 물리학자 조성환은 과학전문기자인 하영란의 소개로 담당 형사인 윤태형을 만나 사건 자료를 받는다. 그의 관심을 끈 것은 두 가지였다. 시신을 배달한 드론 다섯 대의 움직임이 사람이 조종했다고 하기엔 너무나 정교했다는 것. 그리고 시신의 가슴부터 복부까지 촘촘히 박힌 그림에서 인공지능의 흔적이 보인다는 것. 그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이 사건에 개입되었다는 심증을 갖고 경찰을 돕는다.

그때까지만 해도 자신이 이 사건의 중심인물이 될 것이라고는 짐작조차 못 했지만…. 성환은 세계 최고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황진이’를 보유한 대명대학교 문혜진양자인공지능연구소를 찾아 심층 분석을 의뢰한다. 며칠 뒤, 사건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과학과 사회와의 관계,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 같은 주제들은
지난 30년 동안 나를 괴롭히면서 단련시켰다.
(중략)
현실에서 쉽지 않다면 꾸며낸 이야기에서는 가능하지 않을까?
만약 한국에서 과학이 고도로 발달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작가의 말’에서


『빛의 전쟁』의 저자 이종필은 입자물리학으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은 물리학자이다. 『물리학 클래식』 『이종필의 아주 특별한 상대성이론 강의』 『신의 입자를 찾아서』와 같은 과학 교양서를 썼으며 『스티븐 호킹의 블랙홀』 『물리의 정석』 등 정통 물리학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대중 강연부터 시사평론까지, 전방위적으로 글을 써온 그이지만 물리학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을 발표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종필은 ‘작가의 말’을 통해 자신이 쓰고 싶은 것은 훌륭한 문학작품과는 거리가 멀다며 “과학을 소재로 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을 뿐”이라고 겸손을 표했다. 그러나 양자역학과 인공지능,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과거의 상처를 긴장감 넘치게 넘나드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마지막 챕터를 제외하면 사건의 시작부터 해결까지 걸리는 시간은 꼭 보름이다. 책장이 빠르게 넘어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소설을 먼저 읽은 프로파일러 배상훈은 “이 무모하고도 어려운 도전을 물리학자가 해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성환과 조력자인 하영란 기자, 윤태형 형사가 소설을 이끌어간다면, ‘서울’과 ‘물리학’은 서사의 축을 담당한다. 목 없는 시체가 걸리는 광화문 이순신 동상과 그 뒤에 우뚝 선 경복궁, 세계 최고의 인공지능연구소가 있는 대명대학교(가상 공간), 인물들이 사건 해결에 골몰하는 종로경찰서, 유유히 흐르는 한강…. 첨단 과학과 역사가 충돌하는 소설 속 서울은 익숙하면서도 낯선 ‘어둠의 도시’이다. 오늘의 서울을 살아가는 물리학자로서 저자의 면면도 빛을 발한다.

사건의 열쇠가 되는 양자역학과 인공지능은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2020년 개발된 자동기계학습시스템을 비롯한 최신 트렌드가 풍성하게 등장한다. 이론과 실험을 넘나드는 현장 연구자만이 가질 수 있는 성찰의 깊이 또한 엿보인다. 모두의연구소 최고비전책임자이자 미래전략가인 정지훈 박사는 “최신 인공지능 기술과 양자컴퓨팅, 드론 등 근미래를 주도할 기술들을 흥미롭게 다루었고,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을 대담하게 담아냈으며, 추리소설적 면모까지 갖춘 하드 SF”라며 이 책을 강력 추천했다.


[작가의 한마디]
1970년대의 동네 꼬마들에겐 마징가나 태권브이가 궁극의 전략무기였다. 앞으로의 시대에는 아마도 인공지능이 가장 유망할 것이다. 인공지능 하면 흔히들 터미네이터나 매트릭스 같은 영화 속 초지능의 모습을 떠올린다. 나는 훨씬 더 평범하고 지루한, 그러나 꽤 쓸모 있는 녀석을 보여주고 싶었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머리 없는 시신이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는다. 그리고 15일. 범죄는 청산되지 못한 아픈 역사로 이어지고, 놀랍게도 물리학 이론이 그 열쇠가 된다. 양자역학과 역사 그리고 범죄 스릴러. 그 자체로도 무궁한 이야깃거리인 세 분야를 촘촘히 엮은 픽션이라니. 이 무모하고도 어려운 도전을 물리학자가 해냈다. 그 것도 쉴 새 없이 빠르게 읽히는 과학 스릴러로 완성했다. 봐도 봐도 신기할 뿐이다. 범죄수사, 특히 과학 수사에 대한 저자의 깊은 이해와 관심에 감사하며, 눈을 떼지 못하고 읽은 독자로서 그의 다음 소설을 기다린다.
- 배상훈(프로파일러)

