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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정원

청동정원

[ 개정판 ]
최영미 | 이미 | 2020년 09월 1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2건 | 판매지수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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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9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24쪽 | 504g | 140*210*19mm
ISBN13 9791196714277
ISBN10 119671427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스무 살의 자유는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었다(...)이십여 년의 시행착오를 겪고서야 나는 자유를 내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노는 법을 터득했다.

어째서 생판 남인 남자들이 내게 ‘형’이 되냔 말이다. 나는 여자니까, 나보다 일찍 태어난 남자는 나의 형이 아니라 ‘오빠’가 맞다. 사전적인 정의에도 맞지 않는 야만적인 관계를 내게 강요하는 저들이 이해되지 않았다. 나는 남학생 위주로 돌아가는 대학문화에, 위계질서가 뚜렷한 운동권의 문화에 쉽게 적응할 수 없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언어에 아주 민감한 동물이다.

음식이든 책이든 한번 붙들면 뿌리를 뽑을 때까지, 지겨워질 때까지 하나에 골몰했다. 내 인생은 하나의 극단에서 다른 극단으로의 질주였다. 유년기에 극심한 허기를 경험한 자의 특징이라고 나는 이해한다.

망가지지 않고 노는 게 제일 힘들다. 할 일이 없었기에 나는 나를 파괴했다.

랑콤의 토닉 두세르는 불행한 나를 외면하려는 도피의 도구였다. 투쟁의 현장에서 멀어진 나의 죄의식을 혁명의 나라에서 수입한 꽃향기와 방부제가 덮어주었다.

불편하며 부당한 현실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지 않는, 그녀가 민중을 사랑하는 법을 나는 알고 싶었다. 분노를 표현하는 게 부끄럽다 생각해서인가, 아니면 정말 분노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일까. 분노 없이 혁명에 대한 열정을 유지할 수 있을까.

사회주의란 대체 무엇인가. 이웃에 대한, 약자에 대한 사랑이 아니었던가. 내게 사회주의의 출발은 계획경제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사랑과 연민이었다. 이론이 아니라 가슴으로 사회주의에 접근한 이들에게 소련의 몰락은 ‘해석’의 차원을 넘어선 무엇이었다.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상실이었다.

꿈에서 멀어졌고,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도 희미했고, 옆에 짝이 없었고, 현재에 만족하지 못했고, 무엇보다 막막함을 공유했기에 우리는 근본적인 차이에도 불구하고 한 자리에 모였다.

80년대가 내게 남긴 것은 이념이 아니라 ‘정서’이다. 이념이나 사상은 변할 수 있지만, 정서는 변하지 않는다. 옷을 고르는 취향, 타인을 대하는 태도, 말버릇이나 헤어스타일은 한번 굳어지면 평생을 간다. 작은 것들에 대한 연민, 정의에 대한 갈증, 돈과 악수하지 않는 손, 권력에 굽실거리지 않는 허리를 그 시절은 내게 물려주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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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우리는 그랬다. 숨쉬기도 어려웠던 묵직한 공기 속에서 시대를 익히고 세상을 살았으며 청춘을 펼쳐나갔다. 각자의 방식으로 시대를 헤엄쳐 여기까지 왔다. 그리고 이제 돌아보고 있다. 4월의 신록처럼 싱싱했으나 ‘청동정원’에 갇혔던 그 시절 우리의 고뇌는 오늘날에도 유효할까? 최영미 작가는 묻는다. 이 시대는 무슨 색이며, 그런 정원 안에서 당신은 어떤 빛으로 살고 있느냐고.
- 이금희 (방송인)
“만약 한 여성이 자신의 삶에 대해 진실을 털어놓는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세상은 터져버릴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뮤리엘 루카이저의 이 시구가 떠올랐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투쟁하던 어둠의 시대, 개인으로 존재하고자 했던 여성이 맞서 싸워야 했던 것은 국가폭력만이 아니었다. 피로 물들었던 운동의 시대는 저물었지만, 책 속에서 작가가 토해낸 고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여성의 목소리로 그 시대를 기록한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 윤단우 (작가)
개인도, 개별성도 지워야 했던 시대에 지워지지 않는 개별성을 안고 살았던 사람들. 책장을 덮으며 “정말 애썼다, 이제 괜찮다”는 말을 건넨다. 경계에 서서 실족과 추락을 거듭하면서도 그 경계를 떠나지 않고 청동정원을 안고 살아준 덕분에 우리가 여기까지 왔다는 깊은 감사도 함께 전한다.
- 은수미 (성남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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