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 말 5들어가는 말 11이런 몸짓으로ⅩⅩⅩⅡ 21[어떤 머리말]에서 22아침저녁으로 읽을 것 24불쌍한 B. B. 이야기 25전나무 숲 28말 없는 그녀의 창백한 초상 29제3찬가 30시의 아마추어 32바다 35정다운 숲 37나는 일요일의 휴식을 살핀다 38미라보 다리 40빛이 부서진다 태양이 비추지 않는 곳에서 42수녀들은 수녀원 좁은 방에 불평하지 않는다 45파이프 46서 48이런 모습으로죽지 않는 문어 55작은 과꽃 57심야카페 58불의 뾰족함 60탁자 61구름 65거울 67젖은 69신비에 대한 또 다른 설명 70헤아림 너머 71선과 형태 73시인 74도스토옙스키, 명징에 맞선 투쟁 75코르도바의 민가 마을 77영양, 뜻밖의 사랑 78섬들 80시 81모음들 83파종의 계절, 저녁 84가을이 인다 86레몬 애가 87한 장의 나뭇잎이 있었다 88나는 오늘 산책을 했다… 90이런 목소리로선술집 95무성통곡 97비에도 지지 않고 99아나 블루메에게 101나무가 모르는 것 103제8비가 104살해당한 것들 109지나간 것을 좋아하나요 110그건? 112혼돈의 감정가 117불확실 120까마귀 123며칠 후엔 눈이 내리겠지 132물이 담긴 유리잔 134희망 136폭류경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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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낯선 목소리들하나의 목소리에만 갇혀 있던 독자에게 언어의 생경하고도 아름다운 공간을 펼쳐 보이다번역된 외국 시를 읽으니 한국어가 낯설게 느껴졌다. 한국어가 낯설어지는 순간이 즐거웠다. 나만의 특별한 언어를 갖게 된 것 같았다. 다른 나라의 언어를 최대한 그 본연의 호흡에 가깝게 옮기고자 노력하는 가운데 발생하는 거친 리듬이 좋았다. 그것은 내가 찾고자 했던 어떤 언어의 진정성에 닿아 있었다. 번역된 외국 시를 읽는 것은 낯선 모국어를 읽는 일이며, 또한 모국어의 순수함을 느끼는 일이었다. 외국 시를 읽다보면 한국의 시가 그리워지기도 했다._「들어가는 말」중에서번역 시를 읽을 때에는 세 가지의 목소리가 교차한다. 낯선 목소리로 말을 건네는 시인의 목소리와 그것을 전하는 번역가의 목소리, 그리고 이 목소리들과 부딪히고 교감하는 독자의 목소리. 이 세 목소리는 때로는 불화하고 때로는 놀랍도록 친밀한데, 외국 시를 읽는다는 것은 이러한 목소리들을 한꺼번에 경험하는 것이다. 번역 시에만 있는 이러한 다성성(多聲性)은 평면의 종이 위에서 마치 한 편의 연극이 펼쳐지는 것과도 같다. 자칫하면 낯설고 이해하기 어려운 무엇으로 보일 수 있으나 한편으로는 그 안에서 안일함 속에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움이 꽃피어나고는 한다. 기획자인 최성웅과 윤유나는 외국 시가 종이 위에서 공연되는 한 편의 연극 같다는 점에서 착안하여 이를 기준으로 시를 읽는 방식을 몸짓을 읽는 방식, 목소리를 읽는 방식, 모습을 읽는 방식으로 분류하고 작가별로 묶어 여러 겹을 지닌 외국 시들을 한데 포개었다. 서로 다른 목소리가 독특한 울림으로 겹쳐진다.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은 흐르고/ 우리네 사랑/ 기억해야 하는가/ 기쁨이란 언제나 고통 뒤에 온 것임을// 밤이 온들 시간이 울린들/ 하루하루가 떠나가고 나는 머무네// 손에 손을 잡고 서로를 마주 보자/ 비록 저기/ 우리의 팔로 이어진 다리 아래/ 영겁의 시선에 지친 물결이 흐를지라도// 밤이 온들 시간이 울린들/ 하루하루가 떠나가고 나는 머무네_34쪽, 기욤 아폴리네르, 「미라보 다리」중에서빛이 부서진다 태양이 비추지 않는 곳에서./ 그 어떤 바다도 흐르지 않는 곳에서, 심장의 물결이/ 밀물로 밀려든다./ 그리고, 머리 속에 반딧불이가 들어 있는 창백한 유령들,/ 빛과 같은 것들이/ 줄지어 살을 통과해간다 그 어떤 살도 뼈들을 치장하지 않는 곳에서. _36쪽, 딜런 토머스, 「빛이 부서진다 태양이 비추지 않는 곳에서」중에서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 그리고 괴물이 탄생했다시집의 제목인 ‘가장 아름다운 괴물이 저 자신을 괴롭힌다’는 아폴리네르의 시구절에서 따온 것이다. 이 시집은 독립출판의 형태로 단 오백 권만 세상에 나왔던 『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에서 출발했다. (‘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라는 제목 역시 해당 시집에 실렸던 폴 발레리의 「정다운 숲」의 시구로, 이 시는 본 『가장 아름다운 괴물이 저 자신을 괴롭힌다』에도 실려 있다.) 2016년 ‘노동 공유형 독립출판 프로젝트’를 내걸고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를 비롯한 열 종의 시리즈 기획을 선보였던 읻다프로젝트는 어엿한 하나의 출판사로 성장하면서 어느새 처음 기획한 열 종의 ‘괄호 시리즈’를 완간하고, 새로이 ‘읻다 시인선’ 시리즈도 지금까지 네 종 출간했다. 『가장 아름다운 괴물이 저 자신을 괴롭힌다』는 『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를 아끼고 좋아하는 이들의 증쇄 요청에 힘입어 새로운 시를 보태고 새로운 콘셉트를 고민하여 내놓은 결과물이다. 읻다출판사는 독자의 응원과 격려에 보답하며 앞으로도 차근차근 ‘읻다 시인선’과 또 다른 새로운 기획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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