『빛의 전쟁』은 최신 인공지능 기술과 양자컴퓨팅, 드론 등 근미래를 주도할 기술들을 흥미롭게 다루었고,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을 대담하게 담아냈으며, 추리소설적 면모까지 갖춘 하드 SF이다. 다소 어려운 이론 설명이 이어져 낯설 수도 있지만, 하드 SF의 매력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은 독자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 정지훈(미래전략가, 모두의연구소 최고비전책임자, 경희사이버대학교 선임강의교수)

회원리뷰 (19건) 리뷰 총점8.4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진정한 SF 소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k*******n | 2020.11.06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요즘 흔히 나오는 소재, 웜홀을 이용해시공간 초월하는 허구가 가득 차있는 그런 종류의 SF가 아니다. 또한, 사건이 진행 되면서 나오는과학적 요소가 그냥 상상에서 빠져나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현실에 존재하는 과학적 이론이 탄탄히 뒷받침 되어 있어서,읽고 있으면 현실인지 소설인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이다. 중간에 간결하고 쉽게 설명되어 있는 과학적 이론은사건을 이해;
리뷰제목
요즘 흔히 나오는 소재, 웜홀을 이용해
시공간 초월하는 허구가 가득 차있는 그런 종류의 SF가 아니다.

또한, 사건이 진행 되면서 나오는
과학적 요소가 그냥 상상에서 빠져나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현실에 존재하는 과학적 이론이 탄탄히 뒷받침 되어 있어서,
읽고 있으면 현실인지 소설인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이다.
중간에 간결하고 쉽게 설명되어 있는 과학적 이론은
사건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탄탄한 이야기 구성과 하나 하나 풀리는 사건의 단서는
일반 소설에서 만나 볼 수 없었던 소재이기에
책장을 넘기는 설레임이 가득차 있었다.

게다가 짧은 호흡의 문장은
사건의 긴장감을 더욱 극대화 시키는 요소였다.
문장이 길어지면 집중력도 떨어질 수 있고,
몰입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짧은 문장은 액션 영화나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한
팽팽한 텐션을 계속 유지시켜 줬다.

책을 덮은 후에도 내가 아직 주인공 교수의 연구실에서
배회하는 듯한 착각이 있었는데
아마도 한 편의 영화를 본 듯한 생생한 묘사가 한 부분 차지한 것 같다.
댓글 0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파워문화리뷰 상상과 시도, 역사의식이 그려낸 과학소설 『빛의 전쟁』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뻑* | 2020.08.31 | 추천4 | 댓글2 리뷰제목
가끔 놀랄 때가 있다. 마냥 상상만 하던 것이, 영화나 소설에서 봤던 모험 같은 판타지가 현실에서 가능한 것을 봤을 때 말이다. 얼굴 보고 통화하는 게 가능할까 싶었던 게 영상통화가 익숙한 시대가 됐고, 미지의 곳으로 여겼던 우주를 이제는 인간이 다녀오기도 한다. 누군가는 일반인의 우주여행 시대를 열겠다고 계속 투자하고 시도한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의심은,;
리뷰제목

가끔 놀랄 때가 있다. 마냥 상상만 하던 것이, 영화나 소설에서 봤던 모험 같은 판타지가 현실에서 가능한 것을 봤을 때 말이다. 얼굴 보고 통화하는 게 가능할까 싶었던 게 영상통화가 익숙한 시대가 됐고, 미지의 곳으로 여겼던 우주를 이제는 인간이 다녀오기도 한다. 누군가는 일반인의 우주여행 시대를 열겠다고 계속 투자하고 시도한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의심은, 어느 날 실현 가능성 있는 현실로 나타나곤 했다. 그러니 인간이 가진 상상력이나 생각들, 어떤 시도들은 언젠가 우리 일상으로 나타날지도 모른다. 이 소설 역시 의도는 다를지 몰라도 인간이 이루어낸 과학의 가능성을 펼쳐 보인다. 인공지능과 양자역학이 만들어갈 세상, 이거 정말 현실일까? 아니면 진짜 이런 시도가 가능한 시대가 되었나?

 

놀랍네요. 그러니까 인공지능이 불완전한 데이터를 갖고 완전한 이미지를 복원해낼 수 있다는 얘기네요?” (32페이지)

 

세종로 사거리, 이순신 장군 동상에 목이 없는 시체가 매달렸다. 누가 저지른 일인가 하는 것도 의문이지만, 시체가 동상에 매달린 방법도 놀라웠다. 드론이 시체를 옮기고 올가미처럼 동상에, 그것도 한 번에 매달았다. 그게 가능한 일인가? 어떻게 시체를 한 번에 매달을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하게 드론이 해냈단 말인가. 사이언스이스트 기자인 하영란은 대학교수 조성환에게 연락해서 이 사실을 뉴스보다 먼저 알려준다. 이게 과학적으로 가능한 일인지, 누구의 짓인지 묻고 싶었던 것. 이 사건에 관심을 두게 된 성환은 영란과 함께 수사팀 윤태형을 만난다. 수사하는 입장에서는 성환의 도움이 컸다. 드론에 인공지능이 장착된다면 가능하다는데, 이렇게 한 번에 시체를 매다는 것까지 가능한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더 의문이고 범행의 목적이 궁금해진다. 더군다나 머리 없는 시체의 몸에는 사람 얼굴 모습을 그린, 아닌 철로 된 핀(공사 현장에서 사용하는 타카핀)으로 박은 사진이 있다. 성환은 컴퓨터로 그림을 확인하고,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그게 사람의 얼굴이라는 것을 알아낸다. 하지만 그 이상 알아내는 건 무리였다. 이들은 누가 어떤 목적으로 이 사건을 저질렀는지 찾아야 하는 공동 목표가 생겼다. 주변의 잘 아는 이들에게 연락해서 조금씩 그 내밀한 이야기를 찾아간다.

 

인공지능의 역할이 어디까지 가능한지 계속 궁금해지게 하는 소설이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이 사건에 개입되었고, 인류 역사에 어떤 결과물을 남길 것인지 의미심장하기도 하다. 이야기는 과학에 관계된 이들이 하나씩 들려주는 기가 막힌 과학의 발달 이야기이기도 하고, 한국의 과거 역사에서 비롯된 인식의 등장이기도 하다. 과학과 역사의식이 만났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잘못된 역사의식이 어떤 비극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지켜보게 한다. 무엇보다 과학이 만들어낸 성과는 잘만 이용하면 긍정의 목적을 이루는 데 기여하기도 한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인지도 높은 과학 교수 부부가 합작한, 인공지능과 양자역학을 접목한 연구는 하나의 프로젝트가 된다. 과거 복원 프로그램. 현재의 자료를 가지고 과거 어느 시점의 사실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양자역학의 기본 원리로 현재에서 과거를 재구성하는 일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는 것인데, 아무런 부작용 없이 가능한 일일까? 무슨 일이든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이렇게 민감하고 완벽하지 않은 일을 진행하는데 위험이 없을 수가 없다. 무언가(누군가)는 희생되어야 할 수도 있고, 누군가(무언가)는 의도하지 않은 일을 계속할 수밖에 없을 수도 있다. 이들이 진행한 과거 복원 프로그램은 생각하지 못한 사람들이 관계되어 있었고, 심지어는 국정원이 관여하고 있었다. 도대체 이 과거 복원 프로그램은 무슨 일이기에 누군가는 목숨을 잃고, 누군가는 사명감에 불타올라 이 일의 중심에 있게 된 것일까.

 

엄청난 성능의 양자컴퓨터가 있다면 조각난 일부의 정보만으로도 나머지 필수적인 퍼즐을 재구성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적어도 불가능하진 않다고 봐야겠죠.” (96페이지)

 

조금씩 뚜껑이 열린 이 사건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으로 치닫는다. 생각하지 못했던 사람들까지 관계되어 있었고, 그들이 품은 사건의 배경은 놀랍기까지 했다. 우리나라의 어느 시대, 과거 고종과 명성황후가 존재했던 그때로 거슬러 올라가고, 몇 대에 걸친 조상과 후손들까지 그물망처럼 촘촘히 엮인 이야기로 펼쳐진다. 그리고 밝혀진 인공지능의 정체를 확인했을 때는 끔찍하기까지 했다. 우리는, 인간은 정말 이렇게까지 발전을 이루어야 만족할 수 있는 것일까. 적당한 걸음으로 필요한 만큼만 이루어가는 과학의 발달을 그려보면 안 되는 것일까? 소설의 배경이 되는 여러 장소는 사건의 전말과는 대조적으로 그려져서 더 안타까웠다. 이순신 동상이 있는 광화문과 그 뒤의 경복궁, 대명대학교(가상)의 인공지능연구소는 세계 최고의 이름으로 불렸고, 종로경찰서의 수사관들과 한강을 묘사하는 문장들. 과거의 현재와 미래가 겹쳐진 공간에서 잘 어우러진 그림으로 그릴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무시하고 싶어도 저절로 관심이 가는 양자역학이나 인공지능, 거의 모든 것이 자동화가 되어가는 현재의 시스템, 그런데도 여전히 아날로그의 감정을 필요로 하는 인간 세계의 아이러니를 확인한 기분이다. 전문적인 용어도 많았지만, 일반 독자의 눈높이에 맞는 설명으로 소설을 읽기에 불편함은 없었다. 판타지와 현재의 모습을 적절하게 접목한 게 재밌기도 했고,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이라는 역사와 과학의 충돌 같은 장면들도 흥미로웠다. 어쩌면 소설에서 다 보지 못한 과학의 무한한 미래는 또 다른 이야기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도 생긴다. 인간이 추구하는 과학의 발전은 절대 멈출 수 없을 것 같다. 인간을 대신하는, 아니 인간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의 역할은 어디까지인지 궁금해질 지경이다. 과학을 잘 몰라서 소설에서 등장하는 여러 가지 용어나 해설을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이야기로 만나는 과학의 놀라움은 여러 가지로 흥분될 수밖에 없었다. 과학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나, 과학자가 우리 사회에 지는 책임감 같은 것을 충분히 전달받을 수 있었다. (주인공의 고민이나 마지막 선택을 보면 저절로 느껴진다)

 

어쩌면 인간이기에 가능한 상상력과 도전이 아니었나 싶다. 그 바탕이 되었던 역사의식은 위험했지만, 좋은 방향으로 목적을 둔 시도는 응원하고 싶기도 하다. 현실과 상상, 과거와 미래, 역사와 사회 등 많은 시선으로 파고들기 좋은 소설이다. 조금은 더 쉽게 풀어서 들려주는 과학 서적으로도 만나고 싶은 주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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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전쟁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노*타 | 2020.08.08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책의 제목이 빛의 전쟁,이 이유가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뒤늦게 한다. 물리학, 양자역학 같은 이야기는 나와는 거리가 먼데 그런 내용들이 소설에 마구 담겨있다. 그런데 그걸 모른다고 소설이 재미없는 것은 아니다. 뭐, 성급히 말해보자면 소설가가 너무도 쉽게 이론을 풀어 설명하고 있어서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 소설의 작가는 현직 물리학자 교수라고 한다.;
리뷰제목

책의 제목이 빛의 전쟁,이 이유가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뒤늦게 한다. 물리학, 양자역학 같은 이야기는 나와는 거리가 먼데 그런 내용들이 소설에 마구 담겨있다. 그런데 그걸 모른다고 소설이 재미없는 것은 아니다. 뭐, 성급히 말해보자면 소설가가 너무도 쉽게 이론을 풀어 설명하고 있어서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 소설의 작가는 현직 물리학자 교수라고 한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뒤늦게 그렇구나, 라며 깨닫는 것들이 너무 많다.

 

소설의 전개는 한편의 영화처럼 스펙타클하게 넘어간다. 광화문 광장에 드론이 등장해 목이 없는 시신을 이순신 동상에 걸어놓는다. 드론의 정교한 조종도 놀라운데 목이 없는 시신이라니. 게닥 그 시신에는 그림처럼 보이는 문신이 새겨져있었는데 가까이서 본 그것은 기계로 박은 듯 보이는 촘촘한 못이었다. 도대체 누가? 무엇을 위해?

물리학자 조성환 교수는 과학전문기자인 하영란을 통해 사건의 담당 형사와 연결이 되고 그 사건에 대한 전문적인 자문을 구해주게 된다. 그렇게 사건 가까이 다가서게 된 성환은 조금씩 사건의 의미를 파악하고 사건 해결을 위한 정보를 얻기 시작하게 되는데...

 

역사적인 이야기와 연결이 된 물리학의 이야기는 얼핏 너무 이론적이어서 이해하기 어렵거나 비현실적이어서 너무 황당하다는 느낌이 들수도 있는데 그런 의심없이 이야기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조금은 작위적인 느낌과 사건의 해결이 일사분란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별점을 많이 줄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신선한 소재와 이야기 구성이라는 면에서는 재미있게 읽히는 소설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